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 및 다른 장애를 가진 음악 팬으로 이루어진 미스터리 쇼퍼 팀은 영국의 음악 공연장, 클럽 및 페스티벌의 접근성과 전반적인 경험을 보고한다. ⓒ Attitude is Everything

‘애티튜드 이즈 에브리씽(Attitude is Everything)’은 장애인들에 의해 운영되는 자선단체로 지난 2000년 설립됐다. 이 단체는 미스터리 쇼핑을 통한 공연 및 페스티벌 모니터링, 모범공연장 선정 등의 활동을 통해 장애인의 공연 관람을 돕고 있다.

이들이 격년으로 출간하는 ‘접근 상황 보고서(State of Access Report)’를 비롯한 관련 발간물, 활동에서 드러난 장애인 공연 관람의 현주소를 두 차례에 걸쳐 짚어보고자 한다. 보고서를 다른 지난 번에 이어 이번에는 AiE가 해 왔던, 그리고 하고 있는 활동, 공연 관람은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는지를 살펴봤다.

■미스터리 쇼핑이란=미스터리 쇼핑 프로젝트는 AiE가 하는 모든 일의 초석이다. 청각장애 등 다양한 장애를 가지고 음악을 사랑하는 팬들이 모인 미스터리 쇼퍼 팀은 영국의 음악 공연장, 클럽, 페스티벌 등의 접근성과 전반적인 경험을 보고한다. 이들은 영국 각 지역에 있는 공연장들의 개선점을 발견하는 데 주요 역할을 하고 있다.

미스터리 쇼핑은 자원봉사의 형태로 이루어진다. 청각장애 및 다른 장애를 가진 이들은 AiE의 공식 홈페이지(http://www.attitudeiseverything.org.uk/)를 통해 가입 신청서를 작성할 수 있다.

특이한 점은 본인의 장애를 굳이 “증명”할 필요는 없다는 점인데, 2010년 영국 평등법에서 말하는 장애 정의에 부합하기만 하면 된다. 본인이 해당 기준에 부합하는지 모르겠다면 AiE에 연락하면 된다.

미스터리 쇼퍼가 된 후에는 자신이 이용해 본 음악 공연장, 클럽 및 페스티벌에 대한 후기, 즉 일종의 피드백을 작성한다. 그들이 직접 남긴 공연장에 대한 접근성 및 타 세부사항에 대한 내용을 바탕으로, 장애인이 해당 공연장을 방문할 시에 발생 가능한 애로사항을 예방할 수 있다.

■AiE의 서비스=AiE의 핵심 업무는 영국의 장애인 청중, 아티스트를 포함해 모두가 온전히 공연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있다. 이러한 지원 경험과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상업적 자문 및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AiE의 접근성 자문 서비스는 고객들의 다양한 욕구에 따라 ‘맞춤형’으로 제공된다. 접근성 감사, 계획 검토, 공공 자문, 사전/현장 행사 접근성 자문 등 광범위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AiE는 건물 신축 및 주요한 재개발을 포함하여 페스티벌 현장, 도심에서의 행사 등 대규모 프로젝트는 물론, 예술 프로젝트, 손잡이 설치 및 이동 가능한 화장실 기획 등 다양한 소규모 프로젝트에도 참여한 경험이 있다.

장애평등과 고객서비스 훈련(Disability Equality and Customer Service Training)은 고객 개개인의 욕구를 맞춤형으로 만족시키기 위한 모듈로 구성된다. 이미 18년 동안 진행된 이 프로그램은 다양한 이들을 대상으로 한다.

훈련 패키지를 기획하기 위한 AiE의 창조적인 접근은 공연음악 산업의 종사자에게도, 혹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제공될 수 있을 만큼 다양성을 갖추었다. 이미 6,800명이 넘는 업계 종사자들을 훈련했고, 현재는 연간 500여 명이 동 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훈련 프로그램은 모든 규모의 공연장 페스티벌에서 일하는 이들을 포함하는데, 극장, 예술센터, 경마장, 전시 제공사, 미술관, 박물관, 중앙 및 지방정부 기관, 보안회사, 축구 클럽, 지역사회 행사 조직자 및 2012 런던 올림픽과 같은 대규모 행사 조직자 등을 폭 넓게 아우른다.

장애평등과 고객서비스 훈련은 고객 개개인의 욕구를 맞춤형으로 만족시키기 위해 적용 가능한 모듈로 구성된다. ⓒ Attitude is Everything

이 훈련 프로그램은 오늘날의 장애와 영국, 접근성 장벽 발견하기, 영국의 2010년 평등법(The Equality Act), 장애의 사회적 모델 등의 내용을 다룬다.

AiE는 이 훈련 프로그램을 고위 관리자, 팀 리더, 매표소 직원, 보안 직원 및 행사 간사 등 다양한 직급과 직종의 종사자들에게 추천한다.

DIY 접근성 가이드는 2017년 11월 10일에 발간됐다. 가이드는 음악 공연과 쇼를 더욱 포괄적으로 만들고 아티스트와 기획자가 청중의 수를 최대한으로 늘릴 수 있는 저렴하고 간단하게 시도할 만한 일련의 장치들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를 테면 ‘어떻게 접근 가능한 좌석을 만들 수 있는지’, ‘어떻게 직접 가사를 자막으로 띄울 수 있는지’, ‘행사의 온라인 페이지에는 어떤 정보를 포함해야 하는지’ 등이다.

이 가이드는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등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DIY 접근성 가이드는 음악 공연과 쇼를 더욱 포괄적으로 만들고 아티스트와 기획자가 청중의 수를 최대한으로 늘릴 수 있는, 저렴하고 간단하게 시도할 만한 일련의 장치들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 Attitude is Everything

AiE는 '접근 상황 보고서'나 DIY 접근성 가이드 말고도, 자체적으로 사례 연구를 진행해 배포한다.

어느 공연장이 어떤 특징을 가졌는지, 어떤 요소를 더하거나 뺐을 때 어느 공연장의 접근성이 개선되는지 등의 내용이 다뤄진다.

사례 연구 특성상 연구가 반드시 유사한 내용이라고 규정할 수는 없지만, AiE는 이러한 사례 연구를 통해 공연장의 접근성이 심도 있게 다뤄지고, 향상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AiE가 음악 공연장의 접근성을 다룰 때 장애인 당사자 뿐 아니라 공연음악 산업 종사자, 직·간접적 연관이 있는 모두를 이 활동에 포함시킨다는 점이다. 접근성 향상이 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노력만으로 이뤄지기 힘들다는 것을 모두 안다. 또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함께 이 논의를 지속해 나가는 것도 쉽지는 않은 일임을 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공연장의 접근성 문제를 다룰 때 이해관계자 간의 균형을 맞추기가 쉽지 않은 듯 보인다.

영국에서 AiE가 지난 20여 년 간 활동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장애인의 문화 및 여가생활이 논의된 건 비교적 최근이니 아직 갈 길은 멀었다. 그러나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다. 방향성이다.

문자 그대로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No One Left Behind)’ 쪽으로, 가능한 많은 이해관계자를 포함하여 문화 및 여가생활에 대한 장애인의 접근성이 향상되길 바라본다.

※ 출처: http://www.attitudeiseverything.org.uk/

※ 이글은 인천전략이행 기금 운영사무국을 맡고 있는 한국장애인개발원 대외협력부 윤주영 대리가 보내온 기고문입니다. ‘인천전략’은 아‧태지역에 거주하는 6억 9천만 장애인의 권익향상을 위한 제3차 아태장애인 10년(2013~2022)의 행동목표로, 우리나라가 주도하고 있습니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은 인천전략사무국으로서 국제기구협력사업, 개도국 장애인 지원 사업, 연수사업 등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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