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수·목 드라마 '단, 하나의 사랑'(극본 최윤교 연출 이정섭 유영은)은 사랑을 믿지 않는 발레리나와 큐피드를 자처한 사고뭉치 천사의 판타스틱 천상로맨스를 그린다고 한다.

발레리나 이연서(신혜선 분)는 사고로 눈이 멀어 더 이상 춤을 출 수 없게 되었다. 천사 김단(김명수 분)은 하늘로 돌아갈 날만 기다리고 있었다.

천사 김단의 날개. ⓒKBS

시각장애인 이연서는 조비서(장현성 분)와 함께 판타지아 문화재단 20주년 기념 공연에 참석했다. 무대에서 백조의 호수를 공연하는 동안 이연서는 아무도 없는 로비에서 혼자 춤을 췄다. 김단이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공연이 끝나고 기념 파티에서 이연서는 기념사를 했다.

이연서 : “어떻게 이 자리를 빛낼까 굉장히 고민했어요. 화장실에서 시체가 되는 건 어떨까. 드라마틱하게요. 제가 불쌍한 만큼 제가 쌤통인 만큼 팍팍 후원해주시길 바랍니다.”

이연서의 조롱 섞인 말에 사람들은 경악했다.

이연서 : “제가 유일한 수석 발레리나였을 때 (금)니나(김보미 분)는 제 그림자였습니다. 아시다시피 전 눈이 멀었고 니나가 데뷔를 했네요. 3년 동안 제가 암흑에 사는 동안 니나는 환하게 빛났습니다. 이 얼마나 극적인 이야기입니까. 오늘을 즐기세요. 내일도 무사할지 모르니까.”

새로 온 예술 감독 지강우(이동건 분)가 그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최영자(도지원 분)가 이 행사를 계획한 것은 후원 모금을 위해서였다.

최영자 : “저 사람들은 우리나라의 1%들이야. 무슨 억하심정으로 여기까지 와서 깽판을 놔?”

이연서 : “우리 엄마 아빠 기일에 행사를 잡을 거면 이 정도 각오는 했어야죠.”

최영자는 분노를 표출했으나 이연서는 싸늘했다.

이연서 : “웃었어. 웃었잖아, 그날.”

이연서는 웃었다고 했다. 이연서가 눈을 다쳐 병원에 있을 때 최영자가 병문안을 와서 슬퍼하는 척했으나 사실은 웃고 있었음을 이연서가 알아챘던 것이다.

이연서는 그 자리를 떠나 조비서가 운전하는 승용차에 올랐다. 차가 다리 위를 지날 때, 차는 제멋대로 돌다가 난간에 걸렸다.

이연서 : “사람 있어요. 제발 도와주세요.”

천사 김단이 그 목소리를 들었고 천사의 날개로 시간을 멈추어 이연서를 살려 주었다.

그러나 대천사 후(김인권 분)는 대노했다.

대천사 후 : “인간의 운명에 관여하지 말랬지, 넌 이제 끝이야.”

김단은 인간의 운명에 관여한 죄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대 천사 후는 김단에게 다시 한 번의 기회를 준다고 했다.

이연서를 구해주는 천사 김단. ⓒKBS

100일 동안 이연서에게서 갈빗대를 발견하라는 것이었다. 이연서의 갈빗대는 사랑이었고 이연서에게 사랑을 발견하라는 것이다. 이연서는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이었다. 김단은 소멸되지 않으려고 이연서를 바꿔 보려고 애를 썼다.

뒤따라오던 지강우의 신고로 이연서는 살아났다. 이연서는 각막이식 수술을 받고 3년 만에 눈을 떴다.

이연서는 눈을 떴고 조비서를 찾았다. 이연서에게 눈을 준 사람은 조비서였다. 조비서는 생전에 자신의 죽음을 알고 있었듯이, 그의 각막을 이연서에게 주기를 희망했던 것이다. 이연서는 어린 시절부터 자신을 돌봐 줬던 조비서의 죽음에 충격을 받았다. 그의 마지막 소원이던 자신의 미소를 보여주기 위해 이연서는 조비서의 영정사진 앞에서 웃었다. 조비서의 영정 앞에서 이연서의 웃음은 본 사람들은 경악했다.

조비서가 죽고 이연서는 눈을 떴으나 이연서는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했다. 이연서를 진찰한 의사는 별문제가 없다고 했다. 조비서를 잃은 충격에 심인성 트라우마를 겪게 된 이연서는 눈이 보임에도 혼자서는 걷지를 못했던 것이다.

집사 정유미(우희진 분)가 조비서를 대신할 비서를 구하는데 이연서는 비서 후보자마다 퇴짜를 놓았다.

김단이 비서후보자로 면접을 보았다. 김단은 이연서를 반짝반짝 빛나게 하겠다고 했다. 반짝반짝 빛나게는 조비서가 이연서에게 하던 말이었다. 김단은 비서로 채용되었다.

이연서는 눈을 떴음에도 혼자서는 한 발짝도 걷지 못했다.

시각장애인 사회에서 전설에 의하면, 성인인 A가 길을 못 찾아 헤매고 있을 때 지나가던 행인이 이를 보고 물었다. “치매도 아닌 것 같은데 왜 길을 못 찾느냐?” A는 각막이식 수술로 눈을 떴으나 집으로 가는 길을 알 수가 없다고 했다. 그러자 행인은 별걱정을 다 한다면서 “다시 눈을 감고 가면 되지 않느냐?”고 했다. A는 눈을 감고 집으로 잘 찾아갔다고 한다.

걷지 못하는 이연서. ⓒKBS

이연서도 김단 없이는 한 발짝도 걷지 못했지만, 김단을 스파이로 몰아 경찰서에 신고했다. 이연서가 키우는 개 구르미가 아파서 동물병원에 맡겼기에 찾으러 가야 하는데 김단이 없었다. 이연서는 다시 눈을 감고 흰지팡이로 더듬어 동물병원을 찾아갔다.

이연서의 집에 스파이가 있었으나 김단은 아니었는데 오해를 했던 것이다. 스파이는 최영자가 보낸 보안팀장이었음을 집사 정유미가 찾아냈다. 김단은 다시 복직했고 이연서는 걷는 연습을 시작했다.

자꾸 실패하는 이연서에 김단은 "나만 봐. 이 세상에 우리 둘만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라고 말했고 이연서는 어느 정도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그동안 지강우가 몇 번이나 이연서를 찾아왔으나 그때마다 이연서는 싸늘했다. 지강우는 외국에서부터 이연서를 봐 왔기에 판타지아의 프리마돈나는 이연서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그러나 최영자는 이연서를 다시는 판타지아에 복귀시키고 싶지 않았다. 최영자가 그럴수록 지강우는 초조해졌다. 지강우는 김단에게 도와달라고 했다. 김단은 지강우가 이연서와 우연히 만날 수 있게 판을 짜기도 했다.

판타지아 문화재단은 이연서의 아버지가 운영했으나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문화재단은 이연서의 것이었으나, 이연서가 시각장애인이 되자 판타지아 문화재단은 이연서의 고모라는 최영자가 운영했다. 고모라면 아버지의 누나나 동생일 텐데 왜 아버지와 성이 다른지는 잘 알 수 없다.

문화재단을 운영하는 단장 최영자와 부단장이자 행정을 보는 그의 큰딸 금루나(길은혜 분)와 이연서 대신 프리마돈나를 맡고 있는 둘째 딸 금니나(김보미 분)도 지강우의 말을 믿지 않았다. 이연서가 돌아온다는 지강우의 말을 믿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이연서가 오지 않은 기자회견. ⓒKBS

최영자는 이연서를 내치기 위해서 ‘이연서 복귀 기자회견’을 마련하고 이연서가 오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만만하게 생각하기에 희심의 미소를 지었다.

최영자 : “이연서는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어서 여기에는 오지 않을 것입니다.”

그때 기자회견장의 문이 열리고 이연서가 혼자서 들어 왔다. 기자들은 이연서에게로 몰려갔다. 이연서가 기자들을 헤치고 기자회견 자리에 앉았다.

최영자 : “너 혼자서 왔니?”

최영자는 놀라서 물었다. 이연서는 혼자서 왔다고 했다.

그동안 김단은 이연서를 걷게 하려고 부단히 노력하였으나 이연서는 잘 걷지 못했다. 그럼에도 이연서는 기자회견장에 혼자서 나가겠다고 했다. 혼자서는 걷지 못하는데 어떻게 가겠다는 걸까?

이연서 : “그 손수건만 내 손목에 묶어 줘.”

이연서가 말하는 손수건이란 천사 김단의 손수건인데 이를테면 천사의 날개 같은 것이다. 이연서는 그 손수건만 있다면 김단이 잡아주는 것처럼 걸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연서 : “발레리나 이연서입니다. 발레리나는 몸으로 말하는 사람입니다. 긴말 필요 없고 더 자세한 이야기는 복귀 무대에서 춤으로 보여 드리겠습니다.”

이연서에게 따지는 최영자. ⓒKBS

이연서는 기자회견을 마쳤다. 최영자가 따라 나왔다

최영자 : “너 처음부터 멀쩡했지? 나 엿 먹이려고 수선거지?”

이연서 : “현재 판타지아 법정 대리인은 고모지? 그거부터 처리할게요!”

최영자 : “네가 본다고 뭘 아니?”

이연서 : “그러니까 언니가 보기 편하게 정확하게 해 주세요.”

최영자 : “그러니까 지금 판타지아를 다시 달라는 거니?”

이연서 : “다시 아니고 돌려줘, 판타지아는 본래부터 내 거잖아. 최대한 빨리 부탁할게요.”

이연서가 언니라고 부르는 최영자의 큰딸 금루나(길은혜 분)는 최영자보다 더 악랄하고 잔인하게 이연서를 죽이려고 온갖 권모술수를 부렸으나 아무도 그런 사실을 알지 못했다.

춤추는 이연서와 이를 지켜보는 지강우. ⓒKBS

이연서는 기자회견 이후 서서히 혼자 걷고 혼자 춤을 추기 시작했다.

천사 김단의 마지막 임무는 냉혈한 이연서에게 사랑을 찾아 주는 것이다. 그런데 이연서에게 사랑을 찾아주려다가 그만 이연서를 사랑하게 되었다.

예술 감독 지강우는 이연서가 어릴 때부터 춤을 추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봐 왔다. 그러든 이연서가 눈이 멀어 춤을 못 추게 되었다가, 개안수술로 다시 춤을 추게 되자 춤추는 이연서에게 반한 지강우는 춤추는 이연서를 사랑했다.

천사 김단은 오직 이연서의 행복만을 바라며 그녀의 곁을 지켰다. 그렇게 춤을 추며 행복해하는 이연서의 모습을 보면서 그녀의 곁을 떠날 생각이었다.

김단 : “나는 언제까지 네 옆에 있을 수가 없어.”

인간을 사랑한 천사의 최후는 소멸이다. 이연서의 사랑이 김단 일지 아니면 지강우 일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단, 하나의 사랑’은 발레리나 이연서가 시각장애인이 되었다가 개안 수술을 하고 다시 춤을 추게 되는 내용이다. 이연서가 시각장애인의 이해와 홍보에는 많은 기여를 한 것 같다. 그 사이에 이연서에게 판타지아 문화재단을 뺏기 위한 최영자와 금루나 금니나 자매의 권모술수가 있고, 이연서를 재기시키려는 김단과 지강우의 피나는 노력과 사랑이 있었다.

‘단, 하나의 사랑’은 드라마다. 드라마는 어차피 픽션이지만, 이 드라마에는 천사가 등장하는 등 픽션에다 판타지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피치 못할 불가항력의 우연이 아니라 일부러 시각장애인을 만들고, 사람을 죽이고, 미치게 하는 등의 폭력적이고 섬뜩한 잔인함은 범죄다. 그런 범죄는 제쳐둔 체 천사와의 사랑이라는 판타스틱한 로맨스로 포장하는 것이 약간은 씁쓸하다.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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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웃이 행복하지 않는 한 나 또한 온전히 행복할 수 없으며 모두 함께 하는 마음이 없는 한 공동체의 건강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할 운명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진 자와 못 가진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평등하게 공유할 수 있는 열린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쓸모 없음을 쓸모 있음으로 가꾸어 함께 어우러져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 사랑으로 용서하고 화합하여 사랑을 나눔으로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복남 원장은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사무총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하늘사랑가족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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