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장애 이후 다시 찾은 미술가의 꿈
막 오른 ‘경남국제아트페어’…‘김정욱 展’ 주목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2-06-29 16:21:24
경남미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알린다는 종합미술박람회인 ‘2012경남국제아트페어’가 지난 28일 오후 3시 창원컨벤션센터 제2전시장에서 개막되었다.
오는 7월 1일까지 4일간 펼쳐지는 이번 아트페어에는 100여 명 작가들의 1000여 점에 달하는 작품이 출품되었단다. 특히 경남지역 작가를 비롯하여 전국의 다양한 갤러리를 확보해 모두 84개 부스가 설치되었다.
이번 아트페어에 설치된 84개의 부스 중에서 A-44 부스를 김정욱 작가가 차지했고 그 옆에 있는 A-45 부스가 이번 김정욱 작가의 전시를 도와 준 작가의 친구이자 지도 선생인 이선엽 작가의 부스였다.
한 송이 꽃이 아니라 한 점의 그림을 완성하기 위해서 김정욱 작가는 오래 기다리며 참으로 먼 길을 돌아 온 사람이었다.
고등학교 시절 미술대학 진학을 꿈꾸며 석고데생과 수채화에 매달렸다. 미술이라니! 집안의 반대가 심했다. 특히 아버지는 절대로 미술가는 안 된다고 했다. 아버지는 아들이 경찰이 되기를 바랐던 것이다.
세상에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지만 그는 아버지를 이길 수가 없었다. 아버지를 이기기 위해 대들고 반항하기에는 아버지가 너무나 가엾고 불쌍했던 것이다. 그러나 미술대학을 못 갈 바에는 대학이 별 의미가 없었다. 그는 미술에 대한 꿈을 포기하고 해군에 자원입대했다.
해군을 제대하자 선박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그는 외항선을 타고 몇 년간 세계 곳곳을 누볐다. 몇 년을 바다에서 보내자 너무나 땅이 그리워서 배를 내렸다.
그 곳에는 아들에 대한 아버지의 꿈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아버지의 꿈을 자신의 꿈인 양 경찰이 되었다. 경찰공무원이 되어 나타났을 때 이선엽 작가는 ‘참으로 호기 있게 젊음을 즐겼다. 적어도 나에 비하면’이라며 친구를 회상했다.
아들이 경찰이 되어 준 것이 아버지가 꿈을 이룬 종착역이었는지 아들이 그 꿈을 이루자 아버지는 세상을 떴다. 아버지가 가신 설움에 울고, 아버지에게 불효한 자신이 미워서 울고, 그렇게 눈물 속에서 아버지의 장례를 치루고 돌아오다가 교통사고를 당했다.
전신마비 장애인이었는데 목숨은 참 끈질기기도 했다. 가슴에 맺힌 한과 분노가 어느 정도 갈아 앉자 주변에서는 그림을 권했다. 그는 구족화가는 아니었지만 손이 자유롭지는 못했다.
미술을 전공했던 친구 이선엽 작가는 어쩌면 친구가 찾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며 그에게 무작정 이젤을 들이 밀고 캔버스를 세우고 붓과 물감을 안겼다고 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녹치가 않았다. 그의 손의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했으므로 가슴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던 창작에의 열정과 묘사 탐구를 그의 손이 따라가지 못했다.
그는 힘도 없고 불편해진 손등에 압박붕대로 붓을 감아 그림을 그렸다. 그러자니 자연히 선이 바르지 못했고 바르지 못한 선은 예전의 묘사력을 담아내지 못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낙담하지 않고 휠체어에 의지한 채 정신을 집중하여 그림을 그렸다. 이선엽 작가는 그의 작품은 점묘화를 연상시킨다고 했다. 그는 짧은 터치를 이용하여 형태를 묘사하는 점묘적 기법으로 작품을 완성했던 것이다.
이선엽 작가는 묘사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비구상 작품을 제의 하였으니 그는 한사코 고집을 꺾지 않았다고 한다.
“미술에 대한 기본 이론이 부족한 나에게 비구상작업은 비겁한 변명이다. 어쩌면 장애인이라는 핸디캡을 악용하는 짓일 수도 있다.” 그는 어렵고 불편하지만 최선의 노력으로 그의 꿈과 희망의 길을 걷겠다고 했다.
김정욱 작가는 혼자서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쉽지 않다. 손에 붓을 묶어서 그림을 그리므로 손에 붓을 묶어주는 사람이 있어야 된다. 50호 이하의 작은 그림은 이젤에 바치고 그리지만 옆에서 물감도 짜 주어야 하고…….
12월쯤에는 개인전을 열 계획으로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는 고흐를 좋아한다고 했는데 그림을 다시 시작한지 이제 경우 5년이니 고흐 같은 강렬한 그림을 언제쯤 그리게 될는지.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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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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