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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어린이집 퇴직 보육교사의 고백

‘낮잠 안잔다’ 등의 이유로 아동 인권침해 ‘빈번’

급식부실도…직원으로서 바꾸기에는 한계 느껴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6-09-02 16:13:22
몇달 전 장애어린이집을 퇴사한 보육교사 B씨. 그가 퇴사를 결심하게 된 이유는 A장애어린이집에서 발생하는 아동학대를 두고만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B씨가 A장애어린이집에서 직접 보고 들은 목격담을 편지형식으로 정리했다.

저는 2014년 A장애어린이집에 처음 출근했을 때 아이들이 폭언과 학대에 노출돼 있는지 몰랐어요. 입사해 한 달간은 주어진 업무가 많아 아이들을 자세하게 볼 겨를이 없었으니까요.

유치원에 출근을 한지 수개월 가량 됐을 무렵. 저는 충격적인 말을 전해듣었어요. A장애어린이집의 한 보육교사가 아이를 불러놓고 아이가 본인을 처다보자 "눈 깔아"라고 하면서 인격을 모독했다는 것이었죠.

보육교사는 아이가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눈을 아래로 내리자 "얘 봐, 눈을 깔라고 하니까 눈을 깔고 있어"라고 이야기를 했다더군요. 그리고는 웃으면서 대수롭지 않게 방으로 들어갔다고 합니다.

사실 아이들에 대한 원장선생님과 보육교사들의 학대는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어요. 하지만 실제로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어니 너무나도 마음이 아프더군요.

제가 몸을 담았던 A장애어린이집은 시골에 위치해 있다보니 집안사정이 넉넉하지 못한 아이들이 많이 다녀요. 한번은 인지능력이 비장애인 수준인 한 아이가 메이커 옷을 입고 왔어요. 가정형편이 좋지 못해 A장애어린이집에 온 아이에요.

그런 아이한테 한 보육교사는 "너가 무슨 메이커 옷을 입고 다니냐. 넌 얼굴이 새까매서 안어울려"라고 면박을 준 것을 목격했어요. 어린 마음에 얼마나 상처를 입었을지, 지금도 생각하면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한번은 아이들이 낮잠을 자지 않는다는 이유로 학대를 당하는 것을 봤어요. A장애어린이집은 보통 낮잠시간을 정하고 그 시간에 아이들을 재우는데 그날 아이들이 잠을 안자더군요.

이를 본 한 보육교사는 퍽퍽 소리가 날 정도로 아이를 때렸고 그래도 잠을 자지 않자 "빨리 자라! 빨리 자라!"고 하면서 애를 힘껏 끌어안았습니다. 아이는 "안돼요. 안돼요"라고 말을 하면서 스스로 눈을 감고 잠자리에 누었습니다.

아이가 이런 말을 하면서 잠자리에 누운 것은 그만큼 아팠기 때문이었죠. 보육교사는 "안자면 또 끌어안아줄거야"라고 아이를 겁박했습니다. 학대라고 볼 수 밖에 없어요.

몇달 전 원장선생님과 원감선생님은 보육교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인터넷 강의를 듣고 있었어요.

그런데 시험기간이 되자 저를 비롯한 보육교사 4명 정도를 불러 대리시험을 치라고 하더군요. 아이들을 봐야할 시간인데도 말이죠. 결국 보육교사들은 대리시험을 치느라 아이들을 제대로 돌볼 수 없었어요.

더 충격적이었던 것은 A장애어린이집이 아이들에게 제대로된 급식을 제공하지 않은 것이었어요. 한달 동안 고기반찬을 주지 않은 거죠. 가장 기억에 남는 식단은 김치볶음, 김치국, 미역 초고추장으로 나온 식단이었어요. 아이들에게 어떻게 이런 급식을 줄 수 있는지….

심지어 오이를 토막 낸 오이스틱을 간식으로 준 적도 있어요. 저를 비롯한 선생님들도 이런 간식을 어떻게 아이들에게 줄 수있냐고 항의했습니다. 보육교사들도 먹기 싫을 거라고 하면서요. 결국 대부분의 아이들은 간식을 먹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아이들에게 그런 음식을 줄 생각을 했는지 아직도 화가 납니다.

A장애어린이집은 지자체로부터 250만원 가량의 급식보조비를 지원 받아요. 하지만 식재료값을 아끼기 위해 식자재 마트에서 수입산을 싸게 구입했고 보조금 250만원 중 100만원만 사용했어요. 정부에서 수입산을 쓰지 말도록 하고 있는데도 말이죠. 이것도 지자체 감사에서 적발되서 알게 됐어요.

여전히 나머지 150만원은 어디에 쓰였는지도 알 수 없어요. 이렇다보니 식자재 구입에 필요한 돈을 보육교사들이 사비로 메꾸기도 했어요. 저 같은 경우만 해도 한달에 사비로만 10만원 가량을 고정적으로 지출했어요.

결국 몇달 전 아이들을 학대하는 보육교사와 아이들을 돌볼 수 없는 환경을 참지 못하고 퇴사를 했습니다. 저와 생각을 같이 했던 선생님 여럿도 같이 퇴사를 했고요.

제가 수년간 A장애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를 하면서 느낀 것은 아동학대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린이집의 일과가 부모님들을 비롯해 외부에 공개돼야 한다는 거예요.

일과가 공개되면 아무래도 보육교사는 행동에 조심스럽게 되니까요. 어린이집 안에 CCTV 설치를 늘리는 것도 한 방법이 되겠죠. 보육교사들의 사생활은 그만큼 줄어들겠지만요. 보육교사들이 조심하게 되면 아이들에게도 조심하게 되고 학대예방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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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범 기자 (csb211@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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