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중계된 세계 최강 캐나다와의 휠체어컬링 결승전은 장애인스포츠를 몰랐던, 혹은 ‘장애인 경기는 재미없다’는 편견에 사로잡힌 국민들의 가슴 속에 뜨거운 감동을 선사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2010년 결산]-④벤쿠버장애인올림픽

다사다난했던 2010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에이블뉴스는 인터넷 설문조사를 통해 선정한 ‘2010년 장애인계 10대 키워드’를 중심으로 올해 장애인계를 결산하는 특집을 진행한다. 네 번째 순서는 4위 벤쿠버장애인올림픽.

“장애인스포츠는 재미가 없고, 시청률이 안 나온다?”. 벤쿠버장애인동계올림픽(이하 동계패럴림픽)은 장애인스포츠에 대한 편견을 날려버리고, “장애인들만의 축제가 아닌, 국민 모두의 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대회였다.

동계패럴림픽은 지난 3월 12일부터 21일까지 전 세계 45개국이 출전한 가운데 캐나다 밴쿠버와 휘슬러에서 치러졌다.

한국은 알파인스키와 바이애슬론, 크로스컨트리, 아이스슬레지하키, 휠체어컬링 등 5개 정식종목 모두에 선수 25명을 파견했다. 목표는 동메달 1개 이상을 획득, 종합 22위 이내로 잡았다.

한국은 본격적인 경기가 거듭 될수록 메달 기대주들의 연이은 탈락으로 메달 획득의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2002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동계패럴림픽 대회전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한상민 선수가 주 종목인 알파인스키 대회전에서 결승점을 앞두고 미끄러져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임학수 선수는 컨디션 조절을 위해 바이애슬론 경기에 출전하지 않고 크로스컨트리에 집중했지만, 남자 1km 준결승 경기에서 넘어져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또 다른 기대주였던 서보라미 선수도 여자 1km 경기 예선을 통과하지 못했다.

아이스슬레지하키 대표팀은 체코와 5·6위 결정전을 치러 1대 2로 패해 6위에 만족해야만 했다.

이렇게 동계패럴림픽이 늘 그래 왔듯이 언론의 외면 속에 그들만의 축제가 되는 듯했다. 하지만 휠체어컬링이 결승에 진출하며, 상황이 변했다.

휠체어컬링 대표팀은 예선 풀리그에서 스웨덴, 일본, 영국, 이탈리아, 스위스 독일 등을 꺾고 6승 3패를 기록해 예선 3위로 4강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이후 미국과의 준결승전에서 막판 7대 5로 역전승 하며, 결승에 오르는 기적 같은 한편의 드라마를 연출해 냈다.

이에 따라 올림픽 중계권을 독점한 SBS가 동계·하계 패럴림픽 사상 처음으로 결승전 생중계를 결정했다. 당초 SBS는 경기장면은 하이라이트로 편집, 하루 1시간 50분가량 방송해 왔고 개회식 및 폐회식을 제외한 경기의 생중계는 계획하지 않았다.

3월 21일 일요일 오전 전국의 안방으로 생중계된 세계 최강 캐나다와의 결승전. 휠체어컬링 대표팀은 8엔드까지 손에 땀을 쥐는 접전을 펼친 끝에 7-8로 석패, 은메달을 차지했다.

이 메달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통틀어 구기 종목 동계올림픽 첫 메달의 의미를 지닌다. 더욱 고무적인 일은 휠체어컬링 결승전이 장애인스포츠를 몰랐던, 혹은 ‘장애인 경기는 재미없다’는 편견에 사로잡힌 국민들의 가슴 속에 뜨거운 감동을 선사했다는 점이다.

한국은 동계패럴림픽에서 은메달 1개로 종합 18위를 기록해 목표를 달성했고, 동계·하계 패럴림픽 사상 최초의 결승전 생중계를 통한 장애인스포츠 ‘인식개선’이라는 결과도 얻었다. 그리고 국민들에게 장애인스포츠를 각인시키기 위해서는 수준 높은 경기력과 함께 생생한 현장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숙제도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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