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는 이미 추석 보름달이 떠오를 시간, 2016리우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 선수촌 광장에 한국 선수들을 위한 차례상이 차려졌다. ⓒ대한장애인체육회

브라질 리우 현지시간 15일 오전 9시, 한국에는 이미 추석 보름달이 떠오를 시간. 2016리우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 선수촌 광장에 한국 선수들을 위한 차례상이 차려졌다.

새벽부터 한식지원팀이 손수 준비한 음식들이 차례상에 오르고, 하나 둘씩 모인 선수들의 추석이 시작됐다.

선수들 사이에는 김근수 선수와 아내 황해화 생활보조도 함께 했다. 부부로 연을 맺고 추석을 함께 보낸 지 10년차. 그들에게 2016년 추석은 특별했다.

평소 부부의 명절은 현재 거주하고 있는 광주에서 형님이 살고 있는 대전으로 명절을 지내러 움직이면서 시작됐다. 평범한 가족들처럼 음식을 만들고 함께 나누며 웃음꽃이 피는 추석을 보내고 있었을 것.

하지만 올해는 조금 달랐다. 추석을 앞두고 가족들에게 메달이라는 기쁨을 선물했고, 그들은 지금 리우에서 추석을 맞이하고 있다.

김근수 선수는 지난 13일 R5 공기소총 10m 복사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주인공. 그의 아내는 생활보조이자 선수의 장전을 보조하는 ‘로더’로 리우에 함께 왔다.

사격 김근수 선수와 아내 황해화. ⓒ대한장애인체육회

김근수 선수는 “둘이 함께 명절에 집을 비운 것은 처음.”이라며 “색다르다는 표현이 적절할지 몰겠지만, 아무나 올 수 없는 패럴림픽에 아내와 함께해 추석도 챙길 수 있게 돼 고맙다.”고 말했다.

황해화 생활보조는 “평소라면 직접 준비했어야 할 음식을 다른 사람이 챙겨주니 생소하고 한편으로는 좋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특히 첫 패럴림픽 출전에 소중한 메달을 얻어 돌아가는 부부는 더욱 각별해 보였다.

총의 장전을 도움 받아야 하는 사격 선수인 그를 위해 아내는 항상 곁을 지켰다.

김근수 선수는 “내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아내 덕분.”이라며 애정을 표현했고, 이에 황해화 생활보조는 “남편, 이제 그만해”라며 민망한 듯 웃음을 지었다.

이어 부부는 “다만 10살 딸과 명절을 함께하지 못하는 미안함은 있다.”면서 “대회에 앞서 ‘긴장하지 말라’는 말로 우리를 안심시키는 기특한 딸이 우리가 만든 은메달의 가장 큰 힘이었다.”고 자랑을 늘어놓기도 했다.

부부에게 패럴림픽 첫 메달의 기쁨과 더불어 추석 명절을 타국에서 보낸 특별한 경험을 남긴 브라질 리우.

김근수 선수는 “아마 말로 다 표현 못할 여러 가지 의미가 담길 것 같다.”며 “첫 패럴림픽에 첫 메달, 그리고 명절도 놓치지 않게 신경써주는 사람들까지. 리우는 내게 축복의 땅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 기사는 2016리우장애인올림픽 장애인·복지언론 공동취재단 소속 정두리 기자가 작성한 기사입니다. 공동취재단은 복지연합신문, 에이블뉴스, 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 장애인복지신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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