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컬링 예선전 관람을 위해 강릉컬링센터로 향했다. ⓒ하석미

지구촌의 최대의 축제라고 할 수 있는 평창동계올림픽이 오늘 막이 오른다.

세계 92개국이 참여하는 이 큰 축제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 꼭 직접 경기를 보고 싶었는데, 마침 광명장애인자립생활센터(체육회)지원으로 2월 8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리는 컬링경기 예선전 티켓을 얻을 수 있었다.

컬링경기가 시작하는 오전 9시에 맞춰 가려면 새벽 5시30분에는 나가야했으며 일행 중 한명은 장애인콜택시 연결이 안될까 싶어 새벽 3시30분에 나왔다고 한다.

기대하고 고대하던 동계올림픽을 보기 위해 강릉행 기차를 타고 2시간 만에 도착해 강원도 장애인콜택시를 타고, 컬링경기장으로 이동했으나 문제는 거기서부터 시작되었다.

차안에서 기사님이 컬링관람객임을 알리고 하차를 어디서 하면 되는지 물었으나 "저쪽으로 가세요. 이동하면 이곳에서 하차 할 수 없습니다. 유턴해서 남문으로 이동하세요." 계속 같은 말만 반복하는 안내요원들에게 기사님도 화가 나셨나보다.

어디가 남문이며 북문인지 알 수 있는 이정표도 없었으며 계속 물어 북문 입구 쪽에서 겨우 하차를 했으나 개막하고 본 경기가 시작되면 그 어느 곳에서도 일반 차량은 하차할 수 없다고 한다.

또한 장애인이 탑승한 차량과 장애인 차량이 주차 할 수 있는 구역도 정해져 있지 않았으며 안내요원의 말에 의하면 강릉역으로 다시 가서 셔틀버스를 타고 와야한다고 한다. 셔틀이 저상버스냐는 물음에 '그럴꺼에요'라는 증명되지 않은 답변만 남겼다.

장애인이 컬링경기장으로 가기에는 편의가 부족해 불편을 겪는다. ⓒ하석미

답답한 마음을 잠시 접고 일행을 만나기 위해 전화로 위치를 물어 찾아가려고 했으나 안내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도 그들도 자신들의 위치 파악이 안되어 있었다.

관람객이 들어 갈 수 있는 문은 북문 한곳 뿐 검색대를 지나야 했으나 교통약자를 위한 검색대는 마련되어 있지 않았으며 일반 관람객과 나란히 기다려서 검색대를 통과해야 한다. 그러나 전동휠체어는 검색대를 통과할 수 없었으며(작은 수동휠체어만 가능할 것으로 보임) 당황한 검색대요원들은 옆에 있는 의자를 치우고 들어 갈 수 있었다.

지난 8일 컬링 예선전이 열린 강릉컬링센터. ⓒ하석미

문제는 또 시작되었다. 검색대를 통과한 일행은 수동휠체어와 전동휠체어 보행의 어려움이 있는 장애인들이 대부분 북문 검색대에서부터 경기장 까지는 3km 쯤 되는 거리로 비장애인들이 보행할 경우도 20, 30분이 소요된다고 한다.

그 거리를 그냥 걸어가라며 규정상 다른 도움을 줄 수 없다고 한다. 컬링 경기는 오전 9시 시작해 11시에 끝나는데 한국전은 보지도 못하고 11시가 다 되어서야 겨우 도착했다.

관계자들은 관람객이 경기를 관람하지 못했어도 미안하기는 커녕 규정상 어쩔 수 없다는 대답만 할 뿐이었다.

개막식이 있는 오늘 휠체어석의 티켓이 다 매진 되었다고한다. 그런데 하루 먼저 다녀온 나로써는 개막식을 관람하는 장애인분들에 대한 걱정만이 앞선다.

장애인이라 특별대우를 해달라는 것이 아니다. 그냥 평등하게 해달라고 하는 것뿐이다. 20, 30분이 되는 거리를 가려면 장애인들은 그 두배의 시간이 소요된다.

수동휠체어를 혼자서 언덕으로 오르내리면 갈 수 없는 사람도 있을텐데 그 어디에도 도움을 주는 관계자도 없었으며 동선을 짧게 이동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지도 않았다.

세계인의 축제 동계올림픽은 누구나 “평등”해야 한다. 그런데 진정 평등한가? 묻고싶다.

*이 글은 한국장애인힐리여행센터 하석미 대표님이 보내왔습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취재팀(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하석미 칼럼니스트 삶은 여행이다. 우리는 삶이라는 여행 속에 살아가고 있다. 모두가 같은 곳을 여행해도 느끼고 남기는 것은 각자가 다르듯 살아가는데 있어 여행이란 각자의 영혼을 살찌우는 것이라 생각한다. 영혼의 살찌움이 비장애인들에게는 늘 당연했던 것이 우리 장애인들에게는 항상 특별한 행사로만 여겨져 왔으며 여행이라는 단어 또한 사치로만 느껴져 왔다. 그 사치로만 느껴왔던 여행을 하석미의 휠체어로 떠나는 여행이야기를 통해 쉽고 재미있게 떠나보길 바라본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