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재활원에서 열린 '제15회 성재활 세미나'에서 이현정 씨가 발표를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흔히들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로 식욕, 수면욕, 성욕을 꼽는다. 먹고 자는 것만큼이나 성적 욕구도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가장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욕구 중에 하나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 개인의 성욕에 대해 드러내놓고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쉽지않은 현실. 특히 장애인의 성은 현재까지 수면 아래로 치부돼 있는 것이 사실이다.

표현예술치료협회에서 치료사로 근무하고 있는 이현정(36세, 뇌병변1급)씨는 지난 26일 국립재활원에서 열린 ‘제15회 성재활 세미나’에서 장애인의 성적욕구와 향유할 권리에 대해 이야기를 쏟아냈다.

먼저 이 씨는 “장애인들이 신체적 장애로 인해 차별당하고 움츠려드는 것 이상으로 성에 대한 문제는 더욱 깊이 감춰지고 가려져 있는 것이 비참하고 안타깝게 느껴진다”고 운을 뗐다.

장애인의 경우 장애에 대한 주위의 잘 못된 인식으로 개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가족 등으로부터 본능적 욕구를 억압당하고 있다는 현실이라는 것.

이 씨는 “대부분의 장애인의 경우 가족들의 반대 또는 잦은 간섭으로 연예에 대한 기회가 없고, 성에 대해 배제 당해 표현과 감정이 서툴고 무지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면서 “심지어 장애를 가진 가족 구성원에 대해 성적욕구가 없다고 생각해 여성장애인의 경우 몸이 불편하니까 생리를 안 하게 하는 수술을 부모님들의 의지로 행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씨의 경우 항상 믿어주는 가족들과 사랑해주는 남자친구의 도움으로 성에 대한 억압이나 왜곡 없이 자유로운 편이다.

가족들은 이 씨가 남자친구와 사귀고 있을 때도 아무런 간섭 없이 믿어주며 생각을 존중해줬고, 남자친구도 이 씨가 성에 대한 거부감이 생기지 않도록 배려했다.

이에 대해 이 씨는 “성은 말 그대로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다. 장애인의 이슈가 독립, 자립으로 집중돼 있는데 이제는 장애인의 성 욕구에 대한 문제도 사회적으로 정확하고 깊게 다뤄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이찬우 사무총장도 “장애인의 성문제가 세미나, 페스티벌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다뤄진다면 긍정적인 사회 문화가 형성되는 것과 더불어 장애인의 성이 비장애인의 성과 다르지 않다는 인식개선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6일 국립재활원에서 열린 ‘제15회 성재활 세미나’ 전경.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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