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해 보는데 정말 재미있네요. 이렇게 재미있으면 새로운 (장애인)스포츠로 시도해 보고 싶습니다.”

파크골프를 처음 해 본다는 한 참가자의 소감이다.

부산시장애인체육회(회장 허남식, 이하 체육회)의 장애인생활체육 아카데미는 부산 장애인관련 기관 및 단체 담당자에게 장애인체육의 현황과 장애인 생활체육 활동의 필요성과 장애인생활체육의 활성을 도모하고자 마련 된 것이다.

박윤호 씨(오른쪽)의 설명을 듣는 사람들. ⓒ이복남

1번 홀에서 김정포(왼쪽)씨의 설명을 들으며. ⓒ이복남

체육회의 생활체육 아카데미의 추진방침은 다양한 장애유형 및 소외계층에서 장애인 관련 업무를 운영하고 있는 기관·단체부터 우선적으로 진행하데, 장애인 체육관련 이론과 실기의 전문가를 초빙해서 맞춤형 교육을 실시한다는 것이었다.

체육회의 이번 사업명은 ‘2013 부산광역시 장애인생활체육 아카데미 – 제1차 재부 장애인복지관 부서장(담당자) 아카데미-’인데 6월 12일 오전 9시부터 15시까지 진행되었다.

현재 부산에는 16개 시·군구가 있는데 장애인복지관은 14곳이 있다. 14개 복지관에서 사무국장과 담당자 등 2~3명이 참가하고, 부산장애인파크골프협회(회장 김순광)에서 지도자 15명을 초빙하여 체육회 관계자 등 총 70명으로 기획되었다.

참가자들은 아침 9시부터 부산청소년종합지원센터에서 장애인체육의 현황 및 파크골프에 개요 등을 듣고 11시경 삼락파크골프장으로 이동하였다.

1번 홀에서 설명하는 박윤호(왼쪽)씨. ⓒ이복남

4번 홀의 제오종(가운데)씨. ⓒ이복남

부산의 장애인복지관은 금정구, 기장군, 나사함발달, 남구, 동구, 동래구, 부산뇌병변, 부산시각, 부산종합, 부산진구, 북구종합, 사상구, 사하구, 영도구 등 14개인데, 체육회에서 이차근 사무처장을 비롯하여 임성하 팀장 등 실무자들이 참석했고, 부산시체육진흥과에서 장애인체육을 담당하는 김정철 계장 등이, 사하구에서는 복지관 담당자 외에 사하구청에서 최진봉 장애인복지계장이 참석했다.

파크골프 지도자로는 금인하, 김귀숙. 김재필, 김정포, 박윤호, 박추임, 이복순, 정치한, 제오종, 천명재 씨 등 10명이 참여했다. 지도자 대표로 박윤호 씨가 티샷과 퍼팅 등 파크골프에 대한 간단한 기본을 설명한 다음 참석자 서너 명에 지도자 한명씩을 배치하여 바로 실기 체험에 들어갔다.

참석자 대부분이 파크골프를 처음 접해보는 사람들이었음에도 모두가 재밌어하면서 열심히 배워 나갔다. 그런데 개중에는 운동신경이 발달된 사람인지 금방 지도자를 따라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공이 엉뚱하게 굴러가는 사람도 있었다.

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온 황태민 씨는 몇 번 해 보더니 이 정도라면 시각장애인들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물론 공이 어디쯤에 있는지는 봉사자가 알려줘야겠지만 (그린)골프도 치는데 파크골프를 못 치겠느냐고 했다.

그런데 나사함발달장애인복지관에서 온 박수현 씨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아이들에게 가르칠 수야 있겠지만 우리 아이들은 보통 하나에만 집중을 하는데 파크골프는 골프채 골프공 잔디 등 너무 여러 가지라 잘 될지 모르겠네요.”

7번 홀에서 박추임(왼쪽)씨. ⓒ이복남

8번 홀에서 정치한(가운데)씨. ⓒ이복남

9번 홀에서 황태민(왼쪽)씨와 금인하(오른쪽)씨. ⓒ이복남

발달장애인 중에도 마라톤이나 수영선수도 있고 골프선수도 있지 않느냐고 했더니…….

그것은 특별한 사람들이고 대부분의 발달장애인은 그렇지 못하단다. 이것역시 발달장애 어린아이들에게 실제로 체육을 가르쳐 보지 않은 필자의 무지인 모양이다.

어떤 운동이든지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파크골프 같은 야외운동일 경우에는 간편한 복장에다 모자와 장갑 그리고 운동화를 갖추는 것은 기본 상식일 텐데 그렇지 못한 참석자들이 더러 있어서 지도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뇌병변장애인을 비롯하여 지체장애인들에게 파크골프를 해 보게 할 심산인지 재미있게 그리고 즐겁게 하하 호호 웃으며 파크골프 체험에 임하는 것 같았다.

대부분의 참석자들이 두 바퀴(삼락파크골프장은 9홀) 쯤 돌았을 무렵, 이제는 마쳐야 할 아쉬운 시간이 되었다. 김순광 회장이 파크골프 지도자들에게는 비빔밥을 시켜 주었고, 복지관에서 온 참석자들은 간담회(?)가 있어서 체육회 관계자와 함께 근처식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간담회에서 어떤 얘기들이 나올지 파크골프를 처음 쳐 본 참석자들의 느낌이 궁금한 필자도 그들을 따라갔다. 일정 때문에 먼저 간 사람들은 어쩔 수 없지만 갈비탕으로 점심을 먹은 후, 참석자들은 체육회에 대한 문의나 파크골프에 대한 느낌을 얘기했다.

사하구청 최진봉 장애인복지계장은 간담회 자리까지 함께 해 주셨는데 이런 자리 (파크골프, 생활체육 아카데미)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파크골프는 좋았다. 재미있었다. 시도해보겠다 등으로 긍정적이었다. 그리고 파크골프라는 새로운 스포츠를 알게 되었다는 것, 공이 앞으로 왔을 때 자꾸 주우려고 했는데 공을 주우면 안 된다는 것을 배웠다는 것 등의 에피소드를 화기애애하게 얘기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골프채를 어떻게 마련하느냐가 관심이었다.

즐거운 식사시간, 임성하 팀장의 마무리는 빈그릇이라서. ⓒ이복남

파크골프란 공원(Park)과 골프(Golf)의 합성어로서 공원에서 즐기는 운동이다. 파크골프는 1983년대 일본에서 시작되었으나 지금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파크골프를 즐기려면 골프를 칠 수 있는 채가 있어야 되는데 골프채는 20만원에서 100만 원 정도로 약간은 고가이다.

참석자들이 아이디어를 내놓기를 복지관협회에서 골프채를 10개쯤 구입해서 필요한 복지관에 빌려주면 어떻겠느냐고 했다. 그리고 현재 삼락파크골프장은 9홀뿐인데 이용자가 많아서 복지관에서 장애인들이 한꺼번에 이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도 했다. 근처에 39홀을 준비 중이라고 하는데 언제쯤 완성될지는 잘 모르는 상황이다. 그밖에도 체육회에서 무엇을 어떻게 지원해 줄 수 있는지를 물었는데 체육회에서도 참석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겠다고 했다.

사실 필자도 지도자급은 못 되지만 파크골프 회원이다. 작년 9월에 필자가 운영하는 하사가장애인상담넷에서 파크골프클럽을 구성했던 것이다. 하사가파크클럽(팀장 김정포)을 구성하고 필자도 회원으로 가입하면서 파크골프를 배워 보려고 하니 우선은 골프채가 있어야 했다.

그래서 골프채를 구입하려는데……. 장애인용품 등은 관세법시행규칙 별표2에서 정한 101종의 수입물품에 대하여 관세가 면제되는데 파크골프는 장애인의 재활운동에 필요한 스포츠라고 하면서도 면세는 되지 않았다. 장애인용 파크골프 용구(채 볼 티 등)도 면세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장애인이 파크골프 처음 접할 때는 장애인의 재활에 필요한 운동이라고 한다. 그래서 파크골프장에 나가보고 정말 필요하다 싶으면 골프 채 등 용구를 구입하고, 그 다음에는 지정된 병원에서 의무등급분류를 받아야 된다.

장애인 파크골프에 참가한 사람들. ⓒ이복남

처음에는 재활운동과 여가선용 등을 위해서 파크골프를 시작했지만 해 보니까 재미도 있고 취미도 있어서 점점 더 빠져들게 되어 급기야는 자신의 실력을 가늠해 보는 대회에도 참가하게 된다. 부산 삼락파크골프장은 9홀 경기장으로 대략 500m인데 33파(Par) 플러스(+) 또는 마이너스(-)로 점수를 환산한다.

파크골프의 점수가 33파에 가까운 A회원이 그동안 여러 대회에도 몇 번 출전했기에 이제는 약간의 자신감도 생겨서 이번 가을 대구에서 개최되는 ‘제33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파크골프에 참가하려고 신청서를 작성하는데, 세상에 이런 일이! 두 번 세 번 다시 해보아도 A회원은 신청이 되지 않았다.

A회원은 처음 파크골프를 시작하면서 의무등급분류에서는 PGST3을 받았으며 장애유형은 청각이었다. 그런데 전국장애인체육대회 규정에는 지체장애인(휠체어, 절단 포함)과 지적장애인만 있었던 것이다.

파크골프가 정말 장애인의 재활이나 취미활동에 좋은 운동이라면 적어도 장애인복지법에 명시된 장애유형이라도 참가할 수 있도록 전국체육대회 파크골프 규정도 바뀌어야 될 것 같다.

*파크골프 지도자는 필자가 아는 사람들이지만 복지관에서 참석하신 분들의 성함을 잘 알지 못해 성함은 생략하였음을 양해 바랍니다.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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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웃이 행복하지 않는 한 나 또한 온전히 행복할 수 없으며 모두 함께 하는 마음이 없는 한 공동체의 건강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할 운명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진 자와 못 가진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평등하게 공유할 수 있는 열린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쓸모 없음을 쓸모 있음으로 가꾸어 함께 어우러져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 사랑으로 용서하고 화합하여 사랑을 나눔으로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복남 원장은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사무총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하늘사랑가족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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