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역서울 284' 모습. ⓒ박종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대자인문화진흥원은 2년 동안의 복원사업 끝에 옛 서울역사(사적 284호)를 전시, 공연 등이 가능한 복합문화시설 ‘문화역서울 284’로 탈바꿈시켰다.

이에 따라 지난 9일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 허준영 코레일 사장 등 내·외빈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관식을 가졌다.

탈바꿈 된 옛 서울역 1층의 중앙홀은 공연·전시·이벤트·카페 등의 다목적 공간으로 사용된다. 1·2등 대합실, 부인대합실, 역장실, 귀빈실 등은 전시실로 활용되며 중앙홀 돔 천장에는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가 설치돼 있다.

2층의 준비실, 배선실, 대합실, 예비실은 전시실로 바뀌었으며 일제강점기 조선 최고의 양식당으로 유명했던 그릴은 다목적홀로 사용된다. 여기에 화장실과 이발실은 1925년 준공 당시의 원형 구조를 고스란히 간직한 채 복원전시실로 꾸며졌다.

그렇다면 오는 11일부터 시민들에게 공개될 예정인 ‘문화역서울 284’를 장애인들은 편하게 이용할 수 있을까? 개관식 당일 점검결과, 장애인들 위해 노력한 흔적은 보이지만 곳곳에서 개선해야할 점들이 발견됐다.

먼저 출입문 앞에는 약간의 턱이 있어 수동휠체어 이용 장애인들이 넘기 불편했다. 또한 출입문 입구에는 스테인리스 점자유도블록이 설치돼 있어 물기가 있을 경우 목발 이용 장애인들이 넘어질 수 있고, 저시력장애인들의 경우 빛 반사로 인해 점자유도블록 구분을 못할 수 있다.

1층 중앙과 좌측에는 2층으로의 이동을 위한 엘리베이터가 각각 설치돼 있다. 하지만 버튼 밑에 설치된 점자유도블록은 스테인리스였다.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계단에는 시각장애인들 위해 노란색 점자유도블록이 잘 설치됐다.

장애인화장실은 1층 우측 끝에 마련된 한 곳 뿐이다. 남녀 비장애인화장실 안에 각각 마련돼 있어 성별이 다른 활동보조인의 출입에 어려움이 있었다.

비장애인화장실 출입문은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이 열기 힘든 여닫이문인 반면 장애인화장실의 출입문은 터치식자동문으로 설치됐다.

공통적으로 장애인화장실 내부는 좁아 전동휠체어·스쿠터의 출입에 어려움이 있었다. 세면대 손잡이는 공간을 넓게 활용할 수 없는 고정식으로, 휠체어 장애인들의 용변기 접근을 방해했다. 용변기에는 비데가 잘 설치돼 있었지만 용변 후 물이 자동으로 내려가는 센서가 변기뚜껑에 가려 작동이 안됐고, 비상호출버튼이 없었다.

여성장애인화장실의 경우 용변기 맞은편 아래 벽면에 설치된 온풍기가 휠체어 장애인들의 출입을 방해하고 있었다.

남성장애인화장실의 경우 용변기 옆에 온풍기가 설치돼 있어 휠체어 장애인들의 용변기 접근 불편을 초래하고 있었다.

모든 남성비장애인화장실 소변기 양 옆에는 손잡이가 설치돼 있지 않고, 소변기가 높았다. 손잡이가 필요한 이유는 목발 이용 장애인, 휠체어 장애인 등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남녀비장애인화장실 입구에는 시각장애인들에게 성별을 알려주는 ‘점자촉지판’과 그 밑에 점자유도블록이 양호하게 설치돼 있었다.

이 밖에도 1층 통로에 마련돼 있는 휴식공간에는 의자와 탁자가 설치돼 있지만, 휠체어 장애인 등은 이용할 수 없었다.

지난 9일 개관식에 참석한 외빈들이 직원의 설명을 들으며, '문화역서울 284'를 둘러보고 있다. ⓒ박종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이 열기 힘든 여닫이문을 통해 비장애인화장실을 들어가야 장애인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다. ⓒ박종태

여성장애인화장실은 좁고, 용변기 맞은편 아래 벽면에 설치된 온풍기가 휠체어 장애인들의 출입을 방해하고 있었다. 비상호출버튼도 없다. ⓒ박종태

남성장애인화장실의 경우 용변기 옆에 온풍기가 설치돼 있어 휠체어 장애인들의 용변기 접근 불편을 초래하고 있었고, 비상호출버튼도 없었다. ⓒ박종태

남성비장애인화장실 소변기 양 옆에는 손잡이가 설치돼 있지 않고, 소변기가 높았다. ⓒ박종태

'문화역서울 284' 출입구에 턱이 있어 횔체어장애인의 출입이 불편하다. ⓒ박종태

'문화역서울 284' 출입문 앞에는 스테인리스 점자유도블록이 설치돼 있어 물기가 있을 경우 목발 이용 장애인들이 넘어질 수 있고, 저시력장애인들의 경우 빛 반사로 인해 점자유도블록 구분을 못할 수 있다. ⓒ박종태

1층 중앙과 좌측에는 2층으로의 이동을 위한 엘리베이터가 각각 설치돼 있다. 하지만 버튼 밑에 설치된 점자유도블록은 스테인리스다. ⓒ박종태

1층 통로에 마련돼 있는 휴식공간에는 의자와 탁자가 설치돼 있지만, 휠체어 장애인 등은 이용할 수 없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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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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