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국립재활원이 개최한 제10회 성재활세미나에서 참가자들이 장애인성문제에 대한 발표를 듣고 있다. ⓒ에이블뉴스

장애별 성문제와 전문가 조언-③심장장애, 만성통증 및 관절염

이범석 국립재활원 병원부장(재활의학과 전문의)이 지난달 30일 국립재활원이 개최한 제10회 성재활세미나 ‘장애인 부부를 위한 행복한 가정 만들기’에서 각 장애별 의학적 성문제를 짚어보고 이에 대한 실질적 조언을 전했다. 이번에는 그 중 ‘심장 장애’와 ‘만성통증 및 관절염’에 대한 내용이다.

▲심장장애, 규칙적 운동이 성생활에 도움=섹스 도중에 또는 섹스 이후에 일어나는 급사를 복상사(腹上死)라고 한다. 심근경색을 경험한 이들의 상당수가 성생활을 줄이거나 중단하고 있는데, 성행위 중 심근경색 발생의 위험은 심근경색을 이미 경험한 사람이라고 해서 특별히 높은 것은 아니다.

이 부장이 성재활세미나에서 제시한 통계에 따르면 심근경색 후 남성의 성생활 빈도는 약 40~70% 감소하고 여성의 경우에는 44%가 성생활 빈도 감소를, 27%가 성생활 중단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된 원인은 재발에 대한 두려움, 협심증통, 피로감, 성적 욕구의 감소 등이었다.

그러나 성행위 중 나타나는 심근경색 발생의 위험은 심근경색을 겪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 있어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범석 부장은 “5,559명의 심근경색으로 인한 돌연사를 분석한 연구 결과, 0.6%만이 성행위 도중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며 재발에 대한 두려움으로 성행위를 주저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또한 “규칙적인 운동이 성행위와 관련된 심근경색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며 “성행위에 소모되는 에너지는 두 층의 계단을 오르거나 20개의 계단을 10초에 오르는 에너지에 해당하므로 이 정도의 활동이 가능한 사람들은 성행위를 제한할 필요가 없다”고 알렸다.

이 부장은 심근경색을 경험한 사람이 성행위를 할 경우, 피곤이 덜한 아침에 성행위를 하고, 전희를 충분히 해 서서히 심박동이 증가하도록 하며, 식사 후나 음주 후에는 성행위를 삼가고, 감정적인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성행위를 하지 말고, 편안하고 익숙한 체위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만성통증 환자 성생활에도 의사 상담 필요=만성통증 환자들은 통증으로 인한 성적 욕구의 감소, 피로감, 우울증, 자기 이미지(self image)의 손상, 동반 질환 등으로 성기능에 장애를 나타내게 된다. 만성통증 환자들이 복용하는 신경정신계 약물, 근육 이완제 등의 약물들도 성기능 장애에 영향을 미친다.

237명의 만성통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연구 대상자의 73%가 성기능의 장애를 갖고 있다고 답했으며, 이들은 성적 흥분의 장애, 체위의 문제, 낮은 자신감, 성행위 실행에 대한 걱정, 통증이 심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었다.

이에 대해 이범석 부장은 “의사들이 만성통증 환자를 치료할 때 적합한 성교 체위, 통증에 대한 이해와 관리, 심리적 지지 등 성문제에 대한 상담과 조언도 제공해야 한다”며 “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이 있는 경우 성교체위를 환자의 상태에 맞게 변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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