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두 번째로 열린 ‘접근가능한 세계정상회의(World Summit on Accessible Tourism)’의 슬로건은 ‘모두를 위한 도착지(Destinations for All)’로, 접근성, 안전, 숙박, 교통, 레저 등 5가지 주제에 대한 토론과 강연이 활발히 전개됐다. 접근가능회의에서 발표된 주요 사례를 소개한다.

제 2회 접근가능한관광 세계정상회의 총회의 모습.ⓒhttps://www.destinationsforall2018.eu

제2회 접근가능한관광 세계정상회의는 9월 30일부터 10월 2일까지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렸다. 이번 회의에는 42개국의 225개 단체에서 400여 명이 참여했다.

본 행사에서는 ‘도착지의 접근성 확보(Destination Management)’, ‘접객과 안전(Hosting and Security)’, ‘숙박(Accommodation)’, ‘교통과 이동성(Transport and Mobility)’, ‘레저상품과 활동(Leisure Products and Activities)’ 등 다섯 가지 주제와 관련해 토론 및 강연, 전시회 등이 진행됐다.

이외에 다양한 접근가능한 관광지와 접근가능성 관련 서비스에 대한 소개, 관광업 종사자 및 학회 간 정보 공유의 장도 마련 되었다.

시각장애인 위한 교통정보 앱 ‘Bus finder’

시각장애인을 위한 교통정보를 제공하는 앱 ‘Bus finder’ ⓒCTM Busfinder

시각장애인이 독립적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고자 하는 욕구가 높아지고 있지만, 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Bus finder는 이탈리아 칼리아리 지역의 대중교통회사인 CTM사가 2012년 개발한 시각장애인을 위한 교통정보 앱으로 현재까지 17만 건 이상 다운로드 되었으며, 이를 통해 탑승권 구입과 실시간 교통상황 확인이 가능하다.

2017년, CTM사는 이탈리아시각장애인연맹과의 협력을 통해 시각장애인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앱을 업그레이드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스마트폰 기술을 적용하여, 불필요한 단어를 없애고 음성합성기능을 추가했다.

시각장애인이 사전에 여행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정류장 예약(Book your Stop) 기능과 여행도우미(Trip Assistant) 기능이 곧 도입될 예정이다.

정류장 예약 기능을 이용하면 시각장애인이 앱을 이용해 버스 기사에게 자신이 위치한 정류장을 미리 알릴 수 있다. GPS를 통해 자신의 위치가 자동 추적되고, 그 위치를 경유하는 버스 노선 중 원하는 노선을 고르면 중앙통제실에서 버스 기사에게 알림을 전하는 방식이다.

여행도우미 기능은 자동으로 버스에 탄 시각장애인의 위치를 파악하고, 시각장애인이 목적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음성으로 다음 버스정류장 정보를 안내하고, 목적지를 선택해놓으면 도착했다고 알려준다.

이 기능들이 포함된 업그레이드 버전은 시각장애인 봉사자들을 대상으로 베타 테스트를 마쳤으며, 몇 달 안으로 시중에 소개될 예정이다.

보편적 접근: 글로 된 설명 단순화하기

읽기 쉬운 버전의 출판물임을 나타내는 유럽의 로고 ⓒInclusion Europe

여가활동과 휴식을 즐기는 것은 모두가 누릴 수 있는 권리이다. 세계관광기구(World Tourism Organization, WTO)는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적절한 시설구축과 장애인차별금지를 강조하고 있다.

이에 물리적인 접근성, 장애인 관광객 접객과 관련해 많은 진척을 보이고 있지만, 여행지 정보에 대한 설명을 단순화하는 데에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읽기, 집중, 암기에 어려움을 보이는 이들을 위해서는 여행지 정보에 대한 읽기 쉬운 버전(Easy to read)을 제공할 수 있다. 정보를 단순화 하는 것은 지적장애인을 아이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편안함을 제공하는 것이다. 기관에 대해 매력적인 이미지를 제공함으로써 모두에게 즐거운 경험을 주는 것이 접근가능한 관광의 성취라고 할 수 있다.

네팔의 접근가능한 관광을 위한 계획

안나푸르나 트레킹에 도전하고 있는 미국 참전용사 절단장애인 단체 ⓒPankaj Pradhananga

‘히말라야로 가는 문’이라 불리며, 뛰어난 자연경관과 역사 유적지로 전 세계 여행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네팔에서는 관광산업이 꾸준히 성장해왔다. 하지만 접근가능한 관광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관련 법규가 없어 장애인이 여행하기는 쉽지 않았다.

네팔의 4ST(Four Seasons Travel) 회사는 접근가능한 관광의 성장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장애인단체와 협력하여 접근가능한 관광 상품을 직접 개발할 뿐만 아니라, 다른 관광회사도 이와 같은 관광 상품을 운영할 수 있도록 촉진하고 있다.

2015년에는 이탈리아 시각장애인 여행자의 테스트를 거쳐 안나푸르나의 접근가능한 트레킹 루트 3200m를 개발했으며, ‘2016 세계관광의 날’ 행사의 일환으로 미국 참전용사 절단장애인 단체가 이 코스를 트레킹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노력에 힘입어, 네팔관광공사는 올해 3월 ‘접근가능한관광 국제컨퍼런스(International Conference on Accessible Adventure)’를 개최했으며, 네팔의 유명 관광지인 사랑코트(Sarangkot) 근처에 접근가능한 트레킹코스 구축을 시작했다.

네팔을 접근가능한 관광지로 만들기 위해서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하지만 정부, 관광산업 종사자, 장애인단체 등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협력을 통해 꾸준히 노력한다면 전 세계의 장애인, 노인뿐만 아니라 모든 여행자들에게 사랑받는 관광지가 될 것이다.

※ 출처: https://www.destinationsforall2018.eu/

※이글은 인천전략이행 기금 운영사무국을 맡고 있는 한국장애인개발원 대외협력부 진솔 주임이 보내온 기고문입니다. ‘인천전략’은 아‧태지역에 거주하는 6억 9천만 장애인의 권익향상을 위한 제3차 아태장애인 10년(2013~2022)의 행동목표로, 우리나라가 주도하고 있습니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은 인천전략사무국으로서 국제기구협력사업, 개도국 장애인 지원 사업, 연수사업 등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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