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를 모았던 뮤직 시트. ⓒ조민희

‘2014장애청년드림팀’에 속한 '바디히어링'팀은 청각 장애학생 4명과 비장애 학생 3명으로 구성돼있으며, 오는 21일부터 29일까지 '청각 장애인과 소리 예술'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영국으로 연수를 떠난다.

연수 준비 과정으로 뮤직 시트를 개발한 송은성씨와 서강대에서 만났고, 페스티벌 나다 축제에서 진동 쿠션을 경험했으며, 미미끄 카페에서 뮤직 시트를 체험해보았다.

작년 여름, 감동적인 광고로 화제를 모았던 뮤직 시트를 기억하는가? 귀가 들리지 않는 청각장애인에게 음악을 들려준다는 자동차 광고였으며, 이는 많은 청각장애인에게 설렘을 가져다주었다.

그 광고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진짜 주인공인 뮤직 시트 개발자 송은성씨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 내용을 질의응답 형식으로 간략하게 정리했다.

바디히어링 팀의 질문에 답하는 뮤직 시트 개발자인 송은성 씨. ⓒ조민희

Q. 뮤직시트를 만들게 된 배경이 무엇인가요?

A. 현재 서강 대학교 영상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있지만, 고등학교 때 음대에 진학하려 했을 정도로 음악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요즘 현대 음악은 바이올린 활을 거꾸로 뒤집어 연주한다든지, 두들기거나 하는 것도 기호화해서 악보에 넣기도 합니다.

이처럼 현대 음악은 나타내는 방식이 다양해졌기 때문에 저는 진동으로도 음악을 나타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진동에 관한 음악 체계에 대해 공부를 했었고, 이를 본 주변 사람들이 청각장애인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것이 의미가 있을 것 같아 뮤직 시트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Q. 뮤직 시트를 만들면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요?

A. 사실 자동차의 안전성은 매우 민감해서 건들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자동차 자체에 진동이 있기 때문에 의자에 있는 진동까지 더한다면 그것을 싫어하는 고객이 있을 거라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뮤직 시트를 그대로 넣는다기보다는 청각장애인이 운전하는 것을 도와주는 보조 장치 가능성으로 보았습니다. 그리고 체험자들의 반응을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분석하기가 힘들었습니다.

계이름 '도'와 '레'가 다르다면 어떻게 다른지 사람마다 다른 방식으로 표현해서 분석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또한, 음악이랑 진동이 완전히 상응하진 않기 때문에 진동으로 모든 음악적 요소를 즐기려면 반대로 진동을 이용해 음악을 나타내야 하는데 완벽하게 맞지 않는다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Q. 뮤직 시트가 상용화되길 바라는 청각장애인이 많은데 아직 상용화되지 못한 것 같아요. 왜 그런가요?

A. 안정성, 내구성 등의 문제로 인해 아쉽지만 대량 생산하기엔 어렵습니다.

Q. 얼마 전 팀원들과 함께 나다 페스티벌에서 체감형 진동스피커를 체험해봤는데 생각보다 음악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어요. 뮤직 시트랑 많이 다른 것인가요?

A. 원래 나다 페스티벌 때 뮤직 시트를 설치하려 했으나 여러 가지 사정상 불가피하게 체감형 진동스피커로 대신했습니다. 체감형 진동스피커는 다른 회사에서 만들어진 것이므로 뮤직 시트와 많이 다릅니다.

귀로 들을 수 있는 음역과 촉각으로 느낄 수 있는 음역대가 다르므로 뮤직 시트는 그 사이에서 귀로 들을 수 없는 음역에 음까지 전달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합니다. 뮤직 시트는 간단히 말하자면 훨씬 더 섬세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존에 있던 체감형 진동스피커나 진동 시트는 저음 부분만 스피커로 내보내거나 모든 음을 내보낸다 하더라도 음질이 좋지 않습니다. 진동을 이용한 부분은 같지만, 음악을 변환하는 방식 혹은 내보내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Q. 현재 하는 작업이나 앞으로 할 작업들이 어떤 게 있나요?

A. 음악을 시각화하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청각장애인과 시각장애인이 만났을 때 수화를 하면 소리가 나와서 자연스럽게 소통이 되는 프로그램을 개발했습니다.

촉독 수화 대화법이라기보다 그걸 응용한 음악 커뮤니케이션을 연구 하고 있습니다. ‘농아인을 위한 인터렉티브 사운드 글로브 시스템'은 그 연구 중에 하나입니다.

현재 전북 완주 및 양평 미술관에서 시각화와 피아노 건반을 누를 때마다 영상이 나오는 등의 작품 전시를 하고 있으며, 순수 예술 그리고 교육학과 학생, 성인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번 연도 안에 뮤직 시트를 이용한 음악 교육용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뮤직 시트를 처음 접할 때 신기해하지만 컨텐츠가 없다 보니 금방 질릴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다음 목표는 컨텐츠 개발을 하는 것입니다.

Q. 뮤직 시트를 통해 보람을 느낀 순간이 언제였나요?

A. 청각장애인들을 만나 피드백을 받을 때가 가장 좋았습니다. 솔직히 모든 분이 다 좋다고 한 것은 아니었지만 많은 청각장애인과 소통할 수 있었고 도움을 줄 수 있어서 보람됐습니다.

‘바디 히어링’팀은 뮤직 시트가 설치된 장소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뮤직 시트가 설치된 곳이 별로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몇 안 되는 장소 중 하나인 미미끄 카페를 방문해 직접 뮤직 시트를 체험했다.

뮤직 시트는 철제 케이스에 담겨있는 아이패드와 연결돼있었는데, 아이패드의 고질적인 충전 단자 절단문제로 방전되어 작동하지 않는 상태였다. 그래서 그것을 해체하고 핸드폰을 직접 연결하여 체험했다.

먼저 뮤직 시트는 등과 엉덩이가 각각 맞닿아 있는 부분에서 강한 진동이 울렸다. 처음엔 당황했으나 이것이 음악 일부분이라고 인지하는 순간 그 속에서 음이 느껴졌다.

조용히 귀를 기울이면 미세하지만 분명한 음을 형성하고 있었다. 세심하게 구현된 진동 요소들은 음악을 듣는 데 있어서 풍부한 감각을 느낄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어떤 팀원은 그것이 익숙한 음악일 경우에만 해당한다는 의견을 드러냈다.

그 노래의 가사와 느낌을 알고 있기 때문에 진동을 음악처럼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고 보았다. 그런데 익숙하지 않은 노래가 나올 경우, 가사나 박자, 리듬을 모르면 일반 영화관에 있는 4D 진동 의자와 다를 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뮤직 시트가 재미있는 음악 감상 도구라는 사실은 팀원 모두가 동의하는 바이다. 앞으로도 뮤직 시트와 같은 청각장애인을 위한 음악 매개체가 많아지길 바라며 많은 청각장애인이 음악을 평등하게 즐길 수 있는 날이 오길 희망한다.

*이글은 ‘2014 장애청년드림팀 6대륙에 도전하다’, '바디히어링'팀의 조민희님이 보내왔습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취재팀(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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