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아침드라마 “좋은 사람”은 지난 5월 2일에 시작해서 122부작으로 이번 주에 끝이 날 모양이다. 그런데 필자는 “좋은 사람”에 관련해서 벌써 세 번째 글을 쓴다.

“좋은 사람”은 윤정원(우희진 분)이 엄마 김은애(김현주 분)와 외할머니 차옥심(이효춘)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 과정에 윤정원이 엄마와 외할머니를 못 만나게 하려는 차옥심의 양녀 차승희(오미희 분)와 윤정원을 사랑한다는 그의 아들 홍수혁(장재호 분)이 있다.

“좋은 사람”에서 차승희가 사는 집. ⓒMBC

그리고 윤정원이 남편의 원수를 갚고 어머니와 외할머니를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있는 석지완(현우성 분)과 윤정원이 교도소에서 만난 변춘자(이효춘 1인 2역)가 있다.

차옥심은 지난 날 잃어버린 딸 김은애를 찾아다니다가 차승희를 양녀로 입양하게 된다. 그 후 김은애가 딸 윤정원을 낳은 후 우연히 전단지를 보고 어머니 차옥심을 찾아간다. 그러나 차승희는 어머니의 사랑과 재산을 독차지 하게 위해 김은애가 차옥심과 못 만나게 하고 그 과정에서 김은애를 계단에서 밀게 된다.

그 바람에 김은애는 정신 줄을 놓았고 차승희는 그런 김은애를 정신병원에 입원시킨다. 차옥심은 차승희가 김은애를 숨겨 두었다는 사실을 알고 졸도하여 몇 년 동안 식물인간이 되어 있다. 차승희는 이런저런 사실들로 인해 김은애의 존재가 발각될 위기에 처하자 김은애를 그의 집 지하 방에 가둔다. 1층 안방에는 엄마 차옥심이 누워있고, 지하방에는 딸 김은애가 갇혀 있는 셈이다.

윤정원이 끝없이 구애하는 차승희의 아들 홍수혁을 야멸차게 내치지 않음은 차승희도 소중한 아들로 인해 속상해 보라는 것이었다.

윤정원은 아무래도 차옥심이 자신의 외할머니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어서 차옥심의 머리카락을 구해 DNA검사를 의뢰한다. 윤정원은 DNA검사 결과지를 받아 들고 가슴이 떨려서 얼른 꺼내보지 못하고 비상구 문을 열고 나간다.

홍수혁이 윤정원을 안고 계단을 구르다. ⓒMBC

차승희가 그런 사실을 알고 뒤따라 나가서 윤정원이 가지고 있던 DNA결과지를 뺏으려다가 윤정원을 계단에서 밀치게 된다. 그 때 차승희의 아들 홍수혁이 엄마를 밀치며 윤정원을 안고 함께 계단을 구른다. 그 사이 DNA결과지는 차승희의 비서가 바꿔친다.

병원에서 수술을 하게 된 홍수혁의 모습을 본 차승희는 윤정원에게 “내 아들이 잘못되면 너를 죽여 버릴 것”이라며 저주를 퍼 붓는다.

수혁의 수술은 무사히 끝났다. 하반신을 많이 다쳤기에 경과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차승희는 홍수혁을 보러 온 윤정원에게 “이 여자 막아주다가 다친 네 다리가 평생 고쳐지지 않을 수도 있다.”며 광분한다.

윤정원은 홍수혁에게 “해외로 나가서라도 치료 방법을 찾아보자.”고 했다. 그러나 홍수혁은 “내 다리 핑계를 대서라도 나는 정원씨를 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차승희는 그 애가 은애 딸인 것을 알면서도 그러냐고 다그친다. 이에 홍수혁은 “그게 뭐? 어차피 은애 이모는 엄마랑 피 한 방울 안 섞인 남이잖아.”라고 소리친다. 문 밖에서 이들의 이야기를 듣게 된 윤정원은 “은애 씨가 내 엄마였다니…….”라며 눈물을 훔친다.

수혁은 휠체어에 앉은 채로 퇴원한다. 윤정원은 엄마 김은애와 외할머니 차옥심을 구하기 위해 고심하면서 홍수혁을 도와야 한다는 구실을 내세운다.

석지완이 차옥심과 변춘자를 바꿔치기 하다. ⓒMBC

차승희가 사는 집은 크고 넓다. 1층 안방에는 차옥심이 누워있다. 그리고 차승희의 침실과 서재 그리고 남편 홍만호(독고영재 분)의 서재도 따로 있는 것 같다. 그 밖에도 넒은 응접실과 주방과 식탁도 있다. 음식을 만드는 조리실도 있어서 집에도 방송도 했다. 그리고 차옥심의 동생 차만구와 그의 딸 차경주가 쓰던 방도 있다.

이층에는 홍수혁과 미국에서 온 진아가 사는 방도 있다. 그리고 지하실 어딘가에는 김은애가 숨겨져 있고 입주 가정부도 함께 살고 있으니 방이 몇 개나 있는지 모르겠다.

차승희와 홍수혁의 휠체어. ⓒMBC

“좋은 사람”은 총 122부작이라는데 10월 24일 월요일에 118회를 방영했다. 그동안 “좋은 사람”에는 4대의 휠체어가 등장했다. 한 드라마에 휠체어가 4대씩이나 등장한다는 것도 장애인 복지를 하는 입장에서 반갑고 고마운 일이다.

그리고 “좋은 사람”에 등장하는 4대의 휠체어 중 3대의 휠체어는 파랑색의 똑같은 휠체어이고 김은애의 휠체어만 다른 휠체어인데 그 것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니 그냥 넘어가자.

차옥심과 김은애의 휠체어. ⓒMBC

첫 번째는 눈을 다친 차승희가 두 눈에 안대를 하면서 휠체어에 앉아서 생활하는 장면이다. 두 번째는 차승희에게서 도망치던 김은애가 마침 병원 앞에서 휠체어를 탄 채 차승희를 기다리고 있던 차옥심과 마주치는 장면이다.

세 번째는 차승희가 김은애를 숨기기 위해 그의 집 지하실 어딘가에 가두면서 김은애를 휠체어에 태워서 온 장면인데 그러나 필자는 그 모습은 잘 보지 못했다. 그리고 네 번째가 홍수혁이 다리를 다쳐서 휠체어를 사용하게 된 것이다.

차승희의 집에는 엘리베이터가 있었다. 차승희 집 엘리베이터는 차승희나 차옥심 그리고 김은애와 홍수혁이 다쳐서 휠체어를 사용하는 것과는 아무 상관없이 등장했다. 차승희 집의 휠체어는 차옥심이 있는 안 방 앞, 그러니까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왼쪽에 있었는데 그 날 엘리베이터를 사용하는 사람은 두 다리가 멀쩡한 차경주(강성미 분)였다.

차경주가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다. ⓒMBC

참고로 지방세법에서는 가정용 주택에 적재하중 200kg 이상의 엘리베이터를 설치 할 경우 고급주택으로 분류되어 호화세라는 중과세를 부과한다. 200kg 이하의 소형 엘리베이터에는 중과세를 부과하지 않는데 200kg 이하의 소형 엘리베이터는 작아서 휠체어에 앉은 채 탈 수가 없다.

이에 대해서는 그동안 필자가 여러 번 관계기관에 건의했었다. 그 결과 2015년부터 장애인의 이동을 위한 단독 주택의 엘리베이터 설치는 규모와 관계없이 고급주택의 중과세에서 제외된다고 한다. 중과세 제외의 범위와 적용기준이 공시가액이 6억원 이하의 단독주택이라고 한다. 웬만한 장애인 가정에서는 이 조항의 적용을 받지 않을까 싶다. 장애인 가정의 단독주택이 공시가액 6억을 초과하지는 않을 테니까. 그동안 억울하게도 중과세를 물어야 했던 장애인 가정에는 환불이라도 해 주어야 하지 않을까.

6억원 이하는 중과세에서 제외한다는 지방세법 시행령. ⓒ국가법령정보센터

아무튼 차승희 집에는 엘리베이터가 있었고 어느 날 멀쩡한 두 다리를 가진 차경주가 단 한번 엘리베이터를 이용했었다. 그런데 정작 휠체어를 사용하는 차승희는 물론이고 차옥심이나 김은애 심지어는 홍수혁까지 휠체어에 앉아서 엘리베이터를 사용하는 모습은 한 번도 보지 못했다.

홍수혁은 이층 자기 방에서는 물론이고 곧잘 1층 식탁에도 앉아 있는데 한 번도 홍수혁이 엘리베이터를 타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그리고 지하실 어디엔가 갇혀 있는 김은애의 방에도 휠체어가 있었지만 엘리베이터를 사용하는 모습은 없었던 것 같다.

윤정원은 안방에서 외할머니 차옥심을 구하려고 외할머니 차옥심과 변춘자를 바꿔치기 했다. 그리고 차승희의 눈을 피해 이층 계단을 통해서 휠체어에 앉은 홍수혁을 찾아 가기도 한다.

차승희 집의 계단 왼쪽에 있는 엘리베이터. ⓒMBC

휠체어에 앉은 사람은 허리 또는 다리를 사용할 수가 없는 사람이다. 그래서 누군가가 업거나 아니면 서너 명이 휠체어를 들거나 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휠체어에 앉은 채로 평지 또는 엘리베이터로 이용해야 하는데 “좋은 사람”에서는 휠체어에 앉아 있는 모습 외에, 휠체어에 앉은 채로 엘리베이터를 타는 모습은 왜 보여 주지 않는 것일까?

그 집에는 분명히 엘리베이터가 있다. 그럼에도 휠체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않음에 “좋은 사람”을 볼 때 마다 어리둥절하다. 혹시라도 그 집의 엘리베이터는 200kg 이하의 소형 엘리베이터라서 휠체어에 앉은 채로 엘리베이터를 탈 수 없는 것은 아닐까. 물론 드라마상의 소품이겠지만.

그렇다면. “휠체어에 앉은 홍수혁을 과연 누가 어떻게 이층 그의 방에 데려다 놨을까?” 아마도 “좋은 사람”에서는 휠체어가 순간이동이라도 하는 것일까. 어떻게 된 일인지는 알 수 없는 일이렷다.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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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웃이 행복하지 않는 한 나 또한 온전히 행복할 수 없으며 모두 함께 하는 마음이 없는 한 공동체의 건강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할 운명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진 자와 못 가진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평등하게 공유할 수 있는 열린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쓸모 없음을 쓸모 있음으로 가꾸어 함께 어우러져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 사랑으로 용서하고 화합하여 사랑을 나눔으로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복남 원장은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사무총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하늘사랑가족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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