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3일(토) 부산 삼락파크골프장에서는 ‘2016 클럽 초청 어울림 파크골프대회“가 개최되었다. ’어울림‘이란 ’두 가지 이상의 것이 서로 잘 조화됨.‘를 이르는 명사이다. 파크골프대회에서 ’어울림‘이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참여한다는 뜻이다.

어울림 파크골프대회. ⓒ이복남

2016년도 어울림 대회에는 부산 장애인 파크골프협회에서 주최를 하고 부산의 협회A,B클럽, 영도클럽, 하사가클럽를 비롯하여 울산클럽, 경남에서는 진주 김해 진해 등 3개 클럽이 참여했고 비장애인클럽으로 부부클럽과 이토글럽 등에서 100여명이 참여했다.

개인전은 54홀에서 최고점(적은타수)부터 15명을 선발하고, 단체전은 따로 하지 않고 각 클럽에서 사전에 명단을 제출한 8명의 54홀 점수를 합산하여 선정하기로 했다.

겨울이었다. 그러나 12월 3일의 아침 바람은 쌩했지만 맑고 쾌청했다. 대회는 10시부터 시작이라는데 일찍 나온 사람들은 연습을 했다. 잔디는 이미 누렇게 퇴색되었으나 아침 햇살에 반짝거렸다.

필자도 연습 삼아 구장으로 나가보니 아침 햇살에 반짝거리는 것은 하얗게 핀 서리였다. 공은 얼음 위를 굴러 가는 것 같았는데 멈춘 공을 주워 보니 물기를 머금은 공에는 노란색의 잔디잎투성이었다. 너무 물기가 많아서 더 이상 공치기가 어려웠다. 햇볕이 내리쬐고 시간이 지나면 마를 테지만.

김정포 회장 유임 선거. ⓒ이복남

9시 반에 간단한 기념식이 있었다. 부산장애인파크골프 김정포 회장은 각 클럽에서는 참여한 회장과 회원들을 소개했고 간단한 주의 사항 등을 전달했다. 그리고 각 팀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울려 분포되었으니 비장애인들은 장애인을 좀 배려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여기서 배려란 공을 치고 이동하는 시간이 좀 더 걸린다는 것이다. 김정포 회장은 지난 11월 28일 이사회에서 유임된 회장이다.

10시부터 경기가 시작되었다. 이번 경기에는 따로 심판(기록인)을 두지 않고 4인 1조로 나가는 참여 팀에서 한사람이 기록하기로 했다. 파크골프장은 한 코스가 9홀인데 이번 경기에서 54홀이란 한 코스를 6회 한다는 것이다. 참가 선수들은 A,B 홀을 오전에 3회 그리고 오후에 3회해서 총 6회를 돌아야 한다는 것이다. PGI/PGW 남성장애인과 여성장애인은 핸디 6개를 주었다.

참가한 선수 팀은 4인 1조로 총 24팀이었는데 1조부터 13조 까지는 A코스에서 출발했고 14조부터 24조 까지는 B코스에서 출발했다. 각 팀은 4인 1조인데 필자는 마지막 24조인데 중증장애인이 2명이 함께해서 3명이 한 팀이었다.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꽃. ⓒ이복남

그런데 필자도 잘 하는 편이 아닌데다 공을 치고 기록을 하려니 만만치가 않았다. 공 한번 치고 기록 한 번 하고, 공 한번 치고 기록 한 번 하고. 그러다보니 공을 치는데 집중하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그런데 다른 팀들을 보니까 한 홀을 다 끝내고 타수만 기록한다고 했다. 우리 팀은 공을 칠 때마다 정(正)자 표시를 하고 있음에도 헷갈리는데……. 어떤 팀에서는 타수를 한꺼번에 기록하다보니 타수문제로 약간의 실랑이를 벌이기도 한 것 같다.

필자 팀은 24조로 B.A.B 코스가 순서였는데 우리 뒤에는 A코스로 출발했던 1조가 기다리고 있었다. 장애인이고 그리고 숙련된 선수(?)들이 아닌 사람들은 그만큼 느렸던 것이다. 우리 팀도 앞에서부터 밀렸기에 계속 밀려서 기다려야 했다.

기다리노라니 서쪽 하늘에는 비행기가 나르고 (김해공항 근처임) 구장을 둘레에는 갈대가 심어져 있었는데 갈대꽃이 바람에 날리고 있었다. 그리고 구장 옆에 가로수로 심어진 메타세콰이어는 쏴아 하고 바람이 불 때마다 갈색으로 단풍이 든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고 있었다.

맛있는 점심식사. ⓒ이복남

B.A.B 코스를 다 돌고 나오니 다른 사람들은 이미 점심 식사를 끝내고 있었다. 경기를 시작 할 무렵부터는 겨울 햇살이 따뜻해서 아침에 두꺼운 옷으로 완전 무장을 했던 사람들이 겉옷을 하나씩 벗기도 했다.

따듯한 햇볕이 내리쬐는 식탁에서 맛있게 점심을 먹고 구수한 숭늉과 커피도 마시고, 각 클럽에서 후원한 찰떡을 비롯하여 오뎅, 밀감, 단감 등 간식도 푸짐했다.

이어서 오후 경기가 시작되었다. 오후 경기는 오전과 반대로 1조는 B코스로 시작하였다. 우리 팀 24조는 A코스에서 출발했는데 뒤에는 벌써 B코스로 나갔던 1팀이 기다리고 있었다.

45홀을 돌고 나니 어떤 팀은 더 이상은 못 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다음 코스로 출발한 사람들도 다리도 아프고 너무 힘이 들어서 등수고 뭐고 그만 포기하고 싶다고 했다. 그냥 연습을 할 때는 27홀을 도는 게 별일이 아닌데 경기를 하자니 장애인들에게 54홀은 아무래도 무리인 것 같았다.

개인상 수상자들. ⓒ이복남

해가 뉘엿할 무렵에야 모든 경기가 끝났다. 집행부에서 점수를 집계하는 동안 김정포 회장은 참가 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행운권 추첨을 했다. 행운권 추첨에서 뽑힌 사람은 15등 안에 든 사람은 제외하고 파크골프 공과 화장지 세제 등의 기념품을 나눠주었다.

집계가 끝나고 개인상은 1위부터 15위까지 수상을 했다. 김광천씨가 54홀 166타로 1위를 했고, 박용수씨가 180타로 15위를 했다. 단체전 즉 클럽별 총타수는 이토클럽이 1,496타로 1위를 차지했고 2위는 협회A가 1,510타, 3위는 1,522타의 하사가클럽이 차지했다.

멀리 진주를 비롯하여 김해 진해 울산 등 타지에서도 부산대회를 위해서 출전에 감사드린다. 부산장애인파크골프의 어울림 송년대회는 다음을 기약하며 이렇게 무사히 끝이 났다.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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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웃이 행복하지 않는 한 나 또한 온전히 행복할 수 없으며 모두 함께 하는 마음이 없는 한 공동체의 건강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할 운명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진 자와 못 가진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평등하게 공유할 수 있는 열린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쓸모 없음을 쓸모 있음으로 가꾸어 함께 어우러져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 사랑으로 용서하고 화합하여 사랑을 나눔으로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복남 원장은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사무총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하늘사랑가족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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