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아침드라마 '나도 엄마야'(극본 이근영, 연출 배태섭)는 대리모에 관한 이야기다.

‘대리모가 모성을 느끼다!

현실적인 이유로 대리모가 된 여자가 있다.

내 유전자를 전혀 갖고 있지 않은데도, 열 달 동안 임신했고 내 몸으로 낳았다는이유로 아이에게 모성을 느낄 수 있을까? 내 아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일까?’

대리모에 대해서는 노코멘트다. 그 부분은 필자가 할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그러나 '나도 엄마야'에 나오는 교통사고와 기형아 낙태에 관해서는 한 번 쯤 짚고 넘어갔으면 싶다.

나도 엄마야. ⓒSBS

윤지영(이인혜 분)은 미대생 시절, 아버지가 암으로 돌아가시고 엄마가 재혼으로 살 길을 찾아 나서자 부잣집 딸이었던 나약함을 벗고 열심히 뛰어 혼자 힘으로 대학을 졸업했다.

미술학원 선생을 하면서 남자친구와 결혼하여 아기를 갖게 되었고 임용고시를 준비하며 교사의 꿈을 키웠다. 그러던 어느 날 난폭한 사고 유발 차량에 의해 남편과 뱃속의 아이를 잃게 되고 몇 달 동안 범인을 찾아다니며 넋이 나간 상태로 살게 된다.

이쯤에서 한마디 하자면 윤지영은 뺑소니 교통사고로 남편과 뱃속의 아이를 잃고 처음에는 절망했다. 그러나 정신을 차린 후에도 미술학원 알바에 대리운전 등으로 궁핍하게 살고 있다.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30조(자동차손해배상 보장사업)에 의하면 정부는 ‘자동차보유자를 알 수 없는 자동차의 운행으로 사망하거나 부상한 경우에도 책임보험의 보험금 한도에서 그가 입은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 사망사고의 경우 보상금은 1억 쯤 된다고 한다.

아무튼 교통사고 내지 뺑소니 교통사고는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골메뉴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는 1년에 20 여만 건이다. 그 중에서 해마다 4천~6천 명 정도가 사망하고 30 여만 명이 부상을 입는다.

2016년의 경우만 해도 교통사고는 220,917건이 발생하여 4,292명이 사망했고 331,720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 가운데서 장애인이 얼마나 발생했는지는 잘 알 수가 없다.

교통사고 발생현황. ⓒ경찰청

장애인이 되고 싶어서 된 사람은 없다. 이런저런 사유로 불가항력으로 장애인이 된다. 교통사고도 마찬가지다. 누가 교통사고를 내고 싶어서 냈겠는가. 피치 못할 상황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것이다. 어쩔 수 없이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해도 일단 교통사고가 발생했으면 그에 따른 후속 조치를 해야 한다.

교통사고 시 가해 운전자는 다음 세 가지 조치를 필히 취해야 한다.

첫째는 구호조치이다. 피해자가 다쳤을 경우 병원에 데려가는 것을 말하며 운전자는 차에서 내려 피해자가 얼마나 다쳤는지, 그리고 차량은 파손되지 않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운전석에 앉아서 ‘다쳤어요?’하는 것은 실례가 될뿐더러 피해자의 공분을 살 수가 있다.

둘째는 경찰 신고조치이다. 가해 운전자는 피해자를 구호하고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 그러나 인사사고가 아니라 경미한 접촉사고인 경우 경찰 신고를 안 하고 보험사를 불러서 처리하기도 한다.

셋째는 신원확인조치이다. 피해자나 경찰에게 자신의 신분을 알리는 것을 말하며 피해자를 병원에 데리고 가고 경찰에 신고를 했다하더라도 자신의 신분을 확인시키지 않고 그냥 가버리면 뺑소니가 될 수도 있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제5조의3(도주차량 운전자의 가중처벌) ① 「도로교통법」 제2조에 규정된 자동차·원동기장치자전거의 교통으로 인하여 「형법」 제268조의 죄를 범한 해당 차량의 운전자(이하 "사고운전자"라 한다)가 피해자를 구호(救護)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4조제1항에 따른 조치를 하지 아니하고 도주한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 한다.

1.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고 도주하거나, 도주 후에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2. 피해자를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사고운전자가 피해자를 사고 장소로부터 옮겨 유기하고 도주한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 한다.

1.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고 도주하거나, 도주 후에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2. 피해자를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뺑소니 교통사고 현황. ⓒTAAS교통사고분석시스템

'나도 엄마야'에서 윤지영(이인혜 분)은 교통사고로 사랑하는 남편과 뱃속에 든 아이를 잃었다. 윤지영은 범인을 찾아 헤맸지만 범인은 찾지 못했다. 가해 차량 운전자가 도주 즉 뺑소니를 했던 것이다.

교통사고를 내고도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고 달아난 뺑소니 교통사고가 2017년 한 해 동안만 해도 7,883건이 발생했고 이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150명이고 부상자는 11,433명이다.

경찰청에서는 도로 곳곳에 CCTV가 있고 차량마다 블랙박스도 다 있고 경찰도 예전 같지가 않아 뺑소니 차량의 98%는 검거한다고 한다. 그래서 뺑소니를 하지 말라고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통사고를 내고도 달아나는 운전자들이 있다.

이들은 음주운전이나 무면허 등 뭔가 숨겨야 할 은익심리 내지 두려움 또는 들키면 안 되는 다른 이유 때문에 뺑소니를 한다고 한다. 결국에는 들키고 말지만. 검거되면 특가법 5조3항에 의거 처벌된다.

‘나도 엄마야’에서도 윤지영은 교통사고를 당했고 가해차량은 뺑소니를 했다. 경찰에서도 범인을 안 잡는 것인지 못 잡는 것인지 아무튼 범인을 잡지 못했다.

‘나도 엄마야’에서 뺑소니 교통사고의 범인은 최경신(우희진 분)이다. 최경신은 남편의 외도를 목격하고 흥분해서 돌아가는 길인데 남편 신현준(박준혁 분)이 핸드폰으로 변명을 늘어놓자 울부짖던 최경신은 핸드폰을 옆 자석으로 던져 버렸다. 신현준의 변명이 길어지자 핸드폰을 다시 주우려고 몸을 구부리면서 차선을 넘는 바람에 맞은편에서 달려오던 차량을 보지 못했던 것이다.

이인혜의 교통사고. ⓒSBS

윤지영은 뺑소니 교통사고의 범인은 찾지 못했지만, 겨우 정신은 차렸는데 재혼 한 친정엄마의 사업이 부도가 나고 의붓아버지는 빚쟁이로 몰려 구속된다. 사채업자의 협박과 의붓아버지의 구속 사태 속에서 빚을 갚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의붓오빠가 제시한 대리모였다.

윤지영의 의붓오빠 강성남(윤서현 분)이 뺑소니 범인을 찾던 중 뺑소니로 의심되는 최경신(우희진 분)의 차량을 발견하고는 몰래 녹음기를 설치하는데 녹음기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최경신이 대리모를 찾고 있다는 것이었다.

최경신은 에이원 그룹 신태종(박근형 분) 회장의 큰며느리이다. 신태종에게는 큰아들 신현준(박준혁 분)과 작은아들 신상혁(알렉스 분)이 있다. 작은아들은 사사건건 아버지에게 대드는 반항아였으나, 큰아들은 부모님 뜻에 거슬리는 일을 하지 않는 모범생으로 에이원 그룹 사장이다. 단 하나 결혼만은 부모님 뜻이 아니라 미국 유학에서 만난 여자 최경신을 고집했다.

그런데 결혼 한지 몇 년이 지났으나 아이가 없었다. 시아버지 신태종과 시어머니 임은자(윤미라 분)는 노심초사 손자를 바라고 있었으나 최경신의 후배이자 산부인과 의사 오혜림(문보령 분) 은 최종적으로 최경신에게 불임판정을 내렸다.

시부모도 며느리의 불임을 알고는 이혼을 종용하지만 며느리 최경신은 대리모를 계획한다. 그런 사실을 알게 된 윤지영의 의붓오빠 강성남은 최경신에게 5억을 받기로 약속하고 대리모를 알선하는데 착수금으로 2억 5천을 받고 출산하면 나머지를 받기로 했는데 그 대리모가 윤지영이다.

윤지영은 남편과 아이를 잃은 슬픔에서 채 벗어나기도 전이었기에 거절하지만 사채업자들에게 내몰리는 상황에서 대리모를 승낙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강성남의 계획이었지만.

대리모를 계약하는 이인혜와 우희진. ⓒSBS

대리모란 원래 부부의 정자와 난자로 만든 수정체를 다른 여자 자궁에 착상시켜 다른 여자가 그 태아를 열 달 동안 길러 출산하는 것인데 우리나라는 현행법상 대리모는 허용되지 않는다.

대리모는 민법 제103조에서 금하고 있는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를 위반하는 반사회적 법률행위'에 포함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얼마 전 대리모로 아이를 출산한 여자가 있었는데 원래 부부가 아이를 친자로 출생신고를 하려고 했으나 출생신고가 불가했다. 친모는 대리모이므로 원래 부부는 아이를 양자로 입양할 수밖에 없었다.

‘나도 엄마야’에서 윤지영은 최경진의 대리모로 임신을 했는데 입덧이 심해서 아무것도 먹지를 못했다. 그 때 최경진의 시어머니가 복숭아를 먹여보라고 했다. 자신도 아들 신현준을 가졌을 때 입덧이 심했는데 복숭아를 먹었다는 것이다.

과연 윤지영이 복숭아는 허겁지겁 잘 먹었다. 그런데 신현준과 최경진이 우려하는 것은 최경진의 나이가 이미 사십을 넘었다는 것이다. 산모가 노산일 때 기형아가 염려되기 때문이다. 윤지영은 양수 검사를 했다.

기형아라고 판정하는 문보령. ⓒSBS

양수 검사란 임신 기간 중 태아의 조직과 DNA가 포함되어 있는 양수를 채취하여 태아의 염색체 이상이나 유전적 이상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산모의 양수를 채취하는 검사다.

양수 검사는 일반적으로 임신 중기인 16주부터 20주 사이에 한다. 채취된 양수에서 태아세포는 실험실에서 2주 쯤 배양되고 자란 후에 분석하게 된다.

윤지영이 양수 검사를 한 2주 후, 의사 오혜림은 기형아라고 했다. 최경신은 절망하며 윤지영을 원망했다. 신현준이 어찌하다가 이렇게 됐느냐고 물었을 때 그 여자가 임신 초기에 신경안정제를 먹었다고 최경진은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했다.

최경진은 기형아를 낳았다간 쫓겨날 거라며 윤지영에게 아이를 지우라고 했다. 윤지영은 뭐라고 할 수도 없었다. 최경진이 몇 번이나 “네 아이가 아니고 우리 아이”라고 강조했던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낙태는 금지되어 있지만 「모자보건법」에서도 기형아의 낙태는 허용되어 있다.

모자보건법. ⓒ국가법령정보센터

윤지영은 의붓오빠 강성남과 최경진이 보낸 사람의 감시 아래 병원으로 갔다. 윤지영은 낙태를 위해 수술대에 누웠는데 아이의 태동이 느껴졌다. 윤지영은 얼마 전에 교통사고로 아이를 잃은 사람이다. 양수 검사가 100% 정확하다고 할 수도 없고 아이가 뱃속에서 살겠다고 몸부림치는데 어떻게 아이를 지운단 말인가.

윤지영은 수술대에서 몰래 빠져 나왔다. 밖에는 의붓오빠 강성남과 최경진이 보낸 사람이 대기하고 있었다. 윤지영은 그들의 감시망을 피해 달아났다.

낙태를 하러 간 이인혜. ⓒSBS

최경신은 윤지영이 달아난 것을 알고 노발대발했다. 강성남에게 착수금도 반환하라고 했다. 시부모님에게는 윤지영이 낙태했다고 했지만 남편에게는 달아났다고 했다. “처음부터 돈이 목적이었던 여자였다. 그래서 도망친 거다. 우리는 그 쇼에 넘어간 거다”라고 분노했다.

윤지영을 찾는 최경신의 감시망은 좁혀지고 윤지영의 행방은 묘연해 지자 강성남은 한 꾀를 생각해 냈다. 윤지영을 설득해서 낙태를 시켰다며 사진을 조작해서 최경신에게 보내는 것이다.

사실 윤지영의 태아는 기형아가 아니었다. 양수 검사를 하던 검사원이 여자와 전화로 싸우느라 정신이 없어서 다른 것과 바뀌었던 것 같다. 이제 윤지영이 아이를 출산하면 최경신과 생모와 대리모로 다툼을 벌일 것이다.

알렉스와 송유안. ⓒSBS

한편 신태종의 작은아들 신상혁(알렉스 분)은 모범생인 형과 달리 부모 속 썩이는 문제아였다. 그렇다고 개망나니는 아니고 부모 도움을 받지 않겠다는 자유로운 영혼이었다.

그래서 집을 나와 아이돌 출신으로 엔터산업을 하면서 여민경(송유안 분)을 발굴해서 결혼까지 했다. 여민경은 이기적이고 다혈질에 괴팍한 성격이었으나 처음 신상혁은 그런 여민경이 순수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여민경이 임신을 하자 입덧도 심하고 몸매가 망가진다고 남편에겐 말도 없이 낙태를 했다.

「모자보건법」 제14조에서 허용하는 인공임신중절수술에서 여민경의 낙태는 해당되지 않는 것 같다. 태아가 기형아라는 증거도 없고, 배우자가 전염병이라는 것도 아니고, 강간이나 준강간에 의한 임신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여민경은 도대체 어디에서 어떻게 낙태를 했을까.

낙태죄에 대해서는 형법에서 다스리고 있다.

「형법」 제270조(의사 등의 낙태, 부동의 낙태) 의사, 한의사, 조산사, 약제사 또는 약종상이 부녀의 촉탁 또는 승낙을 받어 낙태하게 한 때에는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받어는 받아의 오기 같음.

기형아 낙태와 관련해서 발달장애인단체 관계자에게 문의를 했다. 양수 검사에서 기형아가 밝혀지면 낙태를 하는데, 대부분은 양수 검사를 하지 않았거나 낙태의 시기를 놓친 경우가 많단다. 「모자보건법」에 의하면 인공임신중절은 임신한 날로부터 24주 이내에 할 수 있다. 그리고 간혹은 종교적인 이유로 장애아를 낳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현재 낙태죄 폐지론이 대두되고 있어 찬성론자와 반대론자들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 중이다. 무분별한 낙태를 해서는 안 되겠지만 원하지 않는 출산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산모인 여성에게 자율적인 결정권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귀추가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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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웃이 행복하지 않는 한 나 또한 온전히 행복할 수 없으며 모두 함께 하는 마음이 없는 한 공동체의 건강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할 운명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진 자와 못 가진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평등하게 공유할 수 있는 열린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쓸모 없음을 쓸모 있음으로 가꾸어 함께 어우러져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 사랑으로 용서하고 화합하여 사랑을 나눔으로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복남 원장은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사무총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하늘사랑가족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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