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성마비 장애인이자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정재학씨가 지난달 30일 국립재활원이 개최한 10회 성재활세미나에서 아내와 겪었던 갈등과 성생활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에이블뉴스

"부부의 성생활에는 장애가 있고 없고 상관이 없습니다.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만이 모든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한다고 생각합니다."

뇌성마비 장애인이자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정재학씨가 지난달 30일 국립재활원이 개최한 제10회 성재활세미나 ‘장애인 부부를 위한 행복한 가정 만들기’에서 자신의 성생활과 아내와 겪은 갈등 등을 진솔하면서도 위트있게 풀어내 참가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정재학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자신과 마찬가지로 뇌성마비장애를 갖고 있는 아내를 만나 6년동안 연애를 한 끝에 결혼했고 아이도 낳았다.

“결혼초기엔 없던 문제들도 1년, 2년의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 둘 생기더군요. 직장생활 초기엔 봉급도 적고 직급도 낮아 다른 데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직급이 오르고 봉급도 많아지고 부부사이도 안 좋아지니 다른 데 눈을 돌리게 되더군요.”

정재학씨는 “저는 별로 힘이 들지 않는 컴퓨터 관련 일을 해서 밤에 힘이 남아돌았지만 아내는 살림하고 애를 키우느라 밤에는 힘이 빠져 피곤해했습니다”며 아내와 성생활의 욕구가 서로 달라 갈등을 겪게 된 과정을 이야기했다.

“친구 녀석과 이상한 곳도 가보고, 술집도 가보고, 같이 일하는 여성들과도 친해지다 보니 ‘만약 결혼을 조금 늦게 했다면 어땠을까?’, ‘혹은 비장애인과 결혼했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정재학씨는 “결과적으로는 아내의 생리적 주기나 기분 등 개인차를 인정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며 서로에 대한 배려와 이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봉급이 올라가니 딴 생각이 들고 직급이 올라갈수록 할 일이 별로 없어지더라”며 솔직하고 재치있는 이야기로 청중에게 웃음을 안긴 정재학씨는 뇌성마비 장애인의 성생활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은 뇌성마비장애인은 성욕이 많지 않다거나 성교 횟수가 적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며 “남자도 여자도 개인차가 분명히 있다. 문제는 개인차를 무시할 때 발생되며 이것은 서로간의 이해로 풀어나가는 것이 가장 좋다”고 조언했다.

또 “주위에서 제가 겪은 일을 그대로 답습하는 경우를 본다”며 “보다 많은 모임에 나가고 사회활동을 많이 하면 비록 나쁜 것일지라도 보게 되고 서로의 이야기를 듣게 되어 나중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자신과 같은 고민을 겪고 있을 장애인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했다.

뇌성마비 장애인이자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정재학씨가 지난 30일 국립재활원이 개최한 10회 성재활세미나에서 아내와 겪었던 갈등과 성생활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에이블뉴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