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을 목에 건 임우근 선수가 익살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런던/공동취재단

88서울장애인올림픽 이후 수영에서 첫 금메달이 나왔다.

지난 5일 오후 6시 40분경(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림픽스타디움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린 남자 수영 SB5 평영100m 결승에 출전한 임우근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했다.

세계랭킹 5위인 임우근은 지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평영에서 1위를 기록하며 이번 런던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에서 메달이 예상됐던 선수다.

특히 이날 아침에 펼쳐진 예선전에선 멕시코의 페드로 선수 등 라이벌 선수와 2초 이상 차이를 보여 한국 선수단은 임우근의 금메달을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대회 전 임우근은 “이번 패럴림픽에서는 참가의 의미는 없다”며 “내 목표는 무조건 금메달”이라며 당찬 포부를 밝힌바 있어 그 약속을 실력으로 지킨 것이다.

임우근의 금빛레이스는 결선에서 더욱 빛을 발휘했다.

예선에서 1분34초94를 기록한 임우근은 결승전에서 이보다 빠른 기록인 1분34초06을 기록하며, 터치패드를 가장 먼저 찍었다.

전광판 최상단에 자신의 이름이 오른 것을 확인한 임우근은 손을 높이 쳐들고 환호했다.

임우근은 지난 울산시장배 전국 수영경기대회에서 1분33초23이라는 4초 이상 빠른 비공인 패럴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기량으론 이미 세계 최정상급에 올랐던 선수였다.

임우근은 “대회전 프로필에 동메달을 딸 것이라고 이야기 한 것은 부담감을 덜기 위한 것이었다”며 “내 목표는 오로지 금메달이었고, 오늘에서야 꿈을 이뤘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까지는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내가 금메달을 딴 게 아니라 다른 선수가 금메달을 대신 따준 것 같은 기분으로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조순영 감독은 “아시안게임부터 호흡을 함께 한 임 선수에게 좋은 결과가 있을 줄 알았다” 며 축하해줬다.

감독이 말하는 임우근은 자기보다 어린 선수에게는 형과 같은 선수이고, 손윗사람과 선배에게도 다정다감한 성격이라고 한다.

조 감독은 “대회기간 중 어려운 일을 겪어 마음 아팠을 때 임 선수가 따뜻한 손을 내밀며 기다리면 좋은 결과를 있을 것이니 힘을 내달라고 위로했다”며 “그 말 한마디가 너무나 고마웠고, 큰 위로가 됐다”고 말했다.

임우근은 4년간 이날을 기다리며 수많은 땀과 눈물을 흘렸다.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수영을 시작했다는 임우근은 훈련이 너무 고되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때마다 베이징대회의 아쉬움을 곱씹으며 마음을 다스렸고, 런던 아쿠아틱 센터에 태극기가 최상단에 올라가는 것을 꿈꿨다고 한다.

연습벌레로 소문난 임우근은 대구에서는 피지컬 트레이닝 위주의 강도 높은 훈련을, 패럴림픽 전에는 다양한 기술과 심리적 안정 등 대회기간 컨디션 맞추기에 주력해왔고, 이와 같은 훈련성과는 이번 금메달로 보상받게 됐다.

경기 후 임우근은 관중석에서 감동의 눈물을 흘리고 있는 조감독에게 빅토리 꽃다발을 던지는 세레모니를 연출했다.

그 꽃다발에는 그간 자신을 위해 희생하고, 자신의 승리에 기뻐하는 감독에게 주는 제자의 따뜻한 마음이 가득 들어 있었다.

*이 기사는 2012런던장애인올림픽 장애인·복지언론 공동취재단 소속 이신형 기자가 작성한 기사입니다. 공동취재단은 복지연합신문, 에이블뉴스, 장애인복지신문, 장애인생활신문, 장애인신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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