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열린 '2014 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서 대한민국 최광근 (대한민국 백) 선수가 왕송(중국 청) 선수의 공격을 방어하고 있다. ⓒ2014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

시력이 안 좋아 사물을 구별하기 힘든 시각장애인. 그들만을 위한 국제대회가 있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의 시각장애인분과 정회원 단체로 있는 국제시각장애인스포츠연맹이 4년마다 개최하는 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다.

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는 지난 1998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처음 개최된 것을 시작으로 캐나다 몬트리올(2003), 브라질 상파울로(2007), 터키 안탈라야(2011)에서 열렸다.

그리고 오는 5월 10일부터 17일까지는 우리나라 서울 일원에서 ‘2015서울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가 진행된다.

에이블뉴스는 ‘2015서울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의 관심을 높이고자 정식종목인 골볼, 유도, 육상, 체스, 역도, 쇼다운, 축구, 수영, 볼링을 연재를 한다. 두 번째는 ‘유도’다.

심판의 호루라기 소리가 들린다. 손아귀로 잡고 있는 상대의 옷깃에서 미동이 느껴진다. 흐릿하게 상대 선수가 보인다. 메치기를 할까. 어떤 기술을 쓸까.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진다.

시각장애인유도는 대인을 상대로 메치기, 누르기, 조르기, 꺾기 등의 기술로 승패를 겨루는 투기 종목이다.

경기운영방식은 비장애인 경기와 동일하나 도복을 잡은 상태에서 경기를 시작한다는 점이 다르다.

시각장애인 유도는 지난 2003년 ‘제2회 몬트리올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세계적으로 시각장애인 유도는 우즈벡키스탄, 러시아 등이 강세인 편이다. 그렇다고 우리나라가 뒤쳐진다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는 남자와 여자 모두 세계적으로 7위권 안에 드는 실력을 갖고 있다.

작년에 헝가리에서 개최된 세계시각장애인유도선수권대회에서 남자의 경우 이정민 선수가 금메달, 최광근 선수와 이민재 선수가 각각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의 경우 서하나 선수가 금메달을, 진송이 선수가 동메달을 따기도 했다.

특히 우리나라 시각장애인 남자 유도팀의 최광근(27) 선수는 시각장애인 유도계에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는 2010세계시각장애인유도선수권대회와 2010광저우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2012런던장애인올림픽에서 각각 금메달을 획득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유도 경기장의 크기는 최소 14m X 14m, 최대 16m X 16m이어야 한다. 매트는 국제유도연맹에서 공인된 제품으로 녹색의 다다미 또는 이와 유사한 재질로 만들어져 탄력성 있는 마루 등의 위에 설치돼야 한다.

경기장은 장내와 장외 두 지역으로 나뉘며, 1m 폭의 적색 위험지대로 구분된다. 장내의 넓이는 최소 8m X 8m, 최대 10m X 10m이며, 장내에는 위험지대까지 포함된다. 장외는 4m 폭의 안전지대를 말한다.

백색 테이프를 경기장 중앙에서 1m 떨어진 곳에 부착해, 주심의 오른쪽에 청색, 왼쪽에 백색을 표시한다. 이 표시를 선수는 경기를 시작하고 종료하는 위치로 활용한다. 또한 경기장과 선수가 부딪칠 수 있는 장애물 사이는 1m 거리가 확보돼야 한다.

등급분류는 B1/B2/B3로 나뉘나 모든 등급의 선수가 체급별로 동일 경기를 겨룬다.

팀 경기의 경우 최다승을 거둔 팀이, 승수가 같은 경우에는 더 많은 점수를 획득한 팀이 우승한다. 동률인 상황에서는 동등한 경기를 한 선수가 재경기를 펼친다.

B1 그룹으로 분류된 모든 선수들은 7cm 지름의 빨간 원을 양쪽 소매 바깥쪽에 바느질하거나 원모양을 갖고 있어야 한다. 원의 중심은 어깨로부터 15cm 밑에 떨어진 곳에 위치해야 하며, 이는 심판이 B1 선수에 해당되는 규정을 적용하기 위한 조치이다.

서울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 한국 남자유도 국가대표팀은 최광근, 박종석, 이정민, 박준원, 이민재, 윤상민 선수, 여자유도 국가대표팀은 서하나, 박하영, 진송이 선수로 구성돼 있다.

선수들 대부분이 중도 실명자로 시각장애인이 되기 전 유도선수로 활동했다. 용인대학교 등에서 훈련을 하고 있는 남녀 시각장애인 유도 대표팀 선수들의 하루는 쉴틈이 없다.

오전 6시 30분부터 7시 20분까지 런닝 등 기초체력 훈련, 10시 30분부터 12시까지 웨이트 트레이닝 등 근력훈련,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유도기술 등 훈련, 6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루프타기 훈련 등.

상위에 입상하면 2016리우장애인올림픽 출전권 획득을 위한 포인트가 주어지기 때문에 각오 또한 남다르다.

남녀대표팀 이용덕 감독은 “하루하루가 힘든 훈련의 연속이지만 선수들이 잘 따라와 주고 있다. 요즘은 용인대학교 선수들과 같이 훈련을 하는데 대표팀 선수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유도 종목 선수들은 신체접촉이 많은 훈련을 하게 된다. 그렇다 보니 부상자가 생기는 상황이 발생한다. 부상자들이 훈련에 참가하지 못하면 합동훈련을 하지 못하게 되는데 이런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내년에 열리는 리우장애인올림픽 출전이 확정된 선수들도 있지만, 이번 대회에서 상위성적으로 입상을 하게 되면 랭킹포인트를 획득해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선수들도 있다”면서 “부족한 점이 많지만 남은 기간 동안 실력을 쌓아서 좋은 결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한 시각장애인 유도선수가 훈련을 마치고 앉아서 쉬고 있다. 훈련의 고단함이 느껴진다. ⓒ2015서울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 조직위원회

시각장애인 유도선수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 ⓒ2015서울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 조직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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