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드림팀 고명팀. ⓒ김보민

한국장애인재활협회와 신한금융그룹이 주관하는 '2017장애청년드림팀 6대륙에 도전하다', 고명팀이 지난 8월 27일부터 9월 5일까지 그룹홈을 주제로 노르웨이 연수를 다녀왔다. '고명'이라는 팀명은 팀원 5명 개개인의 색다른 매력으로 드림팀을 빛내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지난 8박 10일간의 노르웨이 연수 내용을 연재한다.

고명팀은 8월 28일 노르웨이 콩스버그시 그룹홈에 거주하는 다운증후군 장애인 Torill Heia(58세), 그리고 그녀와 각별한 친구 사이인 Britt-Westergård Evy 교수를 만났다.

Britt Evy는 현재 Oslo and Akershus 대학교의 보건과학 교수로 발달장애와 관련해 활발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Torill Heia는 노르웨이 그룹홈에 거주하며 배우고 느꼈던 점들을 담아 ‘Friends’ 책을 저술해 2015년에 문학상을 수상했다.

고명팀은 그들로부터 장애인 그룹홈 및 작업장에 관해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는 기대를 품으며 방문했다.

그들은 연수 전부터 고명팀에게 매우 호의적이었으며, 이날 Torill Heia가 일하는 작업장, 그 주변의 아동 주거기관, 주간단기보호센터 그리고 Torill Heia가 거주하고 있는 그룹홈, 총 4곳을 가이드 해 주었다. 분량 상 본 기사에서는 ASVO 작업장을 다루며, 이어서 다음 편에 Torill Heia가 거주하는 콩스버그시 그룹홈 방문기를 다루겠다.

ASVO 작업장 소개를 듣고 있는 고명팀. ⓒ김보민

고명팀은 가장 먼저 Torill Heia가 근무하는 작업장인 ASVO-Kongsberg를 방문했다. 그녀는 이 기관이 설립된 1988년부터 이곳에서 오래도록 일을 해왔다. 그동안 다양한 업무를 해왔는데 현재는 일주일에 두 번 과일 포장 작업을 하고 있다. 그녀는 이곳에서 일하는 것에 대해 매우 행복해하며 이렇게 말했다.

“내가 만약 이곳에서 일하지 않았다면, 나의 모든 것들이 멈춰있었을 거예요.”

그녀를 이렇게 행복하게 하는 콩스버그시 작업장은 과연 어떤 곳일까? 고명팀은 작업장 총괄 매니저 Jane Midtbø , 시장 매니저 Ståle Skau, 그리고 인적자원 관리자 Morten Neteland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 작업장에 대한 규제는 정부에서 하고 있으며, 주식의 모든 지분도 콩스버그시 정부에서 소유하고 있다. 예산, 투자 등 전체적인 책임을 맡는 이사회 멤버도 한 명을 제외하고 콩스버그시 정부에서 지명한다.

이곳의 재정 조달은 40%는 국가 및 지방정부의 펀딩, 60%는 재화 및 서비스를 판매함으로써 얻는 수익에서 온다. 그리고 업무는 보통 2가지 방식으로 주어지는데, 민간 기업이 일감을 주면 작업장에서 일해서 보내주거나, 장애인을 직접 민간 기업으로 보내는 것이다.

콩스버그시 ASVO 작업장을 방문한 고명팀. ⓒ김보민

이와 관련해 팀원 오주연 양은 ‘고용주가 장애인을 고용함으로써 받는 경제적 혜택이 있느냐’고 질문했다. 그에 대한 답변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장애인이 일한다고 해서, 그 결과물의 품질이 결코 낮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것은 당연히 없다는 것이다.

이는 이곳을 일반 기업과 차별화하지 않고 최대한 똑같이 운영하려 노력한다는 의미다. 한국에 깔려있는 ‘장애인 고용은 비효율적이므로 고용주가 특정한 혜택을 받아야 한다’는 내재적 인식이 이곳엔 없다는 걸 실감할 수 있다.

ASVO 작업장은 단순히 장애인들에게 일감을 주는 것만 하진 않는다.

노르웨이에선 ‘사회복지 혜택을 받으려면, 직업을 가져야 한다’고 최근에 법이 바뀌었기 때문에 이런 사유로 들어온 장애인들이 많다. 따라서 ASVO는 그들의 적성을 찾아주는 상담을 제공하고, 또 자기 계발할 수 있도록 지원해준다.

그리고 직원 개개인의 능력에 맞춰 일감을 연결해준다. 실제로 우리는 ‘과일배달 패키지’ 작업 과정을 쭉 보았는데, 이 과정 내에서도 개인의 능력에 따라 맡은 업무가 다 달랐다.

또한 ASVO는 직원들에게 복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역 의료기관과 연계하고 있고, 혼자 생활하기 어려운 직원들에게 주거를 제공하기 위해 보호주거시설과 연계하고 있다.

ASVO 작업장은 내년에 30주년을 앞두고 있다. 관리자들은 ‘이곳에선 개개인이 중요한 게 아니라 공동체가 중요하다’고 말하며, 모두가 함께 일할 수 있는 작업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또한 근로자들이 자존감을 충분히 갖고 일할 수 있도록 그만큼 좋은 작업환경으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작업장 시설을 견학하면서 만난 장애인 근로자들은 그들의 업무에 만족감을 느낀다고 하며 행복감을 내비쳤다. 우리나라 장애인들도 그러한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이 글은 '2017 장애청년드림팀 6대륙에 도전하다' 고명팀의 김보민님이 보내왔습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취재팀(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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