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종합=연합뉴스) 배추값 폭등으로 매년 11~12월이면 지방자치단체나 기업, 자선단체를 중심으로 열렸던 김장나눔행사가 취소 또는 대폭 축소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김장나눔행사를 통해 겨우내 먹을 김치를 받던 저소득층과 복지시설은 가장 기본 밑반찬인 김치조차 못 먹는 더욱 추운 겨울을 보낼 위기에 놓였다.

2005년부터 겨울철 김장김치 300포기를 담가 소외계층에 전달해온 춘천연탄은행은 올 행사 개최 여부를 고민 중이다.

춘천연탄은행 관계자는 “지난해는 후원금을 받아 포기당 1천~1천500원에 배추를 사 300포기를 담가 100여가구에 나눠줬지만 올해는 배추값이 1만원 이상 올라 감당이 안 된다”며 난색을 보였다.

그는 “배추가격이 김치를 담그는 내달까지 내리지 않거나 후원금이 늘지 않으면 사실상 행사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매년 장애인들에게 김장김치를 만들어 나눠주는 강원도 장애인복지관도 사정이 어렵긴 마찬가지다.

복지관 관계자는 “지난해 1천 포기를 담가 150가정에 전달했고 올해는 내달 17일부터 3일간 김장김치를 담그기로 했다”며 “그러나 배추 값이 계속 폭등세를 보이면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경기도 의왕시 역시 매년 11월이면 '김장나눔축제'를 열어 저소득층에게 김치를 제공해왔지만 올해는 좀 더 배추값 추이를 지켜본 뒤 행사 개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대전시립노인복지관은 김치나눔행사는커녕 급식에 내놓을 김치를 감당하기도 버겁다.

복지관 관계자는 “작년에는 배추 3천500포기를 사 무료급식 대상자와 장애인, 독거노인 등 600여명에게 사랑의 김장김치를 전했는데 올해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며 “사실 당장 급식에 사용할 채소값부터 걱정”이라고 털어놓았다.

1998년부터 12년간 12월 중순이면 김치 2천~3천포기를 소년소녀가장과 독거노인 등 100여가구 및 사회복지시설 20여 곳에 나눠온 농협 제주본부 회원지원팀은 올 행사 규모를 대폭 줄이기로 했다.

이곳 관계자는 “12년간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 행사’를 차질 없이 진행해왔지만 올해는 예산이 너무 많이 들어 예년보다 훨씬 적은 양을 담글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최대한 실정에 맞춰가면서 재료를 마련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상학, 여운창, 김도윤, 이연정, 임형섭, 최인영, 고은지, 배상희, 김혜영 기자)

eun@yna.co.kr

<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