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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채납하든가, 감옥에 들어가든가”

성람재단 장애인시설 3개소 기부채납 ‘지지부진’

2심 판결 서울시 패소…장애인들 “재판부 속았다”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9-03-06 15:16:32
성람재단 장애인시설 기부채납 항소심에서 서울시가 패소하자 장애인들이 지난 4일 대법원 앞에서 상고심에서 올바른 판결이 나오길 촉구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성람재단 장애인시설 기부채납 항소심에서 서울시가 패소하자 장애인들이 지난 4일 대법원 앞에서 상고심에서 올바른 판결이 나오길 촉구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성람재단 전 이사장이 장애인시설을 국가에 기부채납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감옥에 들어가겠다는 것이 아닌가? 기부채납을 하든지, 감옥에 들어가든지 결정해야 한다.”

사회복지법인 성람재단 산하 은혜요양원에서 생활했던 경험이 있는 장애인배움터 너른마당 교장 박정혁씨는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정문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재판부가 성람재단으로부터 우롱당했다”고 꼬집었다.

이날 기자회견은 성람재단장애인시설 3개소(은혜장애인요양원, 문혜장애인요양원, 문혜장애인보호작업장) 기부채납을 두고 진행되고 있는 성람재단서울시와의 2심 소송 결과를 규탄하고, 상고심에서 대법원이 올바른 판단을 해줄 것을 요청하기 위해 사회복지시설비리척결과 탈시설권리쟁취를 위한 공동투쟁단(이하 시설공투단)이 마련한 자리였다.

서울고등법원 제23민사부(부장판사 성백현)는 지난 2월 11일 ‘성람재단장애인시설 3개소의 등기이전을 이행하라’는 1심 판결을 뒤집고, 성람재단의 손을 들어줬다. 성람재단장애인시설 3개소를 서울시기부채납하겠다는 계약이 유효하게 성립되지 않았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성람재단 기부채납 소송, 결국 대법원으로

기부채납은 기부자가 그의 소유재산을 지방자치단체의 공유재산으로 증여하는 의사표시를 하고, 지방자치단체는 이를 승낙하는 채납의 의사표시를 함으로써 성립하는 증여계약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성람재단은 종사자 고용승계 문제, 임금지급채무 승계문제, 시간 외 수당 해결 문제 등 기부조건을 내걸었고, 서울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서 기부채납 계약 자체가 성립되지 않았다고 바라본 것이다.

하지만 시설공투단은 “성람재단의 저지른 잘못을 서울시가 책임지라는 식의 요구를 재판부가 제대로 판단하지 못했다”면서 “이번 판결은 기부채납시 조건을 내세우면 그것이 설사 불합리한 요구조건이라도 들어줘야한다는 것과 같은 얘기”라고 꼬집었다.

시설공투단은 “성람재단이 주장하는 고용승계는 특별감사로 비리에 연루된 것이 밝혀진 과장급 이상의 원장을 포함하는 것이며, 재단의 임명에 의해 채용된 관리자들을 재단이 고용승계하지 않겠다는 숨은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기부조건의 불합리성을 주장했다.

특히 “법정비용과 해고자 해고기간 인금 약 17억2,000만원을 서울시에 요구한 것 역시 부당한 요구”라며 “성람재단의 비리와 장애인들의 처우개선을 요구한 금속노조간부에 대한 부당해고와 부당징계로 발생된 변호사비용과 해고기간 임금을 서울시에 요구하는 것 자체가 부당한 요구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부채납은 감형을 위한 것이었던가

아름다운재단 공익변호사그룹 공감 염형국 변호사는 4일 대법원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성람재단 기부채납 의사는 전 이사장 조모씨의 감형을 위한 것이었다며 대법원이 이를 잘 판단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 에이블포토로 보기 아름다운재단 공익변호사그룹 공감 염형국 변호사는 4일 대법원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성람재단 기부채납 의사는 전 이사장 조모씨의 감형을 위한 것이었다며 대법원이 이를 잘 판단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
시설공투단은 성람재단서울시에게 장애인시설기부채납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배경에는 피고 재단의 전 이사장이었던 조모씨의 형사사건과 관련이 있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조씨는 2006년 9월 15일 업무상 횡령, 보조금의 예산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1심 법원에서 징역 3년에 벌금 3억원의 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같은 해 10월 31일 서울시기부채납 공무를 보냈고, 이 사실은 형사재판이 진행되는 항소심 재판부에도 전달됐다. 이러하 사정이 참작되어 조씨는 2007년 8월 10일 항소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풀려나게 된 것이다.

아름다운재단 공익변호사그룹 공감 염형국 변호사는 “애초에 목적했던 조 이사장의 집행유예 판결이 선고되자 더 이상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기부채납 건을 진행할 필요가 없어졌고, 피고 재단이 계속 시간을 끌면서 기부채납에 관련된 서류의 제출을 지체시키자 서울시가 소송을 제기하게 됐던 것”이라고 밝혔다.

시설공투단은 “비리와 인권유린을 자행하고도, 기부채납한다 쇼를 하면서 국민과 재판부를 속여도 그대로 시설 운영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사회복지 비리를 근절할 수 없다”며 “가장 약자의 편에서 판단하고, 사건의 본질을 잘 판단해 달라”고 대법원에 촉구했다.

사회복지법인 성람재단 산하 은혜요양원에서 생활했던 경험이 있는 장애인배움터 너른마당 교장 박정혁씨가 성람재단을 규탄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사회복지법인 성람재단 산하 은혜요양원에서 생활했던 경험이 있는 장애인배움터 너른마당 교장 박정혁씨가 성람재단을 규탄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소장섭 박인아 기자 (sojjang@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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