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노컷뉴스 조은정 기자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였던 4대 중증질환(암, 심장, 뇌혈관, 희귀난치성질환)의 국가 보장안이 윤곽을 드러냈다.

정부는 초음파·MRI·고가의 항암제 등 비급여 항목 일부를 건강보험으로 흡수시키고, 나머지 본인 부담이 큰 진료는 선별급여라는 이름으로 최대 50%까지 지원키로 했다.

하지만 실제 환자 부담이 큰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비, 간병비 등 3대 비급여 항목에 대해서는 대책을 내놓지 않아 한계를 남겼다.

◈ 초음파·MRI 등 급여 전환, 나머지도 선별급여로 흡수

보건복지부는 26일 개최된 사회보장위원회 및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4대 중증질환 보장 강화 계획'을 보고, 확정했다.

우선, 건강보험 적용이 안돼 가계 부담이 컸던 비급여 항목 중 일부를 건강보험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올해 10월부터 초음파 검사 보험 적용을 시작으로 2014년 고가항암제 등 약제와 MRI?PET 등 영상검사, 2015년 각종 수술 및 수술재료, 2016년 유전자 검사 등 각종 검사가 순차적으로 급여화 된다.

고가항암제나 MRI 등 각종 검사를 이용하는 환자들은 비용의 5~10%만을 부담하면 되는 것이다.

필수 의료는 아니지만 환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카메라 내장형 캡슐 내시경, 초음파 절삭기, 유방재건술 등은 이른바 '선별급여'로 묶여 20~50%까지 건강보험이 지원된다.

'선별급여'란 비급여에서 급여로 가는 중간 단계로, 비급여 항목 증가로 인한 환자의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해 새로 고안됐다.

의학적 필요성은 낮지만 환자부담이 높은 고가의 의료나 임상 근거 부족으로 비용 효과 검증이 어려운 최신의료 등에 건강보험 일부를 지원하며 3년마다 재평가한다.

복지부는 다른 질환에 대해서도 선별급여를 확대해 비급여 항목을 점차 줄여갈 예정이다.

◈ 1인당 비급여 진료비 94만원->34만원, 5년간 9조원 소요

이에 따라 4대 중증질환 관련 전체 의료행위 중 95.7%가 건강보험 혜택을 받게됐다.

나머지 3.6%는 선별급여로 일부 보험 지원을 받는다. 단, 미용 및 성형 등 치료와 무관한 의료(0.7%)는 계속 비급여로 남게 된다.

이번 안으로 4대중증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 159만명이 5년간 8조9,900억의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1인당 연 평균 94만원(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제외)인 비급여 항목 진료비가 2016년 이후에는 34만원으로 64% 감소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23일간 병원에 입원해 각종 검사를 받았던 폐암환자 A씨의 경우 총 진료비 1,356만원 중 674만원을 본인이 부담했지만 2016년 이후에는 97만원만 지불하면 된다.

협심증 진단으로 관상동맥 스텐트 삽입이 필요하지만 건강보험에서 인정되는 스텐트 3개를 이미 다 사용해 총 의료비 10,41만원 중 599만원을 부담했던 환자 B씨도 2016년 이후에는 73만원를 부담하면 된다.

정부는 9조원의 재원을 누적적립금을 활용하고 보험 재정의 효율적 관리를 통해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재부가 발표한 공약가계부에는 4대중증질환 보장성 강화를 위해 2014년부터 4년간 총 1조4000억원을 국고로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나머지 7조6천억원을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

◈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간병비는 끝내 함구…타질환 형평성도 숙제

관심이 모아졌던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간병비 등 3대 비급여 항목에 대해서는 뚜렷한 대책이 발표되지 않았다.

공약 후퇴 논란이 일자 정부에서는 민관합동의 '국민행복의료기획단'을 만들어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 중이다.

진영 복지부 장관은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등의 제도 개선안은 금년 말에 발표될 예정이다"며 "억울한 일이 없도록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민사회단체에서는 환자들에 부담이 큰 3대 비급여 문제에 해결 방점을 내놓아야 한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왜 4대 중증질환만 집중적인 혜택을 주느냐에 대해서도 논란이 여전하다. 재원이 한정된 상황에서 타 질환과의 형평성 문제는 지속적으로 불거질 수 있다.

이에 대해 진영 장관은 "4대 중증질환은 비용이 훨씬 많이 들고,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먼저 적용하는 것이다"면서 "우선 4대 중증질환부터 건강보험을 확대하고, 타질환에 대해서도 단계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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