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스톡홀롬 자립생활협회 전문가인 리타 레나 칼슨 씨가 7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2018 서울 인권 컨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에이블뉴스

스웨덴 스톡홀롬 자립생활협회 전문가인 리타 레나 칼슨 씨는 7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2018 서울 인권 컨퍼런스’에서 ‘탈시설화’ 대신 ‘시설 폐쇄’란 단어를 선택해 발표했다.

정부 주도로 시설을 폐쇄하기까지의 과정은 물론, 20년째 시설이 없는 현재 장애인들의 삶을 공유하며, 시설 폐쇄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

“스웨덴에는 20년째 장애인시설 없이 살고 있습니다. 20세가 된 장애인은 그 전 장애인시대와 확연히 다른 삶, 비장애인과 함께 자라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새로운 꿈을 꾸고 있습니다.”

스웨덴은 1967년 시설에 수용된 약 1만4000명의 지적장애인을 내보내고, 사회의 지원을 받도록 하는 계획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 1993년 그 책임을 국가에서 시 정부로 이관했다.

더 이상 지적장애인이 환자가 아닌 지역에서 함께 살아가는 동등한 시민임을 상징하는 것.

이후 제정된 특정한 기능 장애인에 대한 지원 및 서비스 관련 법률(LSS)은 2000년까지 시설을 폐쇄하라는 시한을 두게 된다. 그럼에도 지자체는 말로만 약속할 뿐, 시설 폐쇄 속도를 내지 않았다.

더딘 속도에 불만족스러운 스웨덴 정부에서는 시설에 살고 있는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언제 이 시설을 떠나겠다’는 개개인의 계획을 수립하도록 했고, 지자체는 시설을 나온 장애인이 살기 위한 ‘단체주택’을 만들게 됐다.

LSS 법률에서는 조리와 욕실시설을 갖춘 개인아파트인 반면, 병원, 요양원 같은 건물로 설계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했다. 또 이 안에는 서비스와 문화여가 활동 등을 지원하는 직원들이 일한다.

(왼)과거 스웨덴 장애인시설(오)탈시설 후 장애인들이 사는 단체주택 모습.ⓒ에이블뉴스

실제로 과거 스웨덴 장애인시설은 하얀 배경에, 의료진들이 하얀 가운을 입고 다니는 분위기였지만, 단체주택은 가정집 같은 분위기로 바뀌었다는 것.

리타 레나 칼슨 씨는 “시설은 이케아 가구 전시장같은 안락한 분위기가 아니었는데, 현재 단체주택 거주지는 일반 비장애인이 거주하는 가정집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물론 스웨덴 또한 시설 폐쇄에 대한 공포는 존재했다. 리타 레나 칼슨 씨는 시설 폐쇄 이전 사회 전반적인 태도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 전에는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환자라고, 의료지원을 받으면 된다고 생각했다”면서 “자선이나 시혜 관점이 아닌 동등한 시민으로 바라봐야 한다. 장애인들 조차 그런 대우를 받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7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2018 서울 인권 컨퍼런스’ 전경.ⓒ에이블뉴스

물론 정부의 시설 폐쇄 결정 이후, 일각에서는 환영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불안도 크게 존재했다.

시설에서 일했던 직원들은 일자리가 없어질까의 두려움, 관련 당국에선 재정 걱정, 지역 주민들은 ‘내 애와 같은 놀이터에서 함께 놀아도 되나’는 우려인 것.

리타 레나 칼슨 씨는 “단체주택에 살고있는 장애인들은 충분한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인식개선교육을 시켰고, 장애인이 상점에 무언가를 사러왔을 때 어떻게 대할 것인지 인식을 제고하는 등의 물리적 접근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스웨덴은 20년째 장애인시설 없이 살고 있다. 인권을 위해 투자해 시설을 폐쇄한 것”이라며 “시설에서 나온 장애인들은 일자리를 구하고, 미래에 대한 꿈을 꾸고 있다. 부모들도 사회에서 장애아를 돌봐주니 나름대로의 삶이 생겼다”고 시설 폐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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