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박은빈 분)의 대형 로펌 생존기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우영우의 자폐스펙트럼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사람이 언급하고 있어 필자는 이에 대한 것은 생략한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ENA 수목드라마인데 어떤 사건에 대해서 수목 즉 2회에 걸쳐서 사건을 펼치고 마무리하고 있는데 많은 사람이 힐링 드라마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만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히트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자폐스펙트럼과는 별도로 지난 7~8회에 나온 팽나무에 대해서 한 번 짚어 보고자 한다.

소덕동 행복로 주민설명회. ⓒENA

우영우(박은빈 분)는 자폐스펙트럼이 있는 법무법인 한바다의 신입 변호사이다. 우영우는 시니어 변호사 정명석(강기영 분) 팀장과 최수연(하윤경 분)과 권민우(주종혁 분)와 한 팀인데, 송무 팀의 이준호(강태오 분)가 여러 가지를 도와주고 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7~8회에서 우영우는 `소덕동 도로 구역 결정 취소 청구` 소송을 맡아 태산과 한판 승부를 벌이면서 소박하고 정겨운 소덕동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소덕동 사건에서 한바다는 모든 것에 불리한 상황이지만, 이건희로 불린다는 이장(정규수 분)은 계란으로 바위 치기 같지만 계란 편에 서달라고 애원한다. 다른 사람들이 이장에게 등을 돌릴 때도 장동건으로 불리는 위원장(김성범 분)은 끝까지 이장 편이다. 소덕동에는 축구를 잘한다고 손흥민, 지역주민들에게 목욕을 시켜준다고 마더 테레사, 그리고 바이올린을 잘 켠다고 유진박(박강섭 분)으로 불리는 사람도 있었다.

팽나무 아래서 태수미와 우영우. ⓒENA

이장이 말하는 소덕동은 아름답고 소박한 마을이었고 마을을 지키는 팽나무는 마을의 수호신

이자 마을 사람들의 사랑이고 행복이었다.

"어린 시절 저 나무 타고 안 논 사람이 없고, 기쁜 날 저 나무 아래에서 잔치 한번 안 연 사람이 없고, 간절할 때 기도 한 번 안 한 사람이 없다."

드라마에서 우영우는 스위스 인도인 별똥별 우영우 역삼역 등으로 자신을 소개하는데, 우영우는 소덕동 팽나무가 천연기념물 신청도 안 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모두가 유진박의 계략이었다. 이장이 철석같이 믿고 있던 유진박은 소덕동에 행복로가 설치되면 땅값이 오를 텐데 미쳤다고 천연기념물 신청을 하느냐고 했다.

우영우가 그런 사실을 알아내고 팽나무는 다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소덕동 사람들은 잔치를 벌였고 행복로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팽나무를 피해서 우회로로 뚫리게 되었다.

우영우 팽나무 가는 길에서 미끄러지다. ⓒENA

천연기념물(天然紀念物)이란 「문화재보호법」 제25조(사적, 명승, 천연기념물의 지정) ① 문화재청장은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기념물 중 중요한 것을 사적, 명승 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할 수 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보면서 소덕동 팽나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다 많은 사람들이 팽나무를 보러 올 수 있도록 장애인 편의시설이 설치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우영우는 자폐스펙트럼 장애인이라 걷기에는 별문제가 없다. 그런데도 우영우가 처음 팽나무를 보러 갈 때 비탈길이 가파르고 미끄러워서 미끄러졌다. 우영우는 미끄러지면서 옷이 찢어졌다. 송무 팀 이준호(강태오 분)가 같이 갔는데 우영우의 옷이 찢어진 것을 보고 자기 외투를 벗어 주었다.

판사도 미끄러지다. ⓒENA

정명석 변호사는 재판부에 현장검증을 요청하여 판사(박윤희 분) 등이 소덕동으로 현장검증을 나갔다. 그날은 비가 왔고 판사가 소덕동 팽나무로 오르다가 미끄러지기도 했다. 뒤따라가던 우영우가 "조심하라"면서 그래서 자신은 운동화를 신고 왔다고 했다. 판사가 “그래서 자랑입니까?”라며 화를 내기도 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8회 마지막에는 소덕동의 팽나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사람들은 팽나무 아래서 잔치를 벌였다. 그 모습을 보면서 소덕동 팽나무에도 편의시설이 설치되어 장애인도 팽나무를 보러 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드라마에서 팽나무로 가는 길에 우영우와 판사 등이 두번씩이나 미끄러지는 장면은 편의시설을 설치하라는 암시가 아니었을까.

팽나무 천연기념물 지정 방송. ⓒENA

그런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7~8회가 방영된 후 여기저기 언론에서 소덕동 팽나무의 실제 모델을 이야기했다.

소덕동 팽나무의 실제 모델은 경상남도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 북부리 동부마을에 있다고 했다. 동부마을에 있는 팽나무는 마을 보호수로 지정돼 있으며 높이는 16m, 나무 둘레는 6.8m이며 수령은 500살로 추정된다고 했다.

동부마을 입구에 그려진 안내문. ⓒ이복남

이 드라마로 인해 창원 동부마을 팽나무가 현재는 보호수인데 문화재청에서 문화재 위원들이 이 팽나무의 가치를 조사해서 천연기념물로 지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언론에서는 소덕동 팽나무의 실제 모델이 창원 동부마을에 있는 팽나무로 알려지면서 구경꾼 들이 줄을 선다고 했다. 필자의 작은 애(손녀)가 중학생인데 자기 반 친구들도 동부마을의 팽나무를 보고 와서 자랑하더라며 자기도 가보고 싶다고 했다.

팽나무 언덕으로 가는 길에 깔린 야자매트. ⓒ이복남

마침 필자도 한 번 보고 싶던 차에 작은애와 같이 창원 동부마을의 팽나무를 보러 갔다. 맙소사! 평일 임에도 동부마을은 좁은 시골길인데 가로세로 차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겨우 빈자리를 발견하여 차를 세우고 저만치 언덕 위에 우뚝 솟은 팽나무로 향했다.

길가에는 벼들이 파랗게 자라고, 입구 담벼락에는 스위스 인도인 별똥별 역삼역 우영우 등으로 자신을 소개하는 우영우와 고래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창원 동부마을 팽나무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방영 이후 전국적으로 유명해 졌다는 것을 실감케 했다.

동부마을 언덕에 있는 팽나무. ⓒ이복남

드라마에서 보듯이 팽나무가 있는 꼭대기로 오르는 길은 약간 가파르고 많이 미끄러운 것 같았는데, 이미 누군가가 야자 매트를 깔아 미끄러움을 어느 정도 방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미끄러움은 비장애인의 미끄러움을 방지하는 것이지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은 아니었다.

팽나무 앞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작은애가 사진을 찍으려고 한참이나 기다려야 했다. 지나가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대부분이 서울 등 멀리서 온 사람들 같았다.

요즘은 공원 같은데도 지그재그의 경사로를 나무 데크로 만들기도 하던데 관계기관에서 찾아보면 동부마을 팽나무로 가는 언덕길에도 모두가 편리한 유니버설(universal) 디자인을 설치할 수가 있지 않을까 싶다.

내 이웃이 행복하지 않는 한 나 또한 온전히 행복할 수 없으며 모두 함께 하는 마음이 없는 한 공동체의 건강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할 운명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진 자와 못 가진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평등하게 공유할 수 있는 열린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쓸모 없음을 쓸모 있음으로 가꾸어 함께 어우러져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 사랑으로 용서하고 화합하여 사랑을 나눔으로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복남 원장은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사무총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하늘사랑가족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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