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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자들의 재앙 ‘부양의무제’

기준으로 인해 수급권 탈락…이어지는 죽음 '충격'

폐지 목소리 빗발쳤지만…검토는 '먼 얘기' 될듯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2-12-31 17:35:23
[2012년 결산]-⑤부양의무제

다사다난했던 2012년이 끝나간다. 특히 4·11 총선, 18대 대선 등으로 유난히 다사다난했던 장애계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는 무엇이었을까?

에이블뉴스가 인터넷설문조사를 통해 선정한 ‘2012년 장애인계 10대 키워드’를 중심으로 한해를 결산하는 특집을 전개한다. 마지막으로 6위를 차지한 가난한 자들의 불평등 재앙, 부양의무제다.


올해 장애계가 ‘장애등급제 폐지’와 함께 목소리 높였던 부양의무제 폐지 역시 뜨거운 감자였다.

부양의무제 폐지 운동은 지난해부터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상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목소리로 구성된 기초법개정공동행동을 주축으로, 기자회견, 무기한 노숙 등을 통해 끊임없이 부양의무제 폐지 목소리를 내왔다.

이는 기초법 상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인해, 실제 부양을 하고 있지 않음에도 의무자의 소득으로 인해 수급권이 탈락, 빈곤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부양할 수 있는 사람들로부터 제대로 부양 받는다면 걱정이 없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빈번해, 부양의무제가 '불합리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

그 중 장애인의 경우 빈곤률이 평균적으로 높아 더욱 그 피해는 심각하다. 부양의무자기준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현실에 올해도 장애계에서의 폐지 목소리는 계속됐다.

특히 지난 8월 거제에서 부양의무 기준으로 인해 기초수급 탈락을 통보 받은 70대 할머니의 음독자살 사건은 이들의 목소리가 더욱 거세진 기점이 됐다.

자살한 할머니 이씨는 부양의무자인 사위가 실업상태로 있다가 다시 일을 시작하게 되자 일정 금액의 소득이 발생한 것으로 간주돼 지원이 끊겼다.

하지만 이 씨는 출가한 딸의 형편이 좋지 않아 그동안 노령연금과 기초생활지원금 등 최저생계비에 해당하는 월 50여만의 정부보조금으로 생계를 유지해 왔다.

이씨는 기초수급이 탈락 통보 이후 거제시를 찾았지만 ‘기초생활수급 지원 대상 기준을 초과해 어쩔 수 없었다’는 답변만을 듣게 돼 이 같은 죽음까지 이르게 됐다.

이씨 할머니의 음독자살은 대선과 맞물려 정치권에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가 ‘복지부가 상당수의 자격을 기계적으로 박탈한 결과’라고 꼬집으며, 장기적으로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 것.

하지만 복지부는 딸·사위의 상시소득이 드러나 기초생활수급 자격이 중지된 사례라고 반박하며, 지난 10월 국정감사 당시 보건복지위 위원들과 날선 공방을 펼쳤다.

끝내 복지부가 ‘원칙대로 했다’, '최선을 다했다'며 고개를 숙이지 않자, 장애계는 '망자를 모독했다'며 복지부 장관의 공식사과와 책임자의 문책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 후에도 악몽은 계속됐다. 지난 11월 21일 새벽, 전남 고흥에서 촛불을 켜놓고 잠든 할머니와 손주가 화재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3명의 가족이 생활하기에 생활비는 턱없이 부족했지만 정부는 부양의무자 기준 이유로 이들을 지원하지 않았다.

이들의 죽음은 전기세 체납으로 인해 한전의 전류제한조치로 인해 촛불로 생활한 것으로 드러났다. 체납된 전기료는 고작 15만원 남짓으로 밝혀져 많은 대중들의 안타까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 같은 불평등 재앙은 언제까지 계속 될까?

앞서 9월 통합진보당 박원석 의원은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내용이 담긴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 청원안’을 국회에 제출하며, 국회 차원에서도 부양의무제 폐지 목소리에 귀기울이려 노력했다. 장애계의 환영을 받았지만, 3개월이 지난 현재, 청원안의 행방은 묘연한 상태다.

또한 장애계는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들에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촉구했지만 정치권에서는 폐지보다는 기준 ‘완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또한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전제로 하되, 완화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부양의무자 기준과 관련해 여러 정책적 제안들을 심도 있게 검토해 불합리한 부분들을 최대한 고쳐 나간다는 것.

반면 장애계는 부양의무자 기준의 완전 폐지를 요구하고 있어 이들간의 마찰은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장애계의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촉구, 아직 갈 길이 먼 ‘긴 싸움’이다.

[댓글열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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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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