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서울 대방동 공군회관에서 2010 구상솟대문학상 수상자 시상식 후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솟대문학

계간 솟대문학(발행인 방귀희)에서 매년 실시하는 구상솟대문학상의 올해 수상자가 가려졌다.

구상솟대문학상운영위원회(위원장 김초혜)는 2010 구상솟대문학상 제14회 본상 수상자로 강동수 씨의 <감자의 이력>를 선정하고, 제19회 올해의 최우수상 수상자로 심철수 씨의 <살아있는 것은 다 운다>를 선정했다.

강동수(남·49·지체장애) 씨는 2009년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최우수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고, 심철수(남·61·신장장애) 씨는 2009년 솟대문학 3회 추천 완료를 받은 인물이다.

이번 심사를 맡았던 문학평론가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김재홍 교수는 "강동수, 심철수 두 수상자가 만만치 않은 저력을 보여주어 구상솟대문학상의 높아가는 수준을 가늠할 수 있게 해주었다"고 전했다.

심사위원들은 강동수 씨의 <감자의 이력>은 시상 전개와 시적 구성의 밀도와 사유의 심도가 능숙하고, 심철수 씨의 <살아있는 것은 다운다>는 비극적 세계관의 형상력이 가히 수준급이라고 극찬했다.

강동수 씨는 "시작(時作)을 시작한 지 10여 년, 자신이 쓴 시들이 어디선가 고아로 버려질까 두려운 마음이 앞섰었는데 큰 상을 받고 나니 고향에 돌아온 편안함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심철수 씨는 "비무장지대(DMZ)의 찔레꽃처럼 묵묵히 기다리며 가슴이 불러주는대로 시를 받아쓰겠다"고 새로운 각오를 전했다.

솟대문학 방귀희 발행인은 "구상솟대문학상이 회를 거듭할수록 권위있는 상으로 자리매김하며 장애인문학의 위상을 높여주고 있다"며 "내년이면 솟대문학이 창간 20주년을 맞이한다. 솟대문학에 더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다음은 2010 구상솟대문학상 수상작.

-제14회 본상/ 수상작

감자의 이력

강동수

생전에 어머니가 가꾸었던 앞밭에서

감자를 캔다

어머니의 손끝에서 싹을 틔우던 어린것들

주인을 잃고 시들어진 줄기를 걷어낸다

호미가 지나갈 때 주렁주렁 매달려 나오는

어머니의 세월

감자도 이력이 있어 모양을 갖추었다

작은 근심 큰 근심이 같이 매달려 나온다

가끔 검게 타들어간 어머니의 가슴이 세상을 향해

얼굴을 내민다

암 덩이가 몸 속에서 자라듯이

해를 보기 전 알 수 없는 감자의 이력

어둠을 안고 땅거미가 몰려올 때까지

눈물같은 세월을 캔다

-제19회 올해의 최우수상/ 수상작

살아있는 것은 다 운다

심철수

하늘은 살아있으므로 눈물 비 흘리고

땅은 뜨거운 숨 쉬는 흙 가슴이다

뜰의 잡풀시울에 맺히는 흐느낌은

어둠속 신의 설움 바람 부는 흔적이고

정원의 백합 장미꽃들이 꽃눈시울 적시는 이유는

어제 꺾인 백합 장미송이가 그리움 그 때문 아닌가

하늘 신 땅이 울고 백합 장미도 눈물 흘리는데

살아있는 사람이 어찌 울지 못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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