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장애인연합(한여장) 등 6개 단체는 19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여성장애인 예산 삭감을 규탄함과 동시에 제대로 된 예산 반영을 위한 ‘장애여성지원법’ 제정을 다시금 촉구했다.ⓒ에이블뉴스

국회로 넘어간 내년도 정부예산안 중 여성장애인 관련 예산이 줄줄이 칼질을 당했다. 여성장애인 출산 시 지급되는 100만원의 출산지원금 예산이 실적 저조를 이유로, 교육지원 사업 또한 인건비 동결에 이어 줄줄이 삭감되자, “여성장애인을 우롱했다”면서 여성장애계가 즉각 국회를 찾아 규탄했다.

한국여성장애인연합(한여장) 등 6개 단체는 19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여성장애인 예산 삭감을 규탄함과 동시에 제대로 된 예산 반영을 위한 ‘장애여성지원법’ 제정을 다시금 촉구했다.

한여장에 따르면, 정부가 편성한 내년도 예산안 중 여성장애인 교육 지원 사업비가 17억 3400만원으로 올해 대비 7100만원(3.92%), 여성장애인 출산비용 지원사업이 7억7900만원으로 올해 대비 1억8000만원(18.8%) 깎였다. 종합하면 여성장애인지원예산이 올해 27억6400만원에서 25억1300만원으로 2억 5100만원, 9.1% 삭감된 것.

한국여성장애인연합 문애준 상임대표.ⓒ에이블뉴스

한여장 문애준 상임대표는 교육지원 사업 관련 “17개 시도 43개기관에서 배움 기회가 배제됐던 여성장애인의 기초교육에 중점을 둔 사업”이라면서도 “기획재정부가 전체적인 복지예산 인건비를 삭감했다고 한다. 교육지원 사업 예산 삭감은 여성장애인의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지원의 중요성도 모르고, 여성장애인들의 교차적, 다중적 차별에 대한 이해도가 전혀 없는 것”이라고 윤석열 정부를 비판했다.

'여성장애인 출산지원금 예산 확대하라'. '여성장애인 지원예산 확대하라' 피켓을 든 기자회견 참가자들.ⓒ에이블뉴스

출산지원금 관련해서도 “실적을 이유로 예산 삭감이 아닌, 출산지원금 정책에 대한 홍보강화와 지원대상자 발굴 확대를 통해 현실성 있는 출산지원금으로 상향 조정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전여성장애인연대 유승화 대표는 "2009년부터 교육지원사업을 시작했는데, 올해 처음 인건비를 받았다. 그런데 며칠 전 사업비가 삭감된다면서 프로그램비를 삭감해서 올리라 했다. 검정고시와 한글 수업, 역량강화 등 중에서 도대체 어떤 사업을 삭감해야 하냐. 여성장애인에게 제대로 된 권리를 위한 법이 없기 때문에 교육비가 어느 해는 2500만원, 4500만원 등 널뛴다"면서 "도대체 어디에 목표를 두고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할지 앞이 캄캄하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장애여성지원법 조속히 제정하라' 피켓을 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에이블뉴스

이에 여성장애계는 안정된 예산 확보를 위해서는 국회에 발의된 ‘장애여성지원법’을 하루속히 제정해야 한다고도 외쳤다.

장애여성지원법은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이 지난 2021년 12월 3일 대표발의한 법안으로, 장애여성의 권익과 복지증진을 위해 보건복지부가 3년마다 장애여성정책종합계획 수립·시행, 부처 간 의견조정, 정책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대통령 소속 장애여성정책조정위원회 설치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또 그동안 여성장애계가 시급하다고 지적한 교육 지원과 모성보호 및 보육 지원, 여성 건강 지원, 고용 지원, 성폭력·성매매·가정 폭력·학대 피해 지원, 성인권 교육지원, 가족 지원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여성장애인을 위한 법안은 18대 국회부터 꾸준히 발의됐지만, 끝내 제정되지 못했으며, 현재 해당 법안 또한 제대로 된 논의 없이 상임위에 계류된 상태다.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 발언 모습.ⓒ에이블뉴스

최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 직접 참석해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는 최종 권고로 여성장애인 차별과 소외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밝히며, 다중적이고 교차적인 차별을 인정하고 제도적 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여성장애인 관련 예산을 약 9%인 2억 5000만원을 삭감하는 만행을 저질렀다"면서 "한 해의 예산 편성은 대통령이 만들어가고 싶은 가장 명확한 지표다. 윤석열 대통령이 만들어가는 대한민국에 여성장애인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최 의원은 "여성장애인 삶 보장을 위한 장애여성지원법을 발의했지만 여전히 계류 중이다. 조속한 통과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의원으로서 한 사람의 여성장애인 당사자로서 정부의 만행을 바로 잡도록 할 것"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이날 오전 "장애인권리예산 보장"을 외치며 '제37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투쟁을 펼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비용의 문제로 효율의 문제로 능력의 문제로 기본적인 권리 조차 보장받지 못했다. 장애여성에게 출산의 고통과 과정이 얼마인데 출산지원금 100만원으로 퉁치다가 깎아 버리냐. 후안무치한 국가 권력과 말로만 하는 정치에 대해서 함께 분노하자"고 응원했다.

한국여성장애인연합(한여장) 등 6개 단체는 19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여성장애인 예산 삭감을 규탄함과 동시에 제대로된 예산 반영을 위한 ‘장애여성지원법’ 제정을 다시금 촉구했다.ⓒ에이블뉴스

한국여성장애인연합(한여장) 등 6개 단체는 19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여성장애인 예산 삭감을 규탄함과 동시에 제대로된 예산 반영을 위한 ‘장애여성지원법’ 제정을 다시금 촉구했다.ⓒ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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