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개발원이 29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장애아동복지지원법 제정 이후 과제를 주제로 연 ‘제3차 장애인정책 토론회’ 모습. ⓒ에이블뉴스

장애아동복지지원법이 실질적인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제정 이후의 많은 과제가 실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뜨겁다.

이에 따라 한국장애인개발원은 29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장애아동복지지원법 제정 이후 과제’를 주제로 ‘제3차 장애인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참석한 발표자 및 토론자들은 장애아동복지지원법을 위한 과제들을 제시했다.

장애아동 위한 종합적·연계적 지원체계 구현돼야

발표자로 참석한 한국성서대학교 조윤경(영유아보육전공) 교수는 "장애아동복지지원법은 장애아동의 삶을 수직·수평적으로 종합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능하면 장애아동과 그 가족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최근의 방향으로 지원을 집중해야 하며, 법 제정 목적에 부합하는 장애아동 지원체계가 구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조 교수는 장애아동을 위한 종합적·연계적 지원체계 구성방안으로 △장애에 대한 인식프로그램 개발 △장애 조기발견과 발견된 대상자를 조기 중재로 연계하는 체계 구축 △조기중재 대상자의 적격성 범위 확대 △수혜자 중심의 조기 중재 서비스 내용 구성 및 이를 결정할 다양한 영역의 전문진단평가 상시화 △조기중재 서비스의 질 담보하는 모델 프로그램 및 모니터링 실시와 사례대표자 지정 △영아기가정->취학전교육기관->학령기 초등·중고등학교->18세이상 청소년 및 성인기로의 전이 과정 지원 △만3-5세 장애아동이 속한 기관 상관없이 동등한 질의 의무교육 제공 △보육시설의 유형 상관없이 동등 지원 제공 등을 제시했다.

조 교수는 "장애아동 복지지원 관련 정책과 예산들을 통합해 장애아동 복지지원을 위한 기본 인프라 체계를 구축하면, 예산 중복과 낭비가 줄고 이를 통해 효율적인 복지 운영이 가능해져, 궁극적으로 예산이 줄어들 것"이라며 인프라 구축을 강조했다.

"정부 의지와 예산없으면 법 소용없다"

또 다른 발표자인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김치훈 정책실장은 "법에 강제조항이 있다고 하더라도 정부의 의지와 예산이 없다면 법은 사실상 소용없다"고 꼬집었다.

김 실장은 "내년 장애아동복지지원법 예산안이 시범사업 명목으로 2억원 올라가 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일단 시범사업을 시작하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것이 아니냐며 나중에 지원센터 예산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기획재정부는 2억을 가지고 이 예산을 받니, 못받니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법은 무기지만, 무기를 쓸 사람이 없다면 법은 별 의미가 없다"며 "(법이 잘 시행되려면 복지에 대한) 정부의 기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주장했다.

또한 김 실장은 "법의 부대의견 시행을 위한 계획 수립과 추진 촉구 활동이 이뤄져야 하며, 법률내용과 활용방안이 홍보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법률적 측면에서 많은 한계 있어 개정운동 이뤄져야"

토론자로 나선 법무법인 덕수의 이민종 변호사는 "장애아동복지지원법이 법률적 측면에서 많은 한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제정됨과 동시에 개정운동이 이뤄져야 할 법"이라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장애아동복지지원법의 법률적 부분에선 임의규정·위임규정·이의신청 등의 문제점들이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변호사는 "장애아동복지지원법에서는 국가나 지자체 의무를 규정하는 조항들 대부분이 '-할 수 있다'는 임의규정이 많다"며 "이는 이런 저런 핑계로 법을 따를 수도 있고, 안따를 수도 있다는 부분들로, 경우에 따라서는 구가나 지자체가 자의적으로 지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는 사실상 유명무실하거나 국가나 지자체의 시혜를 규정하는 조항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국가나 지자체가 이런 규정을 위반한다고 하더라도 법적으로 강제하기도 어려운 것이 현재의 법체계며, 법 제정의 취지가 무색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변호사는 "게다가 이 법에서는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대통령령(시행령)이나 복지부령(시행규칙)에 위임하는 조항이 여럿 있다. 이는 정부의 의도에 따라 법률의 구체적인 내용이 정해지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제정 취지에 맞는 시행령·규칙 제정을 촉구하고, 법의 문제 조항을 조속하게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사회 중심의 협의체 구성돼야"

백석대학교 최민숙(유아특수교육과) 교수는 "장애영유아의 교육과 보육서비스체계는 다양한 법적근거에 따른 상이한 지역사회의 기관들이 관여하기 때문에 어떤 한 부처의 노력만으론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며 "지역사회 중심의 장애영유아 교육에 포함되는 요소별로 관련 부처들이 모여, 협의체를 구성하고 각 요인별 주무부처와 협력부처로 조직해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최 교수는 "지역사회 중심의 부처통합지원위원회를 구성해 역할분담을 한다면, 관련 부처간 업무가 효율적으로 진행되며, 그에 따라 업무 성과도 높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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