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장에 설치된 플래카드. 장애인은 지역사회에서 살기위해 서울시청 광장에 오셨다는 문구가 눈에 띈다. ⓒ에이블뉴스

사회복지시설비리척결과탈시설권리쟁취를위한공동투쟁단(이하 시설공투단)이 지난 22일 오후부터 '장애인수용시설 반대, 탈시설권리 쟁취' 등을 촉구하며 서울시청 광장 크리스마스트리 앞에서 노숙농성에 돌입했다.

노숙농성에 돌입하기에 앞서 시설공투단은 이날 오후 2시 서울시청 광장 크리스마스트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더 이상 시설에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아무리 장애가 심하더라도 지역사회에서 살아가고자 나왔다”며 2박3일간의 노숙농성을 선포했다.

시설공투단은 “말로는 장애인생활시설이라 불리는 그곳은 생활시설이 아니라 수용시설일 뿐”이라며 “지역사회에서 배제되고 격리된 채 살아가야만 하는 중증장애인들에게 수용시설은 그 자체로 반인권적인 공간”이라며 “장애인을 수용시설에 가두기 위해 시설을 짓거나 유지하긴 위한 예산과 정책은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시설공투단은 “오세훈 서울시장은 얼마 전 서울시 장애인행복도시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장애인에게 장벽이 없는 서울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과연 현실이 그러한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시설공투단은 “서울시 등록 장애인은 35만8천여명에 달하고 서울시가 관할하는 장애인생활시설에서 살아가는 중증 장애인은 3천300명에 이르는데 오 시장이 내놓은 탈시설정책과 장애인주거정책의 수치는 2009년 한해에도 터무니없이 부족한 예산수치”라며 “이제 장애인을 수용시설에 가두기 위해 투여하는 예산을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는 예산으로 대폭 변경하고 오 시장이 내놓은 장애인행복도시프로젝트 역시 실효성 있게 다시 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집행위원장은 “서울시 장애인복지과에 시설비리와 탈시설과 관련해 몇 차례에 걸쳐 면담을 요청했지만 서울시는 만날 필요가 없다며 우리와의 면담을 거부했다. 그러나 우리는 오 시장을 직접 만나고 갈 것”이라며 “다양한 행사에 참석하는 오 시장을 찾아가 서울시의 38개 시설, 3천명이 넘는 시설생활 장애인들이 서울시와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는 정책과 예산을 확보하도록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시설공투단은 서울시와 오세훈 시장을 향해 “석암재단이 현재 시설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지역은 공장지대로 인근에 대중교통이나 편의시설이 전무하며 석암재단이 신축하고 있는 시설의 형태는 장애인복지가 지양해야 할 격리수용형 방식”이라며 “시설 이전에 대한 승인권한이 있는 서울시는 석암재단 산하의 베데스다요양원의 시설 이전을 승인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시설공투단은 기자회견 도중 서울시 비전하우스를 뒤트는 퍼포먼스와 장애인들이 느끼는 인권의 온도를 보여주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한편 몇몇의 시설공투단 소속 활동가들은 이날 오후 4시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나우 스타트(NOW START) 기념행사에 참석하고 있는 오 시장을 만나러 갔으나 경찰에 제지에 막혀 만남이 성사되지는 못했다.

서울시 비전하우스를 뒤트는 퍼포먼스. 한 활동가가 오세훈 서울시장의 가면을 쓰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장애인들이 느끼는 인권의 온도를 보여주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온도계의 온도는 -36.5℃를 나타내고 있다. ⓒ에이블뉴스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 장애인이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자신의 요구를 담은 크리스마스 카드를 작성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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