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보치아 경기에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세계랭킹 1,2위 정호원, 김한수 선수(아래 왼쪽부터)가 보조자인 권철현 코치와 엄마 윤추자씨와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인천장애인AG조직위

“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보치아 종목에서 꼭 금메달을 목에 걸겠습니다.”

‘코트의 신사’ 정호원(28·속초시장애인체육회)과 ‘노력파 꽃미남’ 김한수(22·경기도장애인보치아연맹)의 각오가 다부지다.

보치아 세계랭킹 1·2위인 두 선수는 BC3 2인조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는 한편, 개인전에서도 금메달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라이벌이다.

특히 2010광저우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선 김한수가 금메달을, 정호원이 은메달을 땄을 정도로 서로 대등한 실력을 갖췄다.

보치아는 뇌성마비 중증장애인이 참가하는 경기로, 그중 BC3는 보조자가 함께 경기를 해야 하는 최중증 장애등급이다.

지난 6년 동안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정호원은 생후 100일 무렵 침대에서 떨어져 뇌성마비 장애를 입었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깊은 정호원은 자신보다 실력이 뒤쳐진다고 무시하지 않고, 이기기 위해 편법을 쓰는 경우는 더더욱 없다.

때문에 정호원과 같이 경기를 해 본 선수들은 그의 실력에 감탄하고 매너에 또 한 번 놀란다.

정호원의 보조자인 권철현(41) 코치는 그의 강점으로 오랜 경력에서 나오는 안정적인 플레이를 꼽았다.

또 몸을 좌우로 움직일 수 있는 이점 때문에 조준할 수 있는 각이 넓으며 침착하고 노련하다는 평가다.

2012런던장애인올림픽에서 은메달에 그쳤을 땐 은퇴까지 고민했을 정도로 선수로서의 자부심도 강하다.

김한수는 특수학교인 주몽학교에서 보치아를 접했다. 그는 태어날 때 난산(難産)으로, 뇌에 충분히 산소가 공급되지 못해 6살 때까지 앉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운동에 재능을 보이진 않았지만 그의 보조자이자 어머니인 윤추자(54) 코치는 아들이 세상과 소통하고 운동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BC3는 선수가 보조자에게 지시를 하며 경기를 풀어가야 하지만 김한수의 경우 언어장애가 있어 대화도 불가능하다.

윤 코치는 아들의 무릎 위에 숫자판을 놓고 서로만의 언어를 만들 정도로 보치아를 향한 열정이 대단했다.

모자(母子)의 끈질긴 노력과 성실함으로 김한수는 중학교 2학년 때 전국대회에서 1위를 하며 주위를 놀라게 했고 결국 2010광저우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고교 2년부터 태극마크를 달고 각종 국제대회에 나서고 있는 김한수는 어린 나이답지 않게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간다.

성적에 대한 욕심보다는 즐기면서 경기를 하다 보니 긴장을 하지 않아 실수도 적다. 하지만 처음 나섰던 올림픽에선 긴장한 탓에 개인전 4위에 머물러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2009년부터 BC3 2인조로 호흡을 맞추고 있는 정호원, 김한수는 지난 런던장애인올림픽에서 부진한 성적으로 현재 2인조 세계랭킹 4위의 기록에 그쳐있다.

이 때문에 금메달을 되찾아 자존심 회복은 물론 대한민국 보치아의 위상을 세계에 떨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린다.

정호원은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분들께 항상 감사의 마음을 갖고 있다”며 “이번에도 금메달을 목에 걸어 꼭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김한수는 “장애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선배들을 보며 지금까지 꿈을 키워왔다”며 “호원이 형과 호흡을 잘 맞춰 아시아 최고, 세계 최고에 오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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