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카고에 사는 장애인 부모이자 국제발달장애우협회(IFDD) 전현일 대표가 결정도우미의 도움으로 독립적 삶을 살고 있는 ‘제니 해취’의 편지를 보내 왔다. 그는 편지에서 “결정도우미 방식이 나를 도와주었으니,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편지 전문을 게재한다.

내 이름은 ‘제니 해취’입니다. 나는 다운증후군이 있습니다. 언제나 독립적으로 살아왔습니다. 공화당 선거운동에 자원봉사자로써 일하기도 했습니다.

나는 2014년 일반고등학교를 졸업했고, 국제 특수올림픽의 세계메신저로 일하기도 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동네에 있는 재활용품을 파는 가계에서 일했는데, 그 일을 정말 즐겼습니다. 자전거로 직장을 다니고, 친구 만나러 가고, 교회에도 갔습니다. 이 모든 것을 나 혼자 힘으로 했고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했습니다. 이 상점에서 5년을 일 했습니다.

2012년 3월 어느 자동차가 내가 타고 가는 자전거를 부딪쳐서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허리 수술을 받았고, 겁도 많이 났고 보조 장구를 입고 다녀야 했습니다. 내가 퇴원하는 날 살 갈 곳이 없었습니다. 친구 짐과 켈리가 자기들과 같이 살자고 했을 때 정말 기뻤습니다.

켈리와 짐은 내게 필요한 서비스를 구하는 것을 도와주었습니다. 하지만 그들과 같이 살면 지역사회 보조 서비스를 무료로 받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그들의 집에서 나와야만 했습니다.

그 후 나는 그룹홈을 전전해야만 했습니다. 어떤 그룹홈에서는 얻어맞기도 해서 그곳에서 살기가 겁이 났습니다. 거기서는 나를 어린아이로 취급하고 아무도 내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고, 아무도 상관하지 않았습니다.

사례관리사에게 거기서 살기가 싫고 짐과 켈리에게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할 수 없으니 그룹홈에서 잘 살아보도록 하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녀에게 “싫어요” 라고 했지요.

그룹홈에서는 내 친구에게 전화도 못하고 친구들이 나를 찾아오지도 못하게 했습니다. 내 직장에 다시 나가지도 못하게 했어요. 내가 그 직장을 좋아한다고 누차 얘기를 해도 내 말을 들어주지를 않았습니다. 내 핸드폰과 컴퓨터를 없애 버렸습니다. 나는 마치 죄수처럼 느껴졌어요, 아무 것도 잘못한 게 없는데 말입니다.

서비스 제공기관이 나의 임시 후견이 되도록 법정에서 임명했습니다. 난 그게 싫었어요. 나를 다른 그룹홈으로 옮겼지만 거기서도 안전하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사례관리사는 나를 쌀쌀맞게 대하고, 나를 때리기 까지 했습니다.

내가 원하는 재활용품 상점에서 일하는 대신에 보호작업장에서 일하라고 강요했는데, 그 일이 실증 났습니다. 내 삶을 돌려달라고 했지만 짐과 켈리와 같이 새 삶을 사는 것을 포기하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나는 그 그룹홈에서 매일 울었습니다.

내가 듣기로는 그룹홈에서 내 권리가 있다고 들었는데, 그건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이 빼앗아 버렸어요. 내 모든 권리, 내 선택, 나의 독립생활을 모두 빼앗아 버렸습니다.

후견인은 당연히 내 목표를 달성하도록 도와주어야 하는데 오히려 내 친구, 내 직장, 내 교회, 나의 동네, 이 모든 것을 잃게 만들었습니다. 그룹홈에서 내가 원하지 않는 일을 하면서 1년이라는 기간을 내 인생에서 잃어 버렸습니다.

내 권리를 빼앗긴 것처럼 어느 누구의 권리가 빼앗기지 않고 보호받을 방법이 없나요? 내가 겪은 것 같은 고통을 다시는 아무도 안 받도록 할 수는 없나요? 일하는 사람들이 옳게 일하도록 할 방도는 없나요? 장애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후견인이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대개는 약간의 지원과 도움만 있으면 그것으로써 충분합니다.

내 삶이 지금은 아주 달라졌습니다. 직장에 다니고 내 친구를 다시 만날 수 있습니다. 친구들과 쇼핑센터도 가고 공원에도 갑니다. 핸드폰과 컴퓨터를 다시 찾았습니다. 짐과 켈리가 나를 도와줍니다. 그들은 내가 결정하는 것을 도와줍니다. 나는 짐과 켈리가 곁에 있으면 행복하고 안전하게 느껴집니다. 그들을 엄청 사랑합니다.

내 얘기가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모든 장애인과 그의 권리가 존중되는 어떤 변화가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우리 모두가 행복한 삶을 살 권리가 있습니다.

결정도우미 방식이 나를 도와주었으니,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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