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도 경기가 끝난 후 바네사 머비 선수가 기념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5서울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 조직위원회

모든 분야가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스포츠에서 두 가지 이상의 종목에 도전해서 모두 특출난 성적을 내기란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남들보다 두 배 이상의 훈련량이 필요하고 종목마다 쓰는 근육이 다르기 때문에 몸 관리도 더욱 철저해야 한다.

엄청난 운동능력을 가지고 있던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도 야구선수로의 전향을 시도했지만 결국 실패하고 다시 농구로 돌아와야만 했다.

그런데 이번 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에 두 개의 종목에서 모두 수준급 활약을 펼치는 선수가 있다. 육상과 역도라는 전혀 다른 종목에서 모두 패럴림픽 출전권을 따낸 바네사 머비(30 캐나다)가 그 주인공이다.

머비는 여자 역도 95kg급 종합에서 은메달을, 벤치프레스에서는 동메달을 획득했다. 특히 데드리프트에서는 160kg을 들어 올려 경기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이 기록은 데드리프트 세계신기록이었다.

그리고 13일 육상 여자 원반던지기에서 아쉽게 메달획득에는 실패했지만 개인최고기록을 경신하며 4위를 기록했다.

별 것 아닌 것처럼 느낄 수 있는 성적이지만 사실 이는 놀라운 기록이다. 다른 육상종목과는 다르게 여자 원반던지기의 경우 F11·F12·F13 선수들이 모두 하나의 이벤트에 참여한다.

즉 앞이 아예 보이지 않는 ‘전맹(F11)’ 머비에게는 그만큼 핸디캡이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F11선수가 F12·F13 선수들과 겨루어 4위라는 성적을 냈다는 것 자체가 기적에 가까운 것이다.

머비는 실력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부분에서도 메달감이었다. 가장 힘든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미소와 함께 “월요일에 역도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워서 그런지 팔이랑 옆구리가 쑤신다”고 농담으로 답했다.

여러 종목에 출전하는 것이 힘들었을 법도 한데 머비는 긍정적인 사고로 이를 잘 이겨내고 있었다.

이미 다양한 종목에서 최고 수준에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머비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는 15일에는 포환던지기에도 출전할 예정이다. 또 대회가 끝나고 고국으로 돌아가서는 다시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을 목표로 훈련을 들어간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역도, 원반던지기, 포환던지기뿐만 아니라 창던지기도 대회 출전을 노리고 있다니 그야말로 ‘멀티 플레이어’다.

그는 “실패한 인생이라 생각하지도 말고 좌절하지도 않았으면 한다. 비록 우리가 앞이 안 보일지라도 충분히 해낼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스포츠도 마찬가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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