사이클을 타고 있는 지적장애인 선수들. ⓒ국제지적장애인스포츠연맹 홈페이지 캡쳐

“스페셜올림픽코리아는 지적장애인 체육선수들을 위해 존재합니다. 하지만 행정적인 부분에서 지원을 하는 행태를 보면 안타깝기만 합니다.”

자폐성장애인 자녀를 키우는 원정희씨는 스페셜올림픽코리아(SpecialOlympics Korea, 이하 SOK)의 발달장애인 체육행정업무 행태에 볼멘소리를 냈다.

원씨는 지난 2015년 발달장애 체육인을 대상으로 하는 국제대회인 국제지적장애인스포츠연맹(이하 INAS)이 주관하는 대회가 개최된다는 것을 알았다. 대회 안에는 아들이 즐겨하는 지적장애인 사이클 종목이 포함돼 있었다.

그로부터 1년 후인 2016년 3월 INAS가 주관하는 대회에 참가를 하기 위해 SOK에 문의를 했다. 당시 SOK는 INAS대회에 참가를 하기 위해서는 선수등록이 필요하다는 답을 했고, 원씨는 SOK가 일러준 대로 검사를 받았다. 그렇게 3개월의 시간을 써서 선수등록을 마쳤다.

자녀를 INAS 주관 대회에 출전시키기 위한 준비를 마치고 대회출전에 대한 절차를 문의했지만 SOK로부터 돌아온 대답은 “나중에 연락을 주겠다, 대회가 있을 때 말해주겠다”는 것이었다.

“SOK로부터 선수등록이 확인됐다고 답을 듣고 국제대회 일정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하지만 SOK는 대회 일정이 나오면 알려주겠다, 홈페이지를 수시로 확인해 봐라라고 했습니다. 결국 대회가 있을 때 까지 무기한으로 기다리라는 것 이었습니다.”

원씨의 자녀는 자폐성발달장애인 사이클 선수로, 전국장애인체전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비장애인사이클선수권 대회에 참가해 비장애인과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고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원씨는 SOK가 일러준 대로 SOK 홈페이지를 수시로 확인하고, 직접 전화를 해 대회 일정에 대해 물어봤지만, 대답은 똑같았다. “홈페이지를 수시로 확인하고 기다리라.”

국제지적장애인스포츠연맹(INAS) 홈페이지 캡쳐. INAS는 오는 7월 30일부터 8월 4일까지 지적장애인 사이클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국제지적장애인스포츠연맹 홈페이지 캡쳐

기다리다 지칠 쯤, 원씨는 INAS 홈페이지를 찾아 방문했고 충격에 휩싸였다. INAS는 2016년부터 이미 사이클 대회(INAS World Cycling Championships)를 개최하고 있었던 것. 올해의 경우에도 아이나스 월드 사이클 챔피언십(2017 INAS World Cycling Championships)이 예정돼 있는 상황이다.

원씨는 “SOK에서 INAS 주관 대회의 일정을 모른다고 해서 직접 INSA 홈페이지를 방문했다. 하지만 INAS가 주관하는 사이클 대회는 지난해부터 열리고 있었다. 비장애인인 나도 아는데 지적장애인 체육을 주관하는 SOK가 모른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토로했다.

이어 “역량이 부족하면 SOK가 가지고 있는 지적장애인 체육 업무를 대한장애인체육회에 넘겨주면 된다. 아니면 개별적으로 선수들이 참가할 수 있는 절차 등 방법을 제시해주면 될 일”이라면서 “지적장애인 체육 업무에 대한 SOK의 질이 높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SOK 관계자는 “사이클의 경우 국내에서 육성하는 INAS 종목이 아닌 관계로 상대적으로 접할 수 있는 관련 자료가 제한적이다. 또한 INAS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이 한명이어서 출장이나 외부일정으로 자리를 비우는 경우 해당 정보에 대한 제공이 어려운 한계도 있다”면서도 “SOK는 최근 INAS Global Games 총회나 INAS ASIA 총회 등에 적극 참여해 의견을 개진하고 국내 INAS 활동의 활성화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유를 막론하고 발달장애인의 체육활동을 지원할 책임이 있는 SOK가 문의를 주신 해당 학부모님과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했다는 점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면서 “앞으로 이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INAS 정보를 입수해 신속히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다양한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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