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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장애인법 제정 움직임, 10년만에 꿈틀

교육·가정폭력 등 다중적 차별…연이은 법안 폐기

“특수성 고려 여성장애인기본법 제정돼야” 목소리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7-07-07 13:22:46
한국여성장애인연합은 7일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여성장애인 기본(지원)법 제정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한국여성장애인연합은 7일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여성장애인 기본(지원)법 제정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에이블뉴스
여성장애인의 특수성을 반영한 ‘여성장애인기본법’ 제정 움직임이 10년 만에 다시 일어나고 있다. 지난 18대, 19대 국회에서 법안이 연이어 폐기 됐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중 하나인 만큼 결실을 보기 위해 범장애계가 함께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모아진 것.

한국여성장애인연합은 7일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여성장애인 기본(지원)법 제정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현재 장애인 관련 법률은 총 14개에 달하지만 여성장애인 관련 조항이 담긴 법은 단 2개 뿐이다. 장애인복지법, 장애인차별금지법 등에만 일부 조항이 있을 뿐, 고용촉진법, 편의증진법, 특수교육법 등은 전혀 언급이 없다.

현재 국회에 발의된 장애인기본법안, 장애인권리보장법안 또한 여성장애인의 조항은 장애여성의 권익보호 등, 다중적 차별 경험 장애여성의 권리보장을 위한 책무, 산후조리도우미 등이 거론됐지만 추상적이고 포괄적이다. 장애여성이 처한 특수한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 하다는 평가.

이에 장애여성계에서는 지난 2008년 여성장애인지원법 제정을 위헌 협의회 활동을 시작, 지난 18대 고 곽정숙 의원이, 19대 김정록 의원이 각각 ‘여성장애인지원법안’을 발의했으나 모두 임기만료로 폐기된 상태다. 하지만 여성장애인의 소외된 교육, 성폭력 가정폭력 성매매, 고령화, 여성장애인어울림센터 등의 현실을 볼 때 ‘여성장애인기본법’ 제정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다.

성공회대학교 장명숙 외래교수가 발제를 하고 있다.ⓒ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성공회대학교 장명숙 외래교수가 발제를 하고 있다.ⓒ에이블뉴스
성공회대학교 장명숙 외래교수는 “여성장애인의 교육수준은 초등학교 이하가 67.3%로 의무교육과 정규교육에서 제외돼와서 사회로부터 철저히 소외되고 억압되왔다”며 “소득 또한 월평균 52만3000만원에 불과해 빈곤의 상황에 내몰려, 여성과 장애라는 차별이 가중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한 장애특성상 인지능력과 대처능력이 현저히 낮은 지적장애여성의 성폭력 문제, 가정폭력 예방책 및 지원 미비, 고령화 등도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현실.

더욱이 장 교수는 “여성장애인교육사업이 전액 삭감됐다가 부활되기도 하고, 성인지적 관점을 담은 여성가족부 정책으로 여성장애인 어울림센터복지부로 이관, 통합됐다”며 “현재 성인지적 관점 지원 예산은 성폭력상담소와 가정폭력상담소, 피해자보호시설지원 뿐”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장 교수는 “여성장애인 조항이 형식적으로 여기저기 들어가 있는 법으로는 여성장애인에 대한 어떤 정책이나 방향을 정하는 것이 없다. 여성장애인이 처한 상황과 필요한 욕구에 맞춘 정책이 이뤄지기 위해 여성장애인기본법이 제정돼야 한다”며 “모든 여성장애인 단체들이 모두 모여 한 땀 한 땀 논의와 토론을 거쳐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애여성네트워크 백혜련 교육지원팀장, 한국시각장애인여성연합회 전인옥 상임대표, 한국청각장애여성회 안영회 대표.ⓒ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장애여성네트워크 백혜련 교육지원팀장, 한국시각장애인여성연합회 전인옥 상임대표, 한국청각장애여성회 안영회 대표.ⓒ에이블뉴스
장애여성네트워크 백혜련 교육지원센터장은 “장애여성 저책은 임신 출산, 양육, 성폭력 등에 집중돼 있다. 단순히 생물학적 조건으로 국한하고자 하는 것이다. 여성의 임신, 출산, 양육의 문제는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고 사회 전체의 공동 책임”이라며 “임신, 출산, 양육정책을 장애여성을 위한 정책이라고 들고 나오는 자체를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백 센터장은 “장애인단체 역시 남성위주의 사회문화를 그대로 답습하는 상황에서 장애여성 문제를 장애인의 문제가 아닌 특수한 소수 집단으로 대상화하고 성인지 관점의 부재를 보이고 있다”며 “현재 다양한 장애정책이 남성 위주의 정책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모든 측면의 성인지 관점이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시각장애인여성연합회 전인옥 상임대표는 “2012년 당시 장애여성지원법안이 발의됐을 때 전 국회의원 보좌관이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특정장애유형을 위한 지원법은 제정된 바 없다며 발달장애인지원법제정 운동에 상당히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었다. 하지만 2014년 법은 통과됐고 발달장애인들에 대한 관심과 환경을 크게 개선됐다”고 말했다.

이어 전 상임대표는 “법률의 힘을 빌어서 더 이상의 예산삭감 투쟁이 없길 바란다. 여성 당사자 뿐 아니라 주위 분들의 협력을 받아서 발달장애인법 못지않게 빨리 제정의 힘을 모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청각장애여성회 안영회 대표는 “현재 청각장애여성들은 인권을 잘 모르고 98%가 인권교육을 받지 못한 상태다. 교육을 받지 못해 한글과 수화도 모르고 교육의 기회가 없다보니 가정폭력, 성폭력, 인권침해에 있어서도 무방비 상태에 놓여있다. 국민으로서 당연히 누려야할 권리마저 제대로 누리지 못 한다”고 현실을 토로했다.

이어 안 대표는 “각종 교육을 자유롭게 받을 수 없는데 여성장애 역량강화지원센터가 생기면 청각장애여성들도 자유롭게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성적, 신체적, 언어적, 정서적 폭력을 인지하고 비밀신고도 할 수 있도록 하는 안정장치가 있어야 한다”며 여성장애인기본법 제정을 함께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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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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