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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영화관람, 여전히 ‘그림의 떡’

화면해설·한글자막 상영 극소수…법적의무사항도 ‘외면’

편의제공, 안내서비스, 개인사업자 지원 등 필요 목소리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2-12-18 16:27:22
장애인의 사회활동의 참여가 늘어감에 따라 문화예술에 대한 장애인의 욕구도 높아지고 있지만, 영화관람 환경은 여전히 열악한 상황에 빠져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장애물없는생활환경시민연대(이하 무장애연대) 배융호 사무총장은 18일 이룸센터에서 열린 ‘장애인 영화 관람 환경 실태현황 및 개선방향을 위한 토론회’에서 실태조사를 발표하며, 장애인을 위한 편의 제공이 시급함을 제언했다.

무장애연대가 장애인정보문화누리,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등 총 7개 장애인단체와 함께 지난 5월부터 11월까지 전국 16개 시·도 현재 영화 상영 중인 전국의 영화관 228개, 총 1051개 상영관을 분석한 결과 법적의무사항인 장애인관람석 1% 이상 설치된 영화관은 102곳이었다.

반면 1%미만 설치된 곳은 39곳이나 돼 가장 보편적인 문화활동인 영화관람권 조차 지켜지고 있지 않고 있었다.

주출입구 경사턱의 경우, 2cm이하가 87곳, 2cm 초과 48곳, 아예 이용이 불가능한 곳 18곳으로 대부분 경사로를 통해 휠체어가 이동하기에는 불편함이 없었다.

주출입구 점형블록은 미설치가 100곳으로 가장 많았고, 설치 73곳, 기타 8곳이었다. 엘리베이터는 설치 132곳, 미설치 18곳, 기타 5곳이었다.

상영관내 휠체어 사용자용 좌석 위치는 앞줄의 경우가 500곳으로 월등히 많았다. 이어 뒷줄 또는 가운데줄 137곳이었으며, 좌석이 아예 존재하지 않은 경우도 101곳이나 됐다.

감각장애인의 경우는 더욱 심각했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한국영화 자막 상영을 안 하는 곳이 124곳으로 가장 많았으며, 10회 이하 63곳, 10회 초과 8곳으로 도가니 이후 장애인단체에서 끊임없이 요구해왔던 한글 자막 상영이 반영되지 않았다.

화면해설 영화상영의 경우도 가장 많은 128곳이 상영을 하지 않았다. 이어 10회 초과 8곳, 10회 이하 6곳으로 매우 적었다.

청각장애인의 집단보청장치의 경우, 설치가 된 곳이 18곳밖에 불과했으며, 125곳이 설치가 되지 않았다. 의사소통수단 등 정당한 편의제공의 경우도 제공하지 않은 곳이 127곳으로 가장 많았고, 제공이 되는 경우는 13곳에 불과했다.

배 사무총장은 “많은 영화관을 조사하려고 했지만, 조사를 거부한 곳도 많고, 직접 찾아가보니 문을 걸어 잠근 곳도 많았다. 국내 영화관의 장애인 관람 환경이 매우 열악한 수준이나 전국적인 차원의 실태조사가 없다”며 “장애인화장실 남녀 별도설치 등 편의시설 문제 뿐만 아니라 자막 및 화면해설 영화 확대까지 다양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열악한 실태조사 결과에 대해 장애인들도 경험을 밝히며,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충북수화통역센터 정희찬 센터장은 "청각장애인을 위한 한국영화 자막서비스가 거의 제공되지 않아 외국영화를 많이 접한다. 2000년대 이후 DVD가 나오면서 자막 서비스가 되서 한국영화를 접할수 있게 됐지만, 아직까지 (자막서비스가 안되는)영화관은 가기 힘들다"며 "한글자막서비스를 제공하면 청각장애인이 이기적이다 생각하는 비장애인이 많다"고 토로했다.

이어 정 센터장은 "60대 이상의 청각장애인 경우, 문맹일 경우가 많아 한글자막을 못 읽어 수화서비스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며 "이를 의무화해도 실질적으로 시행할 영화관이 있을지 의문이다. 비장애인의 불만때문에 우려가 되지만, 청각장애인을 위한 자막서비스를 어떻게 할지 복합적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시각장애인인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이승철 연구원은 "조사결과를 보지 않아도 내용은 어림짐작할 수 있을 정도다. 현재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많다보니 규모는 커졌지만 통로는 복잡하고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곳에서 시각장애인들이 과연 정당한 편의제공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물리적 접근, 좌석을 앉고, 재밌게 영화를 볼 수있는 컨텐츠 접근성 복합적으로 문제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화면해설을 해주는 영화관의 경우, 좋은 의도에서 시각장애인영화관람권을 위해 사업의 일환으로 상영해주는 서비스해주는 영화관만 응답을 한거 같다"며 "최근 영화 광해를 통해 학생들에게 화면해설 영화를 보여줬더니 별로 좋아하지 않더라. 화면해설 서비스를 제공할때 상업적으로 영화관이 운영되기는 힘들 것이다. 앞으로 논의가 많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박홍구 서울지부장은 "이번 조사에 경남, 충북쪽 주로 지방쪽에 직접조사를 나갔다. 지방에는 10개중 2~3개가 개인상영관인데 인식조차 이뤄지고 있지 않다"며 "밀양의 개인상영관의 경우, 엘리베이터가 있는데 그 앞에 계단이 있고, 부르는 장치도 없었다. 주인은 '장애인 안와도 걱정없다','장애인이 안와도 상관없다'란다. 인식이 엉망이다"고 말했다.

이어 박 지부장은 "어떤 영화관은 장애인화장실을 잠궈두고 다른 용도로 쓰고 있는 경우도 있다"며 "개인 극장주들을 위해 편의시설 설치 시 국가에서 지원해주는 방안이 필요하다. 실제로 4년전에 지은 건물의 경우도 편의시설이 엉망인 곳도 있다. 지방 개인사업자들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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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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