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장애인어울림센터 22개소가 13일 오후 1시 30분 올림픽파크텔에서 개최한 기자회견 전경. ⓒ에이블뉴스

“저는 어울림센터를 알기 전에 날마다 죽고 싶은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어울림센터와 함께하면서 제 마음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게 됐어요. 어울림센터가 제게는 이런 곳인데 예산을 안주면 우리는 어디로 가란 말입니까?”

여성가족부의 여성장애인 사회참여 확대 지원 사업으로 운영되고 있는 ‘여성장애인어울림센터’가 내년 예산삭감으로 없어질 위기에 처한 것과 관련 13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제14회 한국여성장애인대회'에 앞서 성토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여성장애인어울림센터 22개소는 대회 30분 전인 오후 1시 30분 단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여성장애인어울림센터의 예산증액'을 촉구했다.

이들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는 보건복지부와 여성가족부가 각각 운영하는 ‘여성장애인 교육지원 사업’과 ‘여성장애인 사회참여 확대 지원 사업’을 여성장애계의 의견을 무시한 채 내년 하나의 사업으로 통합할 뜻을 밝혔다.

이후 지난 3일 국무총리실과 기획재정부에서 두 사업의 예산으로 보건복지부가 제출한 26억원 중 8억원만 책정하고 18억원의 예산을 삭감,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여성장애인어울림센터 이용자인 김은정(사진 좌)씨와 조정아 공동대표(사진 우)가 삭감된 여성장애인어울림센터의 예산증액을 촉구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이날 광주엠마우스복지관 여성장애인어울림센터 이용자인 김은정(지체 2급)씨는 “아무런 희망도 없이 집에만 있었던 내가 어울림센터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면서 친언니, 친동생처럼 다정다감하게 대해주시는 장애인동료들과 선생님을 만나게 되고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내년 예산을 안 주면 저희는 집에서 또 벽만 쳐다보고 울고 있을 수 밖에 없다. 어울림센터는 친정과도 마찬가지인 곳인데 이런 제게 가족을 뺏지는 말아달라. 예산을 꼭 지원해달라”고 요구했다.

여성장애인어울림센터 조정아 공동대표는 “여성장애인은 비장애여성이나 남성장애인에 비해 교육, 취업, 소득이 매우 낮고 전 생애주기에 걸쳐 기본적인 권리와 기회마저 박탈돼 차별과 폭력의 상황에 노출돼 왔다”면서 “예산증액은 고사하고 이러한 만행을 저지른 해당부처는 과오를 인정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현 정부는 이제라도 여성장애인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예산을 확실히 수립하고 증액해 국무총리실과, 기획재정부가 망각한 여성장애인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면서 “우리 여성장애인들은 또 다시 여성장애인 정책이 폐기처분되지 않도록 책임을 묻고 예산증액이 관철될 때까지 예의주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14회 한국여성장애인대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여성장애인어울림센터의 예산증액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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