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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 ‘초면에 사랑합니다’에서 안마사

시각장애인 등장 고마운 일, 안마사 잘못된 내용 바로잡길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9-06-07 16:27:30
SBS 월·화 드라마 '초면에 사랑합니다'는 이광영 연출, 김아정 극본이다. 안면실인증에 걸린 도민익(김영광 분)과 이중생활을 하고 있는 비서 정갈희(진기주 분)의 아슬아슬한 로맨스 이야기다.

도민익(김영광 분)은 T&T모바일 미디어1 본부장이다. 얼굴 한 번 보면 평생을 기억하고, 표정 한 번 보면 속까지 스캔하는 독보적 눈썰미의 소유자이다. 누구라도 그의 앞에 서면 MRI라도 찍힌 기분이 들 정도였다. 그에게 안면인식장애가 생기기 전까지는.

정갈희(진기주 분)는 T&T모바일 미디어1 본부장 즉 도민익의 비서다. 정갈희의 모든 일과는 오로지 그가 모시는 도민익 본부장의 일과다. 정갈희에게 사생활이란 생각해 볼 수도 없을 만큼 그녀의 메모장에서 24시간은 SBS 드라마 ‘초면에 사랑합니다’에서 안마사모두가 도민익의 스케줄뿐이다.

초면에 사랑합니다. ⓒSBS 에이블포토로 보기 초면에 사랑합니다. ⓒSBS
정갈희가 그녀의 모든 것을 그의 보스 도민익에게 충성을 바치는 것은 그녀의 재계약을 위해서다. 정갈희는 어머니를 잃었고 시각장애인 오빠 정중희(서동원 분)와 유학을 준비 중인 여동생 정남희(김지민 분)가 있는 가정의 실질적인 가장이었다.

정갈희는 자신이 도민익을 위해서 충성을 다 하면 재계약이 될 줄 알았다. 정갈희는 재계약을 해서 정규직으로 전환되기 위해 악착같이 버텼으나 정갈희는 권고사직을 받자 폭발했다.

절망에 빠진 정갈희는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T&T모바일 미디어의 다른 비서들과 함께 모인 자리에서 도민익에게 복수를 다짐하며 도민익이 기대주와 약속한 요트로 찾아갔다.

그런데 사고가 있었다. 마침 정갈희가 복수를 하러 간 그 순간에 괴한이 도민익에게 테러를 가한 것이다. 도민익은 다쳤고 정갈희는 다친 도민익을 병원으로 데려갔다.

병원에서 도민익을 진찰한 신경외과 전문의 구석찬(김병준 분)은 도민익이 일곱 살 때 받은 뇌동맥류 수술을 집도한 도민익의 주치의였다. 도민익은 이번 사고로 ‘안면실인증’이 왔다고 했다.

안면실인증(prosopagnosia)이란 얼굴을 인식하지 못하는 증상이나 장애를 말한다. 장소나 사물에 대한 인식 장애를 동반하는 경우가 흔하며 얼굴에 대한 인식장애만 국한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도민익의 안면실인증도 얼굴에 대한 인식장애만 나타나므로 그 사람의 생김새나 옷 등으로 미루어 짐작하기도 한다. 그래서 어머니와 같은 옷을 입은 사람을 어머니로 착각하기도 하지만.

정중희의 편지. ⓒSBS 에이블포토로 보기 정중희의 편지. ⓒSBS
정갈희는 해고당했다. 이제 아침이 되어도 출근할 곳이 없었다. 정갈희는 집 옆 계단에 앉아서 출근할 곳 없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했다. 그때 우체부가 소포 하나를 가져왔다. 정갈희는 소포를 뜯었다. 그 속에는 약간의 돈과 편지 한 장이 들어 있었다.

“정갈희 나는 니가 짤린 것을 알고 있다. 하여 너에게 강제 방학을 명령한다. 규칙1. 논다. 규칙2. 이 돈을 다 쓸 때까지”

편지를 읽은 정갈희는 소포 상자를 들고 집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 편지는 시각장애인 정중희가 쓴 편지였던 것이다. 정중희가 언제 무슨 연유로 시각장애인이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러나 드라마에서 정중희는 저시력인이 아니라 전맹으로 설정되어 있는데, 앞을 전혀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이 한글을 안다 해도 한글 묵자를 이렇게 잘 쓰다니 놀라운 일이다.

시각장애인에게 일반 한글은 묵자(墨字)라고 하는데, 시각장애인이 사용하는 한글 점자(點字)와 대비되는 용어로 사용된다. 한글 점자는 6개의 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926년 박두성 선생이 발표한 ‘훈맹정음’(訓盲正音)에서 비롯되었다.

정갈희 : “이거 누가 봐도 오빠 글씨잖아!”

그 편지는 삐뚤삐뚤 제멋대로 써진 글씨였다. 그러면서 정갈희는 오빠 정중희의 왼 손목을 낚아챘다.

안마를 해서 멍이 든 손. ⓒSBS 에이블포토로 보기 안마를 해서 멍이 든 손. ⓒSBS
정갈희 : “이봐, 내가 알바하지 말랬지! 어디서 또 알바한 거야?”

정갈희가 잡은 정중희는 손은 온통 시뻘건 멍투성이였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무슨 말인지 모를 수도 있는 내용이었다. 정중희는 시각장애인 안마사지만 안마사를 직업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아르바이트로 안마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시각장애인은 안마를 3년 또는 2년 동안 배운다. 안마를 많이 해서 손목이나 관절이 아플 수는 있겠지만 안마를 한다고 해서 손에 멍이 든 사람은 보지 못했다.

우리나라에서 타인의 몸을 만져주고 돈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양의사와 한의사 그리고 시각장애인 안마사밖에 없다. 그 밖에도 여러 가지 마사지가 있지만, 대부분이 불법이고 물리치료사는 개인이 개업은 할 수 없고 병원에 소속되어 있다.

시각장애인 안마사가 되는 길은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시각장애인학교 고등부를 졸업하는 길이다. 특수학교 고등부에서는 3년 동안 이료과목(理療科目) 시간에 안마와 침술을 배운다.

둘째는 시각장애인 학교에는 못 다녔거나 중도에 실명한 사람 중에서 중학교 이상 졸업한 사람은 안마수련원에서 2년 동안 안마를 배운다.

시각장애인학교 고등부 3년을 졸업하거나 안마수련원 2년을 졸업하면, 「의료법」 제82조에 의거한 안마사 자격을 얻는다. 예전에는 안마사가 면허였는데 현재는 시·도지사 자격증이다.

안마사 자격이 있는 사람은 개업을 할 수도 있고, 안마원에 취업을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초면에 사랑합니다’에서 정중희처럼 직업이 아니라 필요할 때만 아르바이트를 할 수도 있다. 시각장애인의 직업은 제한적이라 공무원이나 교사 사회복지사 등 몇몇 직종을 제외하곤 대부분이 안마사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시각장애인 안마바우처의 활성화로 안마원이 약간은 활기를 띠고 있다.

그런데 ‘초면에 사랑합니다’에서 정중희는 동생 정갈희가 오빠와 동생을 위해서 고군분투하는데 왜 안마를 직업으로 하지 않고 알바를 하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오빠에게서 돈을 지키려는 정갈희. ⓒSBS 에이블포토로 보기 오빠에게서 돈을 지키려는 정갈희. ⓒSBS
아무튼 동생 정갈희가 오빠 정중희가 알바로 번 돈은 필요 없다고 했다. 그러자 정중희는 돈이 필요 없다면 화장실 변기에 버리자고 했다. “안 돼!” 정갈희는 오빠에게서 그 돈을 뺏어서 가지고 나가 잘 쓰고 잘 논다.

그리고 얼마 후 측두엽에 심한 손상을 입어 안면실인증이 된 도민익은 여기저기서 실수를 하더니 그래도 정비서는 알아 볼 수 있겠다면서 정갈희를 찾는다.

정갈희는 다시 도민익의 비서로 일하게 된다. 그러다가 도민익의 어머니와 베로니카 박(김재경 분)의 어머니가 아들·딸의 맞선자리를 마련하게 된다. 도민익은 좋다 했으나 베로니카 박은 어림도 없었다. 씨네파크 대표이사인 베로니카 박은 매사가 제멋대로인데, 도민익에게는 아예 관심도 없고 기대주(구자성 분)에게 꽂혀 있었다.

도민익과 베로니카 박으로 변장한 정갈희. ⓒSBS 에이블포토로 보기 도민익과 베로니카 박으로 변장한 정갈희. ⓒSBS
도민익의 비서 정갈희가 베로니카 박에게 맞선 확인 전화를 걸었다. 정갈희는 예전에 베로니카 박의 비서를 한 적이 있어서 베로니카 박을 알고 있었다. 정갈희가 도민익과의 약속을 확인하자 자기는 안 나갈 테니 정갈희에게 알아서 하라고 한다.

정갈희는 도민익이 안면실인증으로 사람을 알아보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베로니카 박으로 변장해 도민익을 만난다. 도민익은 사람의 얼굴은 알아보지는 못하지만 베로니카 박을 좋아하게 된다. 물론 베로니카 박으로 변장한 정갈희지만.

‘초면에 사랑합니다’에서 정갈희는 도민익을 좋아하게 되고, 도민익은 베로니카 박으로 변장한 정갈희를 좋아하다가 아마도 진짜 정갈희를 좋아하게 될 것이다.

이 드라마에서 정갈희의 오빠를 시각장애인으로 설정한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안마사에 대해서 잘못된 내용은 바로잡았으면 싶다.

한편, 오는 12일 헌법재판소 근처 안국역에서는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의 생존권 보장 관련 집회가 있을 예정이라고 한다. 사실상 유일하게 시각장애인의 생존권을 보장하는 직업인 안마업이 합헌으로 유지되어야 할 것이다.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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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남 기자 (gktkr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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