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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활보 절실, 대통령 잘 뽑아야죠”

‘사회보장법’ 의거 추가급여 거부, 우여곡절 끝 지원

물거품될 뻔한 자립생활…“24시간 대상자 늘어나길”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7-03-08 15:46:30
뇌출혈로 사지마비장애인이 된 하인호씨.ⓒ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뇌출혈로 사지마비장애인이 된 하인호씨.ⓒ에이블뉴스
“사실 장애인이 되기 전까진 정부를 나쁘게 생각 안했어요. 장애인이 되고 보니 복지정책이 너무 기가 막히더라고요.”

2015년 5월, 광주광역시에 거주하던 하인호씨(53세, 남)는 퇴근 후 뇌출혈로 쓰러진 채 집에서 발견됐다. 특전사 근무에 이어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잠수부 지원까지 나섰던 인호씨가 오른손을 겨우 움직일 수 있는 지체장애 1급의 사지마비 장애인이 됐다. 2년간 재활병원을 전전하며 모아 둔 돈은 병원비와 간병비로 탕진했다. ‘자립생활’은 꿈도 못 꿨다. 다시는 외출조차 누릴 수 없으리라 생각하며, 하루하루 죽지 못해 살았다.

“병원에는 자립에 관한 정보가 없었어요. 그동안 재활 쪽에만 관심 갖다가 우연한 기회에 장애인자립생활센터를 접하고, 체험홈을 알게 됐고. 그렇게 경기도 광명으로 오게 됐습니다.”

“나 자립하겠습니다!” 하면 뭐든지 알아서 탁탁 지원해주는 나라는 아니었다. 인호씨는 광명장애인자립생활센터(이하 광명센터)의 도움으로 체험홈에 입소, 활동지원서비스 신청 후 2월 한 달간은 간병인의 도움을 받았다. 사비로 하루 10만원, 총 300여만 원이 나갔다. 너무 큰 부담이었다.

다행히 활동지원서비스의 인정조사 점수가 410점이 나와 1등급을 받았다. 1등급의 최대 시간, 독거 추가, 경기도 추가까지 총 527시간. 광명시의 경우, 서비스를 받는 중증장애인에게 10시간을 추가적으로 지급한다. 그렇게 537시간. 하지만 24시간인 720시간에 못 미쳤다. 독거 가구인 인호씨는 가족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상태다.

“부모님 두 분 모두 전남 장성에 계십니다. 거리도 멀고, 팔순이 넘으셨기 때문에 180cm의 키에 건장한 저를 보조할 수가 없어요. 거기다가 몸까지 편찮으시고. 그런 와중에도 제가 걱정되니까 자주 전화를 하세요.”

광명센터는 지난 2014년 시청으로부터 인정조사표 400점 이상 최중증장애인 추가급여 신설을 제안, 당시 12명의 장애인이 하루 24시간 지원을 받았다. 이후에도 400점 이상 장애인은 무조건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 인호씨도 2월말경 24시간 추가급여 신청을 했다. 결과는 ‘아웃’. 박근혜정부 들어서 신설된 사회보장기본법 제26조에 따라 복지부로부터 “최중증장애인 추가급여 확대 지양”이라는 권고를 받았다는 이유였다.

당장 이달부터 24시간이 필요한 인호씨는 총 537시간을 앞으로 당겨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총 5명의 활동보조인이 돌아가며, 인호씨의 모든 일상과 함께 했다. 시에서는 인호씨의 추가급여에 대해 이렇다 할 답이 없었다. ‘20일쯤 되면 모든 시간을 다 사용해 버릴 텐데’ 초조한 마음뿐이었다.

광명시가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공문. 사회보장기본법에 의거해 최중증장애인 추가급여 확대를 지양하라는 권고 내용이다.ⓒ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광명시가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공문. 사회보장기본법에 의거해 최중증장애인 추가급여 확대를 지양하라는 권고 내용이다.ⓒ에이블뉴스
“어쩔 수 없이 사비로 간병비로 쓸 수밖에 없지요. 저는 활동보조인이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으니깐요. 답답합니다.” 기자가 인호씨를 만나 이야기 나눈 날은 8일, 한참 인호씨의 답답함을 담고 있을 시간, 반가운 소식이 전해왔다. 인호씨의 딱한 사정에 광명시가 인호씨를 추가급여를 지원하기로 결정내린 것이다.

광명시 사회복지과 관계자는 “복지부의 권고에 따라 추가급여를 지원할 수 없었는데, 인호씨의 딱한 사정으로 여러 차례 보고 드려서 이룰 수 있었다”며 “당장 이달부터 24시간이 적용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총 12명의 추가급여 지원자 중 1명의 사망으로 인해 인호씨가 빈자리에 들어갈 수 있었으며, 앞으로는 추가급여 신청을 받을 수 없다. 시 관계자는 “복지부의 권고를 따를 수밖에 없지 않냐. 이전에도 추가급여를 신청하신 분들이 있었지만 어려운 사정을 충분히 설명 드렸다”며 “우리도 마음이 편치 않다. 기존 수급자 12명에게 안정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앞으로 유입은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우여곡절 끝에 24시간 지원을 받게 된 인호씨. 하지만 인호씨는 기쁘면서도 마음 한편으로는 불편하단다.

“광명센터 소장님과 국장님이 저를 대신해 시에 끈질기게 요청하시고 노력해주셔서 저는 당장 이달부터 24시간 받습니다. 너무 감사하지만, 또 다른 필요하신 분들은 받을 수 없지 않습니까. 어려운 중증장애인들을 위한 24시간 서비스가 확대됐으면 좋겠습니다.”

이날 인호씨는 2박3일 동료상담가 양성교육을 받으러 경기도 가평으로 떠났다. 뇌출혈로 쓰러졌을 때는 외출을 할 수 있을 거란 상상 조차 못 해왔는데 첫 여행이 너무 떨린단다. 오늘로 자립생활 40일차인 인호씨는 2년 뒤 체험홈에서 나와 동료상담가, 더 나아가서는 원래의 직업인 건축디자인 일을 다시 할 수 있길 소망한다.

“건축디자인 할 때는 몰랐어요. 장애인이 이렇게 불편한지. 장애인 편의시설요? 공간을 차지한다고만 생각했었죠. 장애인이 되고 나서 보니 알겠더라고요. 특히 24시간 활동보조서비스의 절실함을요. 이번 대선, 투표 잘 해야 겠네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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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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