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백제박물관 건물 전경. ⓒ박종태

서울시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한성백제박물관’의 공사가 한창이다. 오는 4월 21일 개장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준공된 박물관은 지하3층 지상 2층 건물이다. 1층에는 전시로비, 기념품상점, 기획전시실, 한성백제 이전 시대를 보여주는 상설전시실과 학예연구실이 있다. 2층은 전체가 한성백제 역사를 보여 주는 상설전시실, 3층은 휴게실이다.

지하1층에는 강의실, 도서실, 130석 규모의 공연장, 수장고, 주차장이 있으며 지하2층에는 주차장 및 기계전시실이 있다.

개장을 준비하고 있는 박물관을 장애인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을까? 지난 11일 찾아가 장애인편의시설을 점검한 결과, 관람하는 데 불편이 뒤따를 것으로 보였다.

박물관 외부에 설치된 점자유도블록은 색이 바랜 상태로 지면 아래로 꺼져 있어 수동휠체어 장애인들이 턱에 걸려 넘어질 위험이 있었다. 배수로도 수동휠체어 바퀴가 빠질 위험이 있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1층 로비에 설치된 둥근모형의 엘리베이터 2대 앞에는 점자유도블록이 양호하게 설치됐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구조상 어쩔 수 없지만 점자유도블록이 휠체어의 출입을 방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상 및 지하 계단에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점자유도블록과 손잡이에 각층을 알려주는 핸드레일 촉지판이 전혀 설치돼 있지 않았다.

박물관에는 장애인화장실이 지상1층과 지하1층에 각각 남녀로 구분돼 설치됐다. 장애인화장실의 출입문은 장애인들의 이용이 편한 터치식자동문이다. 내부 공간은 남성장애인화장실은 넓었고, 여성장애인화장실은 좁았다.

내부를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휴지걸이는 사용하기 편한 위치에 설치된 반면 중증장애인들이 기댈 수 있는 등받이, 비상호출버튼, 세면대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장애인화장실과 비장애인화장실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유도블록과 성별을 알려주는 점자촉지판이 양호하게 설치됐다. 하지만 남성화장실의 경우 세면대에 손잡이가 없어 목발 장애인들이 넘어질 위험이 있었다.

지하1층의 130석 규모의 공연장 및 영화관은 좌석 옆 통로가 계단으로 설치돼 있으며, 휠체어장애인 좌석이 없다. 단상도 계단으로 휠체어장애인들이 올라 갈 수가 없다.

박물관 담당자는 이 같은 장애인편의시설 불편 해소에 대해 정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박물관 1층에 설치된 둥근모형의 엘리베이터. ⓒ박종태

박물관 계단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유도블록과 손잡이에 핸드레일 촉지판이 없다. ⓒ박종태

오는 4월 21일 개장을 목표로 내부공사가 진행 중이다. ⓒ박종태

화장실 입구 벽면에는 시각장애인에게 성별을 알려주는 점자촉지판이 잘 설치됐고, 그 밑에 점자유도블록 설치도 양호했다. ⓒ박종태

장애인화장실 내부에는 중증장애인들이 기댈 수 있는 등받이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박종태

비장애인화장실 세면대에는 손잡이가 설치돼 있지 않아 목발 장애인들이 넘어질 우려가 있었다. ⓒ박종태

비장애인남성화장실 소변기 양 옆에 손잡이가 없다. ⓒ박종태

지하1층 공연장 및 영화관 통로는 계단으로 돼 있고, 휠체어장애인 좌석이 없었다. ⓒ박종태

박물관 외부에 설치된 점자유도블록. 색이 바랜 상태로 지면 아래로 꺼져 있어 수동휠체어 장애인들이 턱에 걸려 넘어질 위험이 있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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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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