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아침드라마 TV소설 ‘꽃피어라 달순아’는 문영훈 극본, 신창석 연출인데 ‘혼돈과 비운의 시대, 소용돌이치는 운명속의 사람들’ 이라는 드라마의 시대배경은 일제강점기 그리고 6~70년대이다.

일제강점기 이재하(최철호 분)는 송인제화의 송연화(박현정 분)와 연인 사이었으나 그는 나라의 독립을 위해 만주로 떠났다. 그동안 한태성(임호 분)은 송인제화에서 머슴처럼 일하면서 송인제화는 물론이고 아씨 송연화를 넘보고 있었는데 뜻하지 않게 이재하가 돌아 왔다.

꽃피어라 달순아. ⓒKBS

한태성은 송인제화는 물론이고 송연화까지 이재하에게 빼앗기게 되자 이재하를 경찰에 신고한다. 이재하가 경찰에 끌려가자 한태성은 송인제화와 송연화를 차지하였는데 송연화는 이미 이재하의 아이를 임신하고 있었다.

송연화가 낳은 딸 한은솔이 자라면서 아버지 이재하를 닮아가자 한태성은 극도로 한은솔을 미워한다. 한은솔은 한태성이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 것을 알고 달아나다가 청계천에 빠져 실종된다.

한은솔은 청계천가에 있었던 강분이(김영옥 분)에게 발견되어 강분이의 고향 창녕에서 딸 고달순(홍아름 분)으로 자라게 된다. 강분이에게는 딸이 버리고 간 외손녀가 있었으나 외손녀는 시골생활과 강분이와 고달순을 싫어해서 몰래 서울로 달아나 송인제화의 양녀 한홍주(윤다영 분)로 자라게 된다.

세월이 흘러 강분이는 고달순을 비롯해서 고달순에게 구두를 가르치던 정충기(배도환 분)와 그의 아들 정복남(정하윤 분) 그리고 같이 살던 안추자(최완정 분)와 다함께 서울로 올라와서 정충기는 고달순과 같이 구두를 만들고 강분이와 안추자는 만두집을 한다.

만두집 이웃 보건소 의사인 정윤재(송원석 분)는 만두집을 드나들면서 고달순과 만나게 된다.

구두를 만들던 고달순은 송인제화 디자이너로 들어가게 되고, 한태성의 양녀 한홍주도 송인제화의 디자이너로 근무하게 된다.

정윤재는 한강피혁 정선기(최재성 분)의 아들인데 정윤재의 새엄마 서미령(조은숙 분)은 한홍주를 마음에 두고 있었기에 정윤재가 고달순과 사귀는 것을 보고 결사반대를 한다. 그러자 한홍주는 고달순의 다친 야학친구를 정윤재가 치료해 주는 것을 보고 정윤재와 고달순을 간첩으로 신고한다. 정윤재와 고달순이 간첩으로 몰려 고초를 겪자 이 틈에 한태성은 정윤재를 풀어주는 조건으로 정선기의 한강피혁을 집어 삼킨다.

엄마 송연화와 딸 한은솔. ⓒKBS

송인제화의 송연화는 고달순이 친딸인 줄 모른 채 디자이너로 잘 지내면서 독립유공자 이재하의 기념식에도 고달순과 참석한다. 그 사이에 한태성과 한홍주는 고달순이 송연화의 친딸 한은솔이라는 것을 알아채고 송연화가 친딸을 못 찾게 방해한다. 어느 날 한태성이 술집에서 고달례(유지연 분)를 만났는데 고달례가 낳은 딸이 한태성의 친딸 한홍주였다.

그리고 고달순에게 구두를 가르쳤던 정충기는 정선기의 동생으로 지난 날 이재하와 같이 독립운동을 했었다. 한태성의 신고로 경찰에서 고초를 겪다가 경찰에서의 고문과 최면술로 이재하를 밀고한 죄책감으로 시달리다가 자신이 밀고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송연화를 만나러 가다가 한태성에게 죽임을 당한다.

한태성이 정충기의 죽음을 송연화에게 뒤집어씌우는 바람에 송연화는 졸도를 했다. 깨어나면서 정신이상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했다가 3년 만에 퇴원한다.

어느 날 짐을 정리하던 강분이가 고달순의 어린 시절 구두를 발견하고 고달순이 한은솔임을 알차 챈다. 그래서 송연화를 만나러 갔으나 한태성과 고달례의 계략으로 만나지 못하고 집에서 만나자는 전화를 받고 집으로 달려갔다가 고달례가 밀어서 뇌출혈로 죽고 만다.

고달순은 엄마 강분이도 죽고 정윤재와도 헤어지고 송인제화도 그만두고 ‘행복수제화’를 운영한다. 정윤재는 아버지의 한강피혁이 망하자 의사를 그만두고 구멍가게에서 한강피혁을 다시 시작한다. 피혁박람회에 출품할 디자이너를 찾다가 한홍주가 자기를 간첩으로 신고한 줄은 모른 채 한홍주를 디자이너로 채용한다.

정윤재의 사촌형 서현도(강다빈 분)는 자신이 한강피혁을 망쳤다며 집을 나와 혼자 살다가 알고 보니 고달순과 같이 사는 안추자가 어릴 때 헤어진 친모인 것을 알고 같이 산다. 그러면서 고달순을 좋아하게 되었으나 고달순이 정윤재를 잊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다가 이재하를 만나서 다시 돌아온다.

병원에 입원한 한홍주. ⓒKBS

한강피혁에 도둑이 들었는데 한홍주가 도둑에게 맞서다가 다친다. 한홍주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정윤재가 자기에게 마음이 없다는 것을 알고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한다. 정윤재는 한홍주가 자기 때문에 다쳤고 일어서지도 못한다는 것을 알자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한홍주와 사귀기로 한다.

한홍주는 정윤재의 약속을 받고서야 휠체어에 앉아서 퇴원을 했다. 한홍주는 퇴원해서 무슨 차로 어떻게 집으로 왔을까. 드라마에서는 휠체어에 앉은 한홍주의 병원 모습을 보여주고 그 다음에는 집으로 돌아 온 한홍주를 보여 주었다.

퇴원해서 집으로 돌아 온 한홍주. ⓒKBS

위 사진은 한홍주가 퇴원해서 집으로 돌아 온 장면인데 왼쪽 앞에 한홍주가 휠체어에 앉아 있고, 그 뒤가 고모 한태숙(김민희 분)이다. 오른쪽 앞이 양엄마 송연화이고 뒤쪽이 친엄마 고달례이다. 그리고 대문이 아니라 방문에서 거실까지 들어오는데도 10cm는 넘어 보이는 턱이 있고 한홍주 왼쪽에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는데 한홍주는 이층에서 생활한다.

만약 한홍주가 휠체어를 사용해야 할 상황이라면 일층의 방을 하나 비우든가 해서 한홍주를 일층에 살게 해야지 휠체어를 사용해야 하는 한홍주를 어떻게 이층에서 살게 하는가 말이다.

그동안 기억을 잃었던 고달순은 순간순간 기억이 되살아나곤 했다. 청계천가에서 누군가에게 쫓겨 달아나다가 물에 빠진 것 같은데 나를 쫓던 사람은 누굴까? 골똘히 생각해 보니 그 사람이 한태성인 것 같았다. 아버지가 왜 나를 죽이려 했을까.

송연화 병실 앞에서 한홍주와 고달순. ⓒKBS

고달순은 예전에 송인수제화를 처음 시작했던 곳을 찾다가 이재하와 마주치기도 한다. 물론 이재하와 고달순이 둘 다 아버지와 친딸임을 모른 채……. 그런데 우리 부모님은 왜 나를 찾지 않을까? 고달순은 기억을 더듬다가 송연화가 한은솔을 실종신고 한 경찰서를 찾아가서 예전 사진을 보고는 소스라쳐 놀란다. 한은솔이 바로 자신 즉 고달순이었던 것이다.

고달순은 송인제화의 집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꿈에도 그리던 엄마 송연화는 병원에서 의식도 없이 누워 있었고 시누이 한태숙이 돌보고 있었다. 한태성과 고달례가 내일이면 송연화를 정신병원으로 보내겠다는 얘기를 듣고 송연화가 달아나다가 교통사고를 당했던 것이다.

한태숙은 자신이 한은솔이라고 주장하는 고달순의 어릴 적 사진을 보고는 고달순이 예전에 잃어버린 한은솔임을 확신한다. 그 때 병원 복도에서 엿듣고 있던 한홍주는 고모 한태숙이 고달순이 한은솔이라는 것을 확인하자 애써 태연한 척 한다. 한홍주는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거실에서 고민 중인 한홍주. ⓒKBS

이층에서 생활하고 있는 한홍주가 일층 거실에서 고민에 빠졌다. 사실 한홍주는 한은솔이 어린 시절 정윤재의 멘토였다는 사실은 모르지만 그래도 “절대로 정윤재와 한은솔이 만나게 해서는 안 돼!” 라며 고심했던 것이다.

이층에서 생활하는 한홍주가 엘리베이터도 없는 집인데 이층에서 어떻게 일층으로 내려 왔을까. 집에는 가정부 밖에 없는데……. 정말 불가사의 한 일이다.

정윤재는 한홍주의 고민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한홍주에게서 연락이 없자 한홍주를 찾아 왔다. 가정부는 한홍주가 이층에 있다며 정윤재를 이층으로 안내했다. 정윤재가 이층 방문을 열자 침대 옆에 한홍주가 휠체어에 앉아 있었다. 금방 일층 거실에서 고민하던 한홍주가 어느 새 이층에는 무슨 수로 올라갔을까. 설마 날아가지는 않았겠지. 참으로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이층의 한홍주를 찾아 온 정윤재. ⓒKBS

이처럼 드라마에서 휠체어가 등장할 때면 나도 모르게 “저 휠체어는 어디서 어떻게 왔을까?” 자문할 때 더러 있다. “할머니는 그 것도 몰라요? 방송국 사람들이 갖다 놓았잖아요!”라고 말하는 손자들을 보면서 쓴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다.

‘꽃피어라 달순아’는 이제 마지막을 치닫고 있다. 시청자게시판에서는 쓸데없이 드라마를 질질 끈다고 아우성이지만, 드라마의 결말이 어떻게 나든 드라마 속에 장애인이 등장한다면 일단은 반갑고 고마운 일이다.

그러나 휠체어는 혼자서 움직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다리를 잘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이 휠체어에 앉으면 수동휠체어는 누군가가 밀어주어야 하는데 이층으로 올라가는 것은 어림도 없을뿐더러, 휠체어가 다닐 수 있는 길에 턱이 있다면 턱의 높이는 2cm 이내여야 한다. 「장애인ㆍ노인ㆍ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2조(편의시설의 세부기준)

따라서 드라마에 휠체어가 등장하는 상황이라면 작가나 연출자는 필요한 곳에 휠체어만 댕그랗게 갖다 놓을 것이 아니라 그 휠체어가 어디에서 어떻게 왔고, 어디로 갈 것인가를 좀 생각해 주면 좋겠다.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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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웃이 행복하지 않는 한 나 또한 온전히 행복할 수 없으며 모두 함께 하는 마음이 없는 한 공동체의 건강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할 운명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진 자와 못 가진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평등하게 공유할 수 있는 열린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쓸모 없음을 쓸모 있음으로 가꾸어 함께 어우러져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 사랑으로 용서하고 화합하여 사랑을 나눔으로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복남 원장은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사무총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하늘사랑가족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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