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장애인올림픽은 안녕한가?ⓒ일러스트 김형태

30년 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장애인올림픽이 개최되었다. 1988년 서울장애인올림픽이다.

그 당시 우리나라는 장애인복지가 매우 척박한 상태였다. 장애인복지법만 겨우 제정되었을 뿐 장애인복지서비스라는 것이 없었다. 그래서 장애인계에서는 장애인올림픽 보이콧 운동을 폈다.

장애인올림픽에 투입되는 막대한 예산을 차라리 장애인복지에 사용하라는 것이었다.

정부는 서울장애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여 일본이 1964년 동경장애인올림픽을 통해 장애인복지 선진국이 되었듯이 우리도 서울장애인올림픽을 통해 장애인복지를 20년 앞당기겠다는 약속을 하는 등 장애인계를 달래기에 여념이 없었다.

언론에서도 ‘서울, 편의시설 빵점’ 이라며 우리나라가 장애인올림픽을 개최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문제점을 연일 보도하였다.

평창동계장애인올림픽은 안녕한가?ⓒ일러스트 김형태

서울장애인올림픽을 계기로 공공건물에 장애인 편의시설이 설치되어 장애인이동권 확보로 지금은 거리에서 전동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장애인을 많이 보게 된다.

서울장애인올림픽이 한국장애인복지에 많은 영향을 끼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2018년 평창에서 개최되는 동계장애인올림픽은 장애인계의 주장도 약해졌지만 정부도 무관심하다. 평창동계장애인올림픽이 개최된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이렇게 조용한 이유가 뭘까?

장애인복지가 완벽해서 주장할 것이 없는 것도 아니고, 약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정부도 아닌데 그 어느 곳에서도 장애인올림픽에 대한 언급은 없다.

그 이유는 우리 사회가 장애인에 대해 무신경해졌기 때문이다. 장애인 당사자로서 지난 시절을 돌아보면 장애인복지가 시작되던 시기에는 동정적이더라도 장애인을 도와줘야 한다는 의무감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장애인을 특별히 배려해야 한다는 생각이 없다.

그래서 20대 국회에는 장애인비례대표가 빠졌고, 국무위원도 여성 30% 할당이란 대선 공약을 이행하였지만 장애인은 외면하였다.

이렇듯 장애인 패싱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매우 심각한 일이다. 프랑스 뇌성마비 철학자 알렉산드르 졸리앙의 ‘한국 사람들은 장애인을 투명인간 취급한다’는 말에서도 잘나타난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장애인복지의 목표를 사회 통합 (integration)에 두고 있지만 장애인 복지의 국제적인 추세를 나타내는 단어는 포함 (inclusion) 이다. 왜 우리는 아직도 모든 일에 장애인이 포함되지 않는 것일까? 다름 아닌 아직도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갖고 보이지 않는 차별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편견을 없애는 일을 2018평창동계장애인올림픽이 해야 한다, 서울장애인올림픽으로 물리적인 장벽이 없어졌다면 평창동계장애인올림픽으로는 인식의 장벽을 없애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장애인 패싱 현상을 극복하고 장애인복지의 목표인 인크루전을 이룰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제 얼마 남지 않은 평창장애인올림픽을 시민의식을 성숙시키는 문화 올림픽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평창동계장애인올림픽은 안녕한가?ⓒ일러스트 김형태

문화올림픽을 위해 세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엘리베이터는 장애인 먼저

둘째, 장애인에게 출입문 열어 주기

셋째, 휠체어 보행자 앞에서 자동차 서행하기

이런 작은 실천이 평창동계장애인올림픽을 성공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장애인에게 양보하고 배려하는 성숙한 시민 정신이 사회 전반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2018평창동계장애인올림픽의 유산이 되지 않는다면 예산 낭비라는 비난과 함께 정부의 장애인복지정책도 평가절하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평창동계장애인올림픽에서 우리나라가 메달을 몇 개 따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전 세계에 한국의 장애인 복지 수준과 성숙한 국민 의식을 보여 줘서 대한민국이 분단이란 너무나도 치명적인 장애 상태를 잘 이겨낼 수 있는 가능성의 국가라는 것을 증명해 보여야 한다.

그런데 지금 우리 평창동계장애인올림픽은 안녕한가?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