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장애청년드림팀 6대륙에 도전하다' 고명팀. ⓒ김보민

한국장애인재활협회와 신한금융그룹이 주관하는 ‘2017년 장애청년드림팀 6대륙에 도전하다’ 프로젝트가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그 가운데 고명팀은 ‘장애인 자립과 그룹홈’을 주제로 노르웨이 연수를 앞두고 있다.

그룹홈이란 장애인 거주시설의 한 종류로 지역사회 내 보통 주택에서 소수의 장애인들이 공동으로 생활하는 형태다. 이것은 장애인들의 사회자립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다른 형태의 시설과 다르다. 그룹홈은 ‘지적장애인들도 일반 주거환경에서 일반 생활을 누리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생겨났으며, 노르웨이가 그 원조이다.

고명팀은 노르웨이 연수를 앞두고 국내 그룹홈의 실태를 보다 생생히 파악하고자 최근 ‘다운누리 주단기보호센터’와 ‘다복스위트홈’ 두 곳을 직접 방문해 사회복지사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시립중랑장애인단기보호센터 다운누리. ⓒ김보민

우선 ‘다운누리’는 지적장애, 자폐성장애, 뇌변병장애를 갖고 있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거주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장애인들의 인지 및 체력 발달을 도모하고 있다. 예를 들어 종이접기, 악기 연주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이것은 거주자들의 선호를 반영한 것이다. 그리고 성교육, 안전교육 등은 필수적으로 진행된다.

현재 고정적인 거주 인원은 11명이다. 그 외로 갑자기 가족이 돌보지 못하게 된 경우, 가정폭력 당한 장애인들을 긴급 보호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시적으로 시설을 제공한다. 그룹홈 퇴소는 본인이 원할 때 언제든 가능하다.

이곳은 국내 시설들 중 상당히 좋은 편에 속한다. 주택 내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있고, 지하에는 예술 활동, 운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구비되어 있다. 상담실, 거실은 공동 사용하며, 한 방에 3명씩 들어가도록 되어있다.

그러나 사회복지사 6명이 교대하며 다운누리를 24시간 내내 관리하는 구조인데, 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 사회복지사들을 위한 휴게 공간, 침실이 별도로 존재하지 않아 복도에서 잠을 청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또한 조리사가 따로 있지 않아, 사회복지사들이 요리, 배식, 청소, 빨래 모든 걸 직접 해야만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또 다른 문제로는 기관이 집을 마련하면 서울시에서 확인하고 비용을 주는데 이 때, 비용투자와 허가가 쉽지 않아 초기에 비용이 많이 들고 지원이 늦는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와 관련한 정책이 바뀌어야 소규모 기관이 비로소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다.

공동생활가정 다복 스위트홈. ⓒ김보민

두 번째로 장애인 공동생활가정인 다복 스위트홈을 방문했다.

이곳에선 현재 다운증후군 장애인 4명이 거주하고, 사회복지사 1명이 배정되어 있다. 장애인들은 낮 시간엔 직업 생활 또는 직업 훈련 프로그램을 하고, 오후 4시부터 익일 9시까지 이곳에서 생활하는 방식이다.

당사자 및 보호자가 상담을 거쳐 서비스 이용을 원하면, 사전 체험 후 적응 여부 판단해 입주를 허가하고, 장애인 당자사가 원할 때 언제든지 퇴소할 수 있도록 한다.

고명팀은 앞서 방문한 다운누리와 마찬가지로 다복 스위트홈에서도 사회복지사의 열악한 환경을 실감할 수 있었다. 직원이 쉴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이 존재하지 않으며, 배정된 1명의 사회복지사에게 주어진 업무가 너무나 많아 근무시간을 초과하긴 일쑤라고 한다.

두 곳을 직접 방문하고 또 자료 조사 결과, 국내 그룹홈은 종합적으로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갖고 있었다.

이용자 측면에선 각자 자립 능력, 자립 훈련 정도가 다양한데 이에 맞춰 개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입주기간이 5년 이상인 이용자의 비율이 40%를 넘는데, 자립 능력 향상에서 다른 체계로의 전환을 기대하기 어려워, 장애인들의 역량 강화에 한계가 있다. 그리고 서비스가 중증 이용자에게 집중되다보면 다른 이용자들은 비교적 소외받을 수 있다.

사회복지사 측면에선 ‘업무 과다’의 문제가 심각하다. 과도한 업무에 치여 사회복지사들은 개인의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기 힘들게 된다. 또한 그룹홈 당 사회재활교사 1인 지원체제는 서비스 이용자가 충분한 지원을 받기 어렵게 한다.

시설적인 측면에서도 국내 그룹홈은 노후화된 경향이 있다. 우리나라는 잘 나가지 않는 단독 주택이나 빌라를 전세로 빌리거나 매입하여 그룹홈을 꾸려가고 2-3인이 한 방을 쓴다. 반면 노르웨이는 ‘국가주거은행’의 규정에 따라 1인당 17평 이상의 공간을 규정하고 있다. 그 독립된 하나의 공간에 개별 침실, 화장실, 부엌, 욕실 등을 모두 갖추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 장애인거주시설 최저서비스 기준에 그룹홈은 포함되지 않아, 그룹홈 환경에 대한 관련 법적 규정이 미비한 상태다. 따라서 서울과 지방 그룹홈의 격차가 크며, 서울 내에서도 잘 되어있는 그룹홈과 낙후된 그룹홈의 차이가 상당하다.

고명팀은 오는 27일부터 9월 5일까지 그룹홈의 원조이자 모범국가인 노르웨이로 연수를 떠난다. 그동안 노르웨이 보건복지부, 차별감시기구 등을 비롯해 12곳을 방문한다.

특히 노르웨이의 그룹홈을 보다 생생히 알기 위해, 그룹홈에 거주하고 있는 다운증후군 장애인 Torill Heia와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그녀는 본인이 노르웨이 그룹홈에서 거주하며 행복했던 경험에 대해 frineds라는 책을 저술했다.

고명팀은 그녀가 거주하는 그룹홈에 직접 방문해, 그룹홈 매니저 및 torill heia와 직접 이야기를 나눠볼 예정이다. 고명팀은 노르웨이 연수를 통해 거주자를 행복하게 만드는 ‘그룹홈 원조국가 노르웨이’의 비결을 알 수 있길 기대한다.

*이 글은 '2017 장애청년드림팀 6대륙에 도전하다' 고명팀의 김보민님이 보내왔습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취재팀(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