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보조 24시간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벌였던 윤국진 씨가 강동구 관계자의 사과와 긴급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21일 서울 강동구청 앞. 강동구 장애인 활동보조 24시간 보장 및 자립생활 촉구 공동대책 위원회(이하 공대위)의 긴급 기자회견 석상. 24시간 활동보조서비스를 요구하며, 1인 시위를 벌였던 윤국진(39세, 뇌병변 1급)씨는 강동구를 향해 토로를 넘어 분노의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011년 시설에서 나와 자립생활을 하고 있는 윤 씨는 온종일 휠체어 위에서만 생활해야 하고 손과 발을 스스로 움직일 수 없는 중증장애인이기 때문에 활동보조 24시간 보장이 시급하다.

현재 월 640시간의 활동보조 서비스가 지원되고는 있지만 주말과 야간 수당 등이 적용되면 하루에 쓸 수 있는 시간은 20시간 정도. 때문에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없는 순간에는 일상생활의 도움에서부터 갑작스럽게 일어나는 상황에 대한 대처까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윤 씨는 계속해서 구청의 문을 두드렸다. 돌아온 답변은 '지원이 어렵다'였다.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그래서 지난 1일부터 구청 앞에서 활동보조서비스 24시간 보장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벌였다.

이 같은 상황에 지역의 장애인단체들도 공동대책위원회를 꾸려 윤 씨의 1인 시위를 지지하는 것은 물론 강동구 활동보조 24시간 지원 인원 확대와 자립생활 정책 이행을 요구했다.

구가 지난해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과의 ‘강동구 장애인 권리보장 합의’에 따라 활동보조서비스가 절실한 최중증장애인이 24시간 동안 활동보조를 받을 수 있도록 2명의 대상자를 선정해 추가 지원하고 있지만, 부족해 시급한 인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윤 씨의 상황은 변한 게 없다. 더욱이 무더운 날씨 속 진행한 1인 시위 과정에서 담당 공무원의 어이없는 태도가 그를 더욱 힘들게 했다.

윤 씨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나에게 와서 ‘부족한 시간은 봉사자로 대체해 주겠다’, '이정도 했으면 알릴만큼 알렸으니 더우니까 이만 들어가시라'고 했다"면서 “자원봉사자를 대주겠다고 한 구청이 집에까지 찾아와 ‘하루에 17~18시간 주면 감사해야지. 조사해보니 부모님도 살아계시는데 부모가 부양 안하고 나라에서 이렇게 해주는 것도 감사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활동보조인이 공무원 발언에 대해 따지자 ‘활동보조를 해서 먹고 사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한다’고 막말을 했다”고 덧붙였다.

윤 씨는 “구청 직원들이 나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이런 것들은 하나도 물어보지 않았다”면서 “구청은 담당 공무원의 막말에 대해 진정성 있게 사과하고, 예산을 확보해서 (나를 비롯한 중증장애인들에게) 활동보조 24시간을 보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자리에서 공대위도 구청 사회복지과 언행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를 촉구했다. 또한 24시간 활동보조 긴급구제 및 내년 활동지원 구비예산 확대, 6·4지방선거 당시 맺은 '장애인자립생활정책 협약'과 관련 이해식 강동구청장의 면담을 요구했다.

한편 구청 사회복지과 관계자는 기자회견 뒤 공대위 대표단과 가진 면담에서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 사과의 뜻과 함께 2가지 요구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구청 사회복지과 관계자는 “경위가 어쨌든 부적절한 언행을 한 것에 대해서는 사과드리겠다”면서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도록 신경 쓰며 조심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추경예산 여분이 있는지 확인하고, 내년 예산을 확대해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그밖에 다른 사안에 대해서는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공대위 관계자는 “구청의 부적절한 언행에 대한 사과를 받아드린다”면서도 “구청이 추경예산을 통해 즉각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답변을 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가시적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이후에 공대위를 통해서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동구 장애인 활동보조24시간 보장 및 자립생활정책 촉구 공동대책위원회가 21일 강동구청 앞에서 개최한 기자회견 전경. ⓒ에이블뉴스

기자회견에 참석한 사람들이 강동구청 관계자의 부적절한 언행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담긴 피켓을 들고 있다, ⓒ에이블뉴스

기자회견에 참석한 장애인들이 윤국현 씨의 활동지원 보장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에이블뉴스

강동구청 사회복지과 관계자와 공대위 대표단이 요구사항에 대한 면담을 갖고 있다.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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