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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토요드라마 ‘언니는 살아 있다’ 속 자폐증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7-06-16 15:45:35
SBS 토요드라마 ‘언니는 살아 있다’는 ‘한날한시에 가장 사랑했던 사람을 잃게 된, 빽 없고, 돈 없고, 세상천지 의지할 데 없는 세 언니들의 자립 갱생기, 그녀들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워맨스 드라마.’이다.

‘언니는 살아 있다’는 행복한 신혼여행 길에 교통사고로 신랑을 잃은 강하리(김주현 분), 사이코패스 스토커에 위협당하는 바람에 엄마를 잃은 한물간 여배우 민들레(장서희 분), 화마에 휩싸인 집에 혼자 갇혀 있던 어린 딸을 잃고 만 김은향(오윤아 분) 등 갑작스런 사고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세 여자의 복수극이다.

언니는 살아 있다. ⓒSBS 에이블포토로 보기 언니는 살아 있다. ⓒSBS
이들 세 여자에게는 사랑하는 사람을 앗아간 각각의 철천지원수들이 존재한다. 그 가운데 화마에 딸을 잃은 김은향은 딸을 그렇게 만든 남편 추태수(박광현 분)와 남편의 내연녀 구세경(손여은 분)을 향해 분노의 칼을 갈고 있는데…….

구세경은 공룡그룹 구필모(손창민 분) 회장의 장녀이자 공룡그룹 본부장인데, 조환승(송종호 분)과 결혼하여 아들 조용하(김승한 분)를 두고 있다. 그러나 구세경은 남편이나 아들 보다는 공룡그룹 후계자가 되기 위하여 유명기자 추태수와 내연관계로 지냈던 것이다.

김은향은 요양원에 있는 친정어머니가 위독하여 남편 추태수에게 딸을 맡기고 요양원으로 갔다. 추태수는 딸을 빨리 재우고 구세경에게 가야 되는데 딸이 잠을 자지 않자, 빨리 잠들게 하는 향초를 피웠다. 딸이 잠들자 추태수는 구세경과 여행을 떠났고, 딸은 잠결에 향초를 쓰러뜨려 불이 났다. 그런데 세 여자가 얽힌 교통사고로 소방차가 늦게 오는 바람에 딸은 화마에 휩쓸리고 말았던 것이다.

김은향은 딸을 잃고 어느 날 딸이 다니던 유치원엘 갔다. 딸 아름이의 친구 조용하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조용하는 김은향을 보더니 “아름이 어디 있어요?”라고 물었는데, 다른 엄마들은 조용하가 이상하다고 했다.

“걔 때문에 우리 유치원 난리예요!”
“애들을 때리고 고함지르고 물건을 던지고…….”
“어찌나 폭력적인지 아무도 못 말려요.”

조용하를 유치원에 나오지 말라고 하는 원장. ⓒSBS 에이블포토로 보기 조용하를 유치원에 나오지 말라고 하는 원장. ⓒSBS
조용하의 아버지 조환승이 유치원에 아들을 데리러 왔을 때, 유치원 원장은 조환승에게 더 이상 조용하를 보내지 말라고 한다. 용하가 아이들을 때리고 너무 폭력적이라 엄마들의 항의가 빗발친다는 것이다.

“우리 용하가요? 얼마나 순하고 얌전한 아이인데…….”

원장은 조용하가 유사 자폐증상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자폐증이요? 우리 용하가요?”

“환경적인 결핍 때문에 후천적으로 자폐를 보이는 아이들이 간혹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약칭: 특수교육법)’ 제3조(의무교육 등)에 의하면 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는 의무교육이고, 전공과와 만 3세미만의 장애영아교육은 무상교육이다.

특수교육법 제4조(차별의 금지)에는 특수교육대상자가 입학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그가 지닌 장애를 이유로 거부 하는 등 교육기회에 있어서 차별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조용하가 자폐증이라고 한다면, 조용하는 의무교육 대상자이고, 교육기회에 있어서 차별하여서는 아니 되므로 조용하의 유치원 등원을 거부하여서는 아니 된다.

‘언니는 살아 있다’는 드라마이다. 장애아동은 의무교육이고, 유치원 등의 교육기회를 거부하여서는 아니 된다. 따라서 조용하의 아빠 조환승은 교육청에 항의도 하고, 인권위원회에 진정도 할 예정이었으나, 구세경은 집안 창피라고 결사반대하는 에피소드 하나쯤은 있었으면 좋았을 것을…….

아빠에게도 폭력적인 아들 조용하. ⓒSBS 에이블포토로 보기 아빠에게도 폭력적인 아들 조용하. ⓒSBS
아무튼, 조환승은 아들 용하의 자폐증을 믿을 수가 없었다. 아내 구세경에게 그 이야기를 했을 때 구세경은 아들 용하가 자폐증이라는 사실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라고 당부하고 조용하게 혼자서 가정교사를 구한다.

김은향은 조용하의 가정교사 구함에 지원한다. 구세경은 김은향의 면접을 보면서 “꽤 유능하다고 들었는데 자격증이 꽤 많네요. 미리 교육 커리큘럼을 세워오라고 전달했을 텐데…….”라고 했다. 김은향은 아동심리 상담사 자격증 등을 소지하고 있었고, 커리큘럼은 아이를 본 다음에 세우겠다고 했다.

조용하는 반항적이고 폭력이고 아무도 못 말리는 아이였다. 특히 빨간 목도리에 집착하는데, 빨간 목도리는 엄마의 냄새였던 모양이다. 김은향은 조용하를 열심히 돌보는 한 편 조환승에게 접근한다. 죽은 딸 아름이의 복수를 위하여…….

자폐(自閉)는 스스로 문을 닫는다는 말이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사회적 상호작용에 질적인 문제를 보이고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다. 또한 특정 행동을 반복하는 상동증을 보이거나 기분과 정서의 불안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상동증(stereotype, 常同症)이란 개개의 운동, 몸짓, 손짓, 동작, 제스처, 거동, 태도, 언어 등을 같은 형태로 여러 번 반복하는 것을 말한다.

엄마의 안 된다는 말에 오줌을 싼 조용하. ⓒSBS 에이블포토로 보기 엄마의 안 된다는 말에 오줌을 싼 조용하. ⓒSBS
김은향은 아빠 조환승의 협조 하에 열심히 조용하를 돌본다. 그리하여 조용하는 조금씩 좋아지기 시작했고 절대로 벗으려 하지 않던 목도리도 벗고, 이제는 엄마 구세경보다 김은향 선생을 더 따르게 된다.

조용하는 과연 자폐증이 나아진 것일까.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는 영유아 건강검진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안내 자료에 “자폐, 조기치료로 완치 가능한 질병입니다. 조기발견·치료를 하면 완치할 수 있습니다.”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장애인부모연대의 공분을 샀다.

자폐를 완치할 수 있다는 주장은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는 가설일 뿐이고, 가설적 수준에 불과한 “자폐 완치”의 개념을 모든 국민이 보는 안내문에 싣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나아가 국가적 망신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폐, 치료 가능한 질병”이라고 적힌 안내 문구는 매우 무책임한 행동이며, 본질을 호도하는 대국민 사기다.

지난 4일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성명서를 통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장애를 나을 수 있는 질병’으로 규정하고 홍보한 것은, 장애에 대한 기본 인식조차 안 되어 있으며 장애에 대한 몰이해를 바탕으로 무책임한 정책결정으로 장애자녀를 키우는 부모에게 혼란과 자괴감을 가져왔다고 규탄했다. 이와 더불어 공식 사과와 함께 ‘자폐가 치료가능’하다는 해당 문구를 삭제하고,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에 건보공단은 지난 12일 부모연대 측에 공문을 통해 해당 문구에 대한 사과는 물론, 안내문 수정 및 직원 대상 장애이해교육을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목도리도 벗고 엄마보다 김은향을 따르는 조용하. ⓒSBS 에이블포토로 보기 목도리도 벗고 엄마보다 김은향을 따르는 조용하. ⓒSBS
아무튼 ‘언니는 살아 있다’에서 조용하의 자폐증은 나아가고 있다.

자폐는 하나의 단일군이 아니라 자폐 스펙트럼이라고 한다. 그래서 장애인복지법에서도 자폐성장애라고 하는데, 일종의 증후군이라 할 수 있다. 자폐는 한 가지 이유에서만 발생하는 것도 아니고 사람마다 각기 다른 다양한 증상을 보인다는 것이다.

‘언니는 살아 있다’는 김순옥 극본, 최영훈 연출인데 작가나 연출자가 자폐 스펙트럼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조용하의 자폐증은 과연 어느 범주에 속하며, 앞으로 어떻게 전개가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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