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중심의 가치. ⓒ기쁜우리복지관

기쁜우리복지관은 2019년 서울시의 지원과 대구대학교의 협력으로 '장애인중심서비스 지원을 위한 실천기술연구'를 수행하고 23일 최종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우리 실정에 맞는 장애인중심서비스 지원의 가이드라인을 구축해 장애인 당사자가 사회 구성원으로서 지역사회에 통합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장애인중심지원 실천의 개념과 이에 따른 자기주도 활동 지원방안 등을 제시했다.

에이블뉴스는 장애인중심서비스 지원을 위한 실천기술연구 최종보고서 중 '장애인중심서비스 실천-자기주도적 활동을 위한 지원 실천'의 내용을 세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세 번째는 '자기주도적 활동 프로그램 개발'이다.

■ 프로그램의 기초

원칙이 정해지고 이용인들의 개별적 특성을 이해한 후, 성인발달장애인을 위한 기능 활동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가장 중요한 첫 단계는 프로그램을 위한 철학을 분명하게 하는 것이다.

이용인들은 안전한 환경에서 신체적으로 건강할 권리가 있고,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기존의 능력을 키우는 데 폭넓은 지원을 받을 권리가 있다. 자신을 표현할 권리를 가지며, 다른 사람들과 사회적으로 교류할 기회를 가질 권리가 있다. 이를 고려해 철학을 설정해야 한다.

철학을 설정하면 담당자는 이용인 개인에 대한 주요 목표나 성과를 결정해야 한다. 활동 메뉴에 반영될 만한 주요성과는 ▲감각 자극에 반응하고 처리하는 능력 향상 ▲운동 반응 향상 ▲위생과 건강 관리 ▲사물의 기능과 적절한 사용법 등 12가지가 있다.

12가지 주요성과. ⓒ기쁜우리복지관

주요 성과를 살펴본 뒤에는 각 주요 성과에 따라오는 개별성과를 주목해야 한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각 개인의 역량과 관심사에 가장 잘 부합하도록 성과를 개별화하면 개인에게 가장 현실적이고 의미 있는 학습 기회가 생기며 종합적인 사정 도구의 개발을 위한 기초가 된다.

■ 환경

발달장애인들을 위한 학습환경을 설계하려면 신중한 계획이 필요하다. 개인이 독립적이고 생산적일 수 있는 기회를 극대화하면서 감각적 경험이 풍성한 환경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경 조성=중증발달장애인의 경우 다양한 활동에 대한 인식과 이해를 높이기 위해 쉽게 변경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특정한 방식으로 테이블을 배열해 놓으면 이용인이 곧 공작활동을 하게 될 것을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되도록 가볍고 옮기기 쉬운 가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색상을 활용해 환경을 꾸미면 더욱 이해를 도울 수 있다. 바깥으로 나가는 문을 빨간색으로 칠하면 이용인들은 '빨간 문은 나가는 문'이라고 인식하게 된다. 또한 테이블을 파란색 비닐로 덮으면 '이번 활동은 요리 시간'이라는 시각적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이밖에도 소리, 향기 등을 활용할 수도 있다.

기능적인 동시에 미학적으로도 즐거운 환경이 필요하다. 당사자들이 지내는 공간을 밝고 유쾌하게, 깨끗하게 꾸며야 한다.

고려해야 할 핵심사항=안전을 위해서는 휠체어 등 보행 장비를 이용하거나 둘 수 있는 공간이 충분해야 하며, 핸드레일이 필요한 곳에 잘 설치돼 있어야 한다. 카펫의 끝은 바닥에 접착시켜 걸려 넘어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고, 깔개 등은 없애야 한다.

복도는 조명을 이용해서 항상 밝게 하고, 프로그램 장소의 조도는 자연광을 최대한 유지해 적당한 조도를 유지해야 한다. 사용하지 않는 장비는 치워놓아 이동 경로를 깔끔하게 한다.

공간의 크기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해야 한다. 대근육을 사용하는 신체활동에는 큰 공간을, 소근육 활동이나 집중력이 필요한 과제수행에는 작은 공간을 사용해야 한다. 또한 테이블의 크기는 혼자서 사용하기에 적당한 정도로 하고 집단활동을 할 때는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개인의 물품을 보관할 수 있는 개별 공간을 확보해줘야 하며, 필요에 따라 사생활을 보장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

화장실, 교실, 현관은 보조기구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이 어려움 없이 드나들 수 있도록 디자인해야 하고, 비슷한 용도의 물건은 유형화해 같은 곳에 보관한다. 사진이나 부저 등 감각을 사용해서 장소를 구분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벽에 거는 장식물들은 눈높이에 맞춘다.

한편 큰 거울을 벽에 걸어 이용인들이 자신의 전신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용인들의 안락함을 위해 다양한 가구를 갖추고 가장 편한 자세를 취할 수 있도록 한다. 단순한 디자인을 사용하고 변화를 천천히 주면서 이용인들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용인들의 재능과 흥미와 관련된 깔끔한 장식을 사용하고, 프라이버시가 필요할 때는 가림막 등도 활용한다.

다양한 감각 체험하도록 설계할 때 고려할 사항=기본적인 환경조성이 끝나면 이용인들이 다양한 감각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들을 생각해야 한다. 다양한 감각을 사용하게 되면 이용인들이 학습활동에 선호하는 감각기관을 사용하는 기회가 늘어나게 된다.

시각적으로는 다양하고 대비되는 색채를 사용해 방의 성격을 규정한다. 교재를 이용인의 시야 안에 들어오게끔 두고 다양한 전등을 제공해서 최대한 잘 보이게끔 한다. 교육재료는 전체 또는 부분이 움직이는 것을 제공하는 것이 좋은데, 이렇게 할 때 이용인들은 '움직임'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청각적으로는 라디오나 뮤직비디오, 음악CD 등을 이용해 '음악 영역'을 설치하고 이용인의 선호를 파악해 활동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배경음악을 제공한다. 기능적인 기술을 개발하는 데는 소리 나는 물체를 사용하고, 다른 사람과의 거리를 감지하는 것이 중요할 때에는 조용한 환경을 확보해 주어야 한다.

주변 환경 속에서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촉각적 경험도 제공한다. 온도와 밀도, 습하고 건조한 정도 등을 느낄 기회를 제공하고 다양한 질감의 음식을 제공한다. 여러 재질의 옷을 활용할 수도 있다.

제라늄, 천수국과 같이 자극적인 향기를 내는 식물을 심어 후각적으로 활용하고, 식사시간이나 모임활동 시 다양한 미각경험을 제공하며, 요리하는 동안 최종 완성품과 다른 맛을 내는 재료 각각을 맛보도록 한다.

■ 사정 과정

다음 단계는 개인의 능력과 흥미, 요구를 종합적으로 사정하는 프로세스를 개발하는 것이다. 사정은 이용인들의 능력과 타인과의 관계, 학습방법 등 매우 값진 정보를 얻는 과정이다. 담당자가 이용인들이 어떤 성과를 목표로 두고 어떤 활동을 선택해야 할지, 어떤 방법으로 진행할 지 결정하는 데 매우 도움이 된다.

사정 도구=사정 도구를 통해 이용인 개개인을 위한 계획을 세우는 데 가장 적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용인이 가장 흥미를 느끼는 과제를 제시하라. 그러면 이용인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된다. 이용인이 학습에 선호하는 감각기능의 종류와 강도까지 감각 자극에 견딜 수 있는지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사정은 새로운 이용인이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 그 이후로 매년 실시해야 한다. 형식을 갖추지 않은 가벼운 사정은 매일 이용인과 상호작용을 할 때마다 실시한다. 담당자는 이용인의 태도, 수행, 외양을 평가하고 확연한 변화를 기록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개선이나 악화 등 패턴이 나타나면 연간 정기 평가가 있기 전에 다른 팀원들과 논의할 필요가 있다.

사정은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이뤄져야 한다.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장소 또는 지역사회 환경에서 실시할 수 있으며, 이용인들은 그들이 처한 환경이나 항상 하는 활동을 할 때 가장 수행능력이 뛰어나다.

행동의 관찰과 기록=개인을 관찰하는 것은 발달장애인을 사정하고 평가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며 이용인을 위한 개별화되고 기능적이며 의미 있는 프로그램을 계획하는 데 기초가 된다. 언어 사용이 원활치 못한 장애인들은 행동과 감정표현을 통해 의사를 표현한다. 담당자가 개인이 감정을 표현하고 과제를 완수하고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는 방법을 관찰하는 것이 유일한 사정 방법인 경우가 많다.

관찰기술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담당자들이 서비스 이용인들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한 질문들을 스스로 해야 한다. 이용인이 무엇을 바라보는가? 언제 말하거나 목소리를 내는가? 선호하는 의사소통 방식은 무엇인가? 과제에 흥미를 느끼고 있는가? 다른 사람과 만나는 방식은 어떤가? 어떤 감정을 보이는가? 등을 파악해야 한다.

이용인들의 행동과 행동이 일어난 상황의 중요한 측면을 잊기 쉬우므로 필요 시 잠깐 시간을 내어서 기록해야 한다. 기록은 객관적으로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보이는 것을 기록하면 기록물 중에서 세부적인 내용이 서로 묶여 수행 패턴이 나타날 것이다. 관찰일지는 진도 점검과 학습방향을 정하는 뿐만 아니라 적합한 개별 프로그램을 계획하기 위한 기초가 될 것이다.

서비스 계획=서비스 계획은 사정도구를 사용해 얻은 결과와 관찰일지, 관리 직원이나 가족 구성원으로부터 얻은 정보를 해석하고 요약해 계획을 개발하는 과정이다. 이 모든 노력이 합쳐질 때 의미 있는 서비스 계획을 개발할 수 있다.

특별히 지정된 담당자가 모든 전문가 팀원들로부터 의견을 취합해 이용인의 현재 능력, 흥미와 필요, 치료 등의 목표를 정하고 당사자 및 가족의 의견을 듣는 과정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이렇게 계획이 완성되면 이용인의 능력과 필요에 따라 의미 있는 활동일정을 짠다.

■ 일정

일반적인 일정은 담당자가 주간·월간 활동을 계획하는 데 사용한다. 감각경험과 신체활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일정을 짜고 관찰 결과 이용인들의 흥미에 따라 활동 시간을 설정한다. 출석해서 하루 일과를 살피도록 하고, 모임 참석 전에 개인관리 활동을 하는 등 자연스럽게 계속해서 활동할 수 있도록 흐름을 만든다.

일반적인 일정을 짠 후에는 이용인들의 개별 능력, 흥미, 필요에 맞게끔 개별화해야 한다. 이용인들이 좋아할 만한 활동과 능력을 보여서 성취감을 느낄 만한 활동을 정한다. 담당자의 체력과 흥미를 고려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이용인들이 활동을 통해서 자신의 능력을 확인하고 즐기며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하거나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등 유익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어야 한다.

중증발달장애인의 경우 의사가 지시한 활동(작업치료, 물리치료, 언어치료 등)을 위한 개인적인 시간도 필요하기 때문에 이를 언제 할 것인가 결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 실행

마지막은 12개 활동 강조사항을 수행하기 위한 활동 실행을 준비하는 것이다. 담당자는 이용인들을 가장 효과적으로 훈련할 전략을 만들어 이용인의 학습 잠재력을 극대화해야 한다.

계획=활동은 계절이나 공휴일 등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일과 관련되도록 한다. 이용인들은 실제 삶과 연결된 활동을 할 때 그 활동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또한 한 가지 활동을 계획할 때 관련된 다른 활동들도 고려하는 게 좋다. 사과 따기 활동을 한다면 사과잼을 만드는 활동도 할 수 있고, 사과주스를 만들어 모임을 열 수도 있다.

여러 가지 과제를 한꺼번에 수행하게 하는 '복잡한 활동'을 계획해 보는 것도 좋다. 물론 이용인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부분만 참여할 수 있는 '부분 참여' 개념도 기억해야 한다.

이때 이용인들이 타인과 주변 환경을 돌보는 책임을 지는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자신의 소지품을 정리하고 활동이 끝난 후에 재료를 치우는 것을 가르치고 격려하라.

지역 내 외출을 할 때는 지역사회 구성원들과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같은 곳을 자주 가는 곳이 도움이 된다. 지역 사람들에게 이용인들과 담당자 자신도 소개한다.

교육 기술=복합적인 감각 경험을 제공하고, 독립적으로 움직이도록 지원한다. 이용인들에게 반응할 시간을 주고 성공적이거나 적절한 행동을 한 경우 즉각적이고 구체적으로 칭찬해 이를 강화하도록 한다.

터치를 해야 할 때는 힘을 주어 터치할 필요가 있다. 가벼운 터치는 단지 간지럼을 일으킬 뿐이다. 힘을 주어 만져주는 것은 마음을 진정시키기도 한다.

개별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용인이 '따라오게' 하는 것이다. 담당자 한 명이 모든 이용인의 개별 활동을 계획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담당자가 원예활동에 관심이 있다면 '화단 가꾸기 동아리'를 만들어 소수의 이용인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다.

미리 계획하지는 않았지만 우연히 교육의 기회가 올 때도 있다. 이러한 경우가 생겼을 때는 놓치지 말고 활용하는 것이 좋다.

계속해서 새로운 교육자료를 제공하고 이용인의 흥미와 능력에 맞는지 평가한다.

선택을 최대한 활용하기=중증발달장애인도 자신이 좋아하는 활동, 장소, 교육자료, 활동을 같이하고 싶은 사람을 선택할 수 있다. 이용인들은 일상 활동과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그들이 무엇을 좋아하는가를 보여줄 것이다.

다양한 소그룹을 동시에 제공해서 그들의 흥미와 능력에 가장 맞는 것을 고르도록 해야 한다. 다양한 교육재료를 제공해 이용인들이 천천히 살펴보고 어떤 의미가 있을지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자주 이 과정이 반복되면 이용인들은 재료와 활동에 대한 선택에 익숙해질 것이다.

어떤 감각 또는 신체기능의 결여가 이용인의 선택능력에 영향을 주는가를 이해해야 한다. 촉각 기능이 부족한 이용인에게 물건을 만져보면서 선택하게끔 하면 안 된다. 동작의 범위가 좁은 사람에게 멀리 떨어진 곳의 물건을 선택하도록 요구하면 안 된다.

이용인이 최상이 아닌 선택을 할 경우에도 담당자는 그것이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도록 지지해 줘야 한다.

일반일정에 맞는 일일 활동영역에 대한 짦은 설명을 적은 '지시문'이나, 12가지 활동 강조사항에 따라 각각의 활동이 적혀 있고 각각의 주요 성과목표가 윗부분에 적혀 있는 '활동표'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일반일정 활동표. ⓒ기쁜우리복지관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