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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후기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7-10-20 14:57:50
해마다 10월이 오면 부산에서는 부산국제영화제가 개최된다. 올해가 22회다. 올해는 10월 12일 개막, 오는 21일까지 열린다. 75개국에서 출품한 300편이 5개 극장 32개 스크린에서 상영된다. 상영관은 영화의전당,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CGV센텀시티, 메가박스 해운대(장산), 동서대학교 소향씨어터 등이다.


2017 부산국제영화제 안내. ⓒ부산국제영화제 에이블포토로 보기 2017 부산국제영화제 안내. ⓒ부산국제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개막작은 한국영화 ‘유리정원’이고 폐막작은 중국영화 ‘상애상친’이다. 올해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배분한 정겨운 나눔 티켓은 총860장으로 이 중에서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배리어프리 영화는 필자가 본 ‘인어전설’을 비롯하여 ‘세르지오 앤 세르게이’ ‘황제’ ‘타클라마칸’ ‘재회’ ‘메소드’ ‘로마서 8:37’ ‘아메리카 타운’ ‘플래툰’ ‘택시운전사’ ‘유리정원’ ‘해빙’ ‘그 후’ ‘여교사’ 등 14편이다.

필자 일행은 지난 13일 CGV센텀시티 7관에서 ‘인어전설’을 관람했다. ‘인어전설’은 배리어프리 영화이므로 시·청각장애인들과 함께 관람했다. 그 외의 대부분의 장애인들은 평소에는 관람하기가 쉽지 않은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을 원했었다.

부산국제영화제 입장권은 예매하기가 어렵다고 하는데 장애인은 제1회부터 무료 초대권을 받아왔고 요즘은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정겨운 나눔 티켓’으로 배분하고 있다.

츠키카와 쇼 감독과 하마베 미나미 배우. ⓒ이복남 에이블포토로 보기 츠키카와 쇼 감독과 하마베 미나미 배우. ⓒ이복남
필자가 신청한 티켓은 13일 금요일 인어전설 7장과 15일 일요일 영화의전당에서 상영되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20장이었다. 이번에는 추석 연휴가 길어서 신청 날짜가 촉박했다. 그래서 영화에 대한 별다른 정보 없이 날짜와 요일 등을 고려해서 신청을 하면서도 췌장을 먹고 싶다니, 좀비영화인가 아니면 호러물인가 긴가민가했다. ‘정겨운 나눔 티켓’ 신청도 선착순이라서…….

그래서 알아보니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에 대한 영화 정보는 별로 없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일본 소설을 봤다는 사람을 만났는데 호러물이 아니라 청춘로맨스라고 했다.

영화 티켓 20장을 받아서 이리저리 배분을 하고, 항상 그런 거지만 신청했다가 취소하는 사람도 있어서 또 다른 사람을 물색해야 했고…….

10월 15일은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혹시나 영화 관객 가운데 또 취소 표가 나오면 어쩌나 싶어서 하루 종일 마음을 졸여야 했다. 결국 한 사람이 취소를 했고, 부랴부랴 다른 사람을 물색했다.

벚꽃 피는 계절의 여행. ⓒ부산국제영화제 에이블포토로 보기 벚꽃 피는 계절의 여행. ⓒ부산국제영화제
영화의전당은 앞뒤가 막혀 있고 지붕도 있어서 웬만한 비에는 별상관이 없겠지만 그래도 비는 염려스러웠다. 저녁이 되자 간간이 이슬비가 내렸다. 일부는 자가용으로 그리고 일부는 지하철로 20명이 도착했다. 부슬부슬 이슬비가 내리고 있어 입구에서는 일회용 우비와 비스킷을 나눠주고 있었다.

영화는 저녁 8시부터인데 필자는 7시 쯤 도착을 했음에도 앞자리는 이미 다 차있었다. 영화의 전당은 선착순이므로 먼저 오는 사람이 앞자리를 차지하기 마련이다. 필자 일행은 중간에 자리를 잡았다. 먼저 온 덕에 몇 자리는 선점을 하기도 하고.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은 4,000석이라고 했는데 8시가 가까워지자 이슬비가 내리는데도 객석은 만원이었다. 시간이 되자 츠키카와 쇼 감독과 하마베 미나미 주연배우가 인사를 하러 나왔는데 감독도 배우도 관중이 많아서 놀랍다고 했다.

도서관에서 만나는 하루키와 사쿠라. ⓒ부산국제영화제 에이블포토로 보기 도서관에서 만나는 하루키와 사쿠라. ⓒ부산국제영화제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라는 영화는 고교시절 스스로 외톨이가 된 소년 하루키와 학급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소녀 사쿠라와의 이야기다. 전혀 접점이 없던 두 사람이 우연히 주운 한 권의 노트를 계기로 비밀을 공유하게 된다.

무대 인사를 나왔던 주연 배우 하마베 미나미도 가장 인상 깊은 말이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라고 했다. 사쿠라는 시한부 인생을 사는 소녀인데 누군가의 췌장을 먹으면 영혼이 그 사람 안에 계속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여주인공 사쿠라는 췌장암으로 죽어가는 시한부 인생임에도 슬픔이 아니라, 남은 시간 동안이나마 하루하루를 충실히 살고 싶다는 긍정적인 사고로 벚꽃 피는 계절에 하루키와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사쿠라가 세상을 떠나고 난 후 하루키는 교사가 된다. 그러나 하루키는 사직서를 써 놓고 날마다 제출을 망설인다. 그러다가 도서관에서 만난 제자와 사쿠라 이야기를 하면서 사쿠라가 원한 것은 그가 선생이 되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고는 사직서를 찢는다.

영화가 끝나고 사람들은 감동적이었다며 덕분에 좋은 영화 보게 해 주어서 고맙다고 했다. 사실은 필자의 덕분도 아니지만…….

사쿠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남기고 떠났다. 그는 비록 떠났지만 그의 정신과 남은 시간의 소중함을 알리는 영화에서 시한부 삶을 살았던 사쿠라는 췌장암이었다. 현재 우리나라의 장애유형은 15가지인데 내부 장애로 간, 심장, 신장은 포함되지만 아직 췌장은 포함되지 않는다.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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