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신장은 어른 주먹만 한 크기로 강낭콩 모양에 팥처럼 적갈색을 띠므로 콩팥이라고 부른다. 콩팥은 등쪽 아래에 쌍으로 위치하며 노폐물을 배설하고 체내 항상성을 유지하는 중요한 장기이다.

콩팥에서 하루에 걸러지는 혈액량은 180리터 정도지만 인체에서 필요한 수분과 영양분들은 재흡수가 되고 노폐물을 걸러서 소변이 만들어지는데 배출되는 소변량은 1~2리터라고 한다.

그런데 살다보면 콩팥이 망가지기도 해서 생명유지가 어려운 상태가 되기도 한다. 그리되면 혈액 투석이나 복막 투석을 지속적으로 받거나 신장이식을 하여야 한다. 이러한 상태를 말기 신부전증이라고 한다.

‘좋은 사람’ 홈페이지. ⓒMBC

MBC 아침드라마 '좋은 사람'에서 윤정원(우희진 분)은 남편 이영훈(서우진 분)과 시어머니 박미선(박정수 분)과 같이 살고 있다. 그런데 윤정원을 언니라고 부르는 차경주(강성미 분)는 윤정원의 남편 이영훈을 짝사랑하면서 끝없이 구애했지만 이영훈이 말을 듣지 않자 명품에 혹하는 이영훈의 엄마 박미선에게 접근하여 명품 가방이며 옷이며 카드 등으로 물량공세를 한다. 그러자 박미선은 아들을 이혼시키고 재력이 있는 차경주와 재혼시키고 싶어 한다.

윤정원의 엄마 송금순(권재희 분)과 언니 윤정화(명지연 분)는 치킨집을 운영한다. 남편의 권유로 친정 엄마에게 건강검진을 받게 했는데 검사 결과는 말기 신부전증이라는 충격적인 진단이었다. 의사는 엄마가 신장이식을 해야 살 수 있다고 했다.

마침 친정엄마에게 신장을 이식해 줄 공여자가 나타났고, 남편이 회사에서 대출을 받아 수술비를 마련했다. 그런데 시어머니가 그 돈을 들고 나가는 바람에 친정엄마의 신장이식은 못하게 되었다.

한편 차옥심(이효춘 분)은 대기업 회장인데 어릴 때 잃어버린 딸 김은애(김현주 분)를 찾고 있다. 차옥심의 동생 차만구(남경읍 분)는 누나 차옥심의 재산이 차옥심의 수양 딸 차승희(정애리 분)에게 갈 것을 염려하여 차옥심의 잃어버린 딸을 찾고 있었다. 차만구는 딸을 못 찾으면 딸의 딸 즉 손자라도 찾으려 하지만 오래전에 잃어버린 딸이 쉽게 찾아질 리도 없어 대타라도 구하려던 참에 우연히 딸과 닮아 보이는 윤정원을 만났다.

차경주(위) 시어머니의 폭력(좌) 이혼서류(우). ⓒMBC

윤정원은 친정엄마 송금순의 친딸이 아니었다. 윤정원은 송금순의 친구 김은애가 어린애를 두고 나가서 돌아오지 않아 하는 수 없이 작은 딸로 키웠는데 송금순은 죽기 전에 윤정원에게 친엄마를 만나게 해주고 싶어 했다. 사실 김은애는 엄마 차옥심을 찾아 갔는데 차승희가 이를 알고 김은애를 정신병원에 가둬버렸다.

차만구는 윤정원이 대타노릇을 거절했지만 윤정원이 친정엄마 수술비 마련에 어려움을 겼고 있는 것을 알았고, 결국 윤정원은 차만구의 제의를 받아 들였는데 유전자 검사에서 바꿔칠 겨를도 없이 차옥심과 윤정원은 유전자가 일치했지만 윤정원이 대타라고 생각했기에 거기에는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이제 친정엄마의 신장이식 수술비는 마련되었으나 이번에는 공여자가 없었다. 그러자 남편 이영훈이 검사를 받았는데 가능했다. 앞서 차경주는 윤정원을 이혼시키기 위해 석지완(현우성 분)과 바람이 났다고 박미선을 꼬드겼으나 윤정원 불륜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다. 그러던 차에 이영훈이 신장이식 적합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사실을 차경주가 알고는 이번에는 이영훈의 어머니 박미선에게 아들을 이혼시키라고 종용했다.

신장이식 공여자는 가족이 아니라면 이식대기자로 또 언제 순서가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박미선은 아들 이영훈이 장모 송금순에게 신장을 이식하려 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분노했다. 윤정원은 임신 중임에도 시어머니는 머리채를 잡으며 달려들었다.

이영훈이 격분한 어머니 박미선에 “엄마 이러다가 쓰러질까봐 걱정돼요”라고 말리자 박미선은 “엄마 쓰러질 거 걱정되는 놈이 나 몰래 그딴 일을 벌여?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니가 나한테 이럴 수 있어”라며 오열하다가 까무러친다.

친정엄마에게 안된다고 하는 시어머니. ⓒMBC

시어머니 박미선은 정신을 차린 후 트렁크와 옷들을 윤정원에게 던지며 “이 집에서 나가. 꼴도 보기 싫으니까 당장 나가”라고 소리쳤다. 그러나 윤정원은 “제가 어떻게 어머니랑 헤어지냐”며 그럴 수 없다며 울면서 매달렸다.

그러자 차경주는 박미선에게 “이혼하면 가족이 아니라 순수 기증 형태로 바뀐다. 아무리 수술을 강행하려고 해도 어머님 동의 없이는 불가능해진다”고 알려줬다.

박미선과 차경주가 아무리 이영훈과 윤정원을 윽박지르며 꼬드겨도 꿈적도 하지 않자 이번에는 박미선이 윤정원의 친정엄마 송금순을 찾아갔다. "제발 사부인이 우리 아들 좀 말려 주세요.“ 박미선은 송금손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며 애원했다. 송금순은 자식에게 폐를 끼칠 수 없다며 수술을 안 하겠다고 한다.

그러자 윤정원의 언니 윤정화(명지연 분)가 제부 이영훈을 찾아가서 모든 사실을 말하고 엄마 송금순의 마음을 돌려 달라고 애원한다.

전국의 등록장애인은 2014년 현재 2,494,460명이고 그 중에 신장장애인은 70,434명이다. 신장장애인 중에서 2급은 투석하는 사람들이고, 5급은 이식한 사람들인데 5급은 15,783명이다. 그럼에도 신장장애인은 1급부터 5급까지 다 있다. 이는 다른 장애와 중복일 경우의 등급인 것 같다.

신장이식 대기자. ⓒ장기이식관리센터

‘좋은 사람’에서 말 한 것처럼 장기매매 때문에 친인척 이외의 사람들은 장기이식 대기자로 등록해야 한다. 친인척이란 8촌 이내의 혈족과 혈족의 배우자, 그리고 4촌 이내의 인척과 그 배우자이고 그 외에는 전부 장기이식 대기희망자들이다.

아무튼 장기이식센터에 등록 된 신장이식자는 2000년 6월부터 2016년 6월까지 12,588명인데 14살부터 78살까지 있었다. 그리고 현재 신장이식대기자는 218명인데 친인척이 아니라면 그 순서는 언제가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신장이식을 위해서 간혹 외국으로 나가는 사람들도 있는 것으로 아는데 아무튼 장기매매는 불법이라 금하고 있다.

신장이식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혈액투석이나 복막투석을 해야 된다. 복막투석은 집에서 혼자서도 할 수 있다지만 대부분의 신장장애인은 혈액투석을 한다. 1주일에 3번이고, 한 번 하는 데 4시간 정도 걸린다. 그리고 혈액투석을 하는 날에는 대체로 기운이 없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투석 다음 날 일을 본다. 한번은 하사가의 가을향기에 함께한 투석하는 신장장애인이 있었는데 마침 금요일에 투석을 해서 토요일 여행에는 참가할 수가 있었다.

필자가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도 한 신장이식 공여자가 ‘좋은 사람’에서 신장이식 얘기가 나오는데 너무한 것 같다고 해서다. 자신은 10여 년 전에 남편에게 신장이식을 해 줬지만 자신도 남편도 별 탈 없이 잘 지내고 있다고 했다.

‘좋은 사람’ 어느 시청자 의견. ⓒMBC

‘좋은 사람’ 시청자의견을 찾아보았다. 많은 사람들이 신장이식에 대해서 너무 한다고 했다. [hs****]씨는 자기도 투석 받고 있는 사람으로서 너무 가슴이 아프다며 짜증을 유발하는 드라마라고 했다. [vi****]씨는 투석장면도 왜곡된 내용이 많고, 이식자 가족이 아니라면 이식받을 순서가 짧아도 5년 길면 죽을 때까지인데, 이식한 사람들에게 분노를 사고 있으니 철저한 조사를 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a4****]씨는 반대로 시어머니가 이식을 받아야 할 사항이고 며느리 친정에서 반대를 한다면 어떻게 할까. 자기 아들은 안 되지만 며느리는 해줘야 한다고 생각할 거라고도 했다. [cp****]씨는 시어머니가 그렇게 기절까지 하고 난리치며 오버할일일까. 실제로 남편이 이식하려고 하는데 시댁에 저리 길길이 뛰면서 반대를 한다면 며느리의 기분이 어떨까, 그럼에도

불구하구 밥까지 해 바쳐야 한다면 정말 기분 더러울 거라고 했다.

필자 주변에도 A씨는 딸에게 신장이식을 공여했다. 딸이 어릴 때부터 소아당뇨라 콜라나 주스 아이스크림 같은 것은 못 먹게 했는데 어린 마음에, 엄마에 대한 반항으로 엄마가 못 먹게 하는 것만 몰래 먹었고 대학생일 때는 술도 마셔서 결국은 눈이 멀었고 그 후에는 투석을 해야 했었다.

B씨도 일주일에 세 번씩이나 투석을 해야 하는 아내를 보다 못해 2년 전에는 아내에게 신장이식을 했다. C씨는 아내 D씨로부터 신장이식을 공여 받았다. 15년 전이었는데 당시만 해도 D씨가 아내는 아니었고 그냥 여자 친구였다. 그런데 어떻게 신장이식을 할 수 있었을까. “부모님이 동의하니까 해 주던데요” C씨는 신장이식 이후 D씨와 결혼했고 15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들 부부는 잘 살고 있다.

언니가 제부에게 ‘우리엄마 좀 살려 줘’. ⓒMBC

신장장애인 중에서 투석은 2급이고 신장이식은 5급이다. 5급 신장장애인은 신장 하나로 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신장이식 공여자도 한쪽 신장을 누군가에게 공여하고 한쪽 신장만으로 살고 있는데 이들에게도 신장장애 5급은 주었으면 좋겠다. 더 많은 공여자를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아무튼 ‘좋은 사람’은 드라마다. 그동안 신장이식에 대해서 그 난리를 치면서 신장장애인이나 그 가족들의 가슴을 후벼 파놓고는 이제 와서 아들 이영훈에게 이식수술을 허락했다. 그러자 차경주는 절대 안 된다며 “어머님 제정신이세요?” 따지기도 했다. 그러나 박미선은 “더 이상 못 말려. 너도 그렇게 알아라”라고 말했다.

MBC 드라마 ‘좋은 사람’에서 신장이식을 받은 장모 송금순과 신장이식 공여자인 사위 이영혼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좋은사람’은 사람에게서 받은 상처와 아픔을 사랑으로 치유하고, 결국엔 사람이 희망이라는 걸 깨닫는 이야기란다.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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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웃이 행복하지 않는 한 나 또한 온전히 행복할 수 없으며 모두 함께 하는 마음이 없는 한 공동체의 건강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할 운명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진 자와 못 가진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평등하게 공유할 수 있는 열린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쓸모 없음을 쓸모 있음으로 가꾸어 함께 어우러져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 사랑으로 용서하고 화합하여 사랑을 나눔으로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복남 원장은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사무총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하늘사랑가족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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