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CBS 박중석 기자

정부가 복지업무 효율화를 위해 지난 4일부터 가동하고 있는 '사회복지통합관리망'이 시스템상의 결함과 담당 공무원들의 적응부족으로 운영 초기부터 혼선을 빚고 있다.

전국의 사회복지업무에 공백이 생기면서 철저한 준비없이 시스템 가동을 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8일 부산의 한 동사무소. 다그치는 민원인 앞에서 담당 공무원은 계속해서 전산망을 작동해보지만 모니터 상에서는 야속하게 오류 메시지만 뜬다.

담당 공무원은 "장애인 업무를 보러 오신 분인데, 시스템이 안되니 어쩔 수가 없었다"며 "처음에는 설명을 하면 고개를 끄덕이며 돌아가셨던 민원인들도 몇 번을 헛걸음을 하고 나면 화를 내신다"고 하소연했다.

지난 4일부터 본격 가동하고 있는 사회복지 통합관리망 이른바 '행복 e-음' 시스템이 가동 일주일도 안돼 각종 오류를 일으키면서 사회복지 업무에 공백이 생기고 있다.

행복-e음 시스템이란 보건복지가족부가 증가하는 복지업무의 효율성을 위해 기존의 공무원 통합 관리 서비스인 '새올시스템'에서 분리한 새로운 사회복지 전담 서비스망이다.

하지만 시스템 가동 5일째인 이날까지 장애인 복지카드나 장애인 차량 표지판 신청 등 일부 업무가 되지 않고 작업 중 오류가 발생하는 등 각종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주민센터를 찾은 민원인들이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허다하고 서비스 홈페이지에는 하루에도 100건에 가까운 공무원들의 문의와 불만 글이 올라오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가동 하루 전인 지난 3일 전국의 지자체와 읍·면·동 주민센터를 대상으로 최종점검을 벌였지만, 시스템상의 오류로 제대로 된 점검을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담당 공무원들은 정부가 막무가내 식으로 사업을 실시했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부산 한 주민자치센터의 복지담당 공무원은 "기존 새올 시스템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해놓고 하필이면 가장 바쁜 연초에 이렇게 정상적이지 않은 시스템으로 업무를 보라고 하는 것은 너무하다"며 "최소한 한 두 달만이라도 시험 운영을 했어야 하는것 아닌가"라는 불만을 표출했다.

하지만 보건복지가족부 사회복지관리망 추진단 관계자는 "서비스망 가동 초기에 있을 수 있는 과도기적 현상"이라며 "발생한 오류는 차차 개선해 나가겠다"고 축소해석 하는가 하면, "일선 공무원들이 아직 시스템을 잘 이해하지 못해서 생기는 오류도 많이 있다"고 책임을 회피했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사회복지 업무가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사업 추진으로 공백이 생기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과 일선 공무원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jspark@cbs.co.kr / 에이블뉴스 제휴사

*위 기사에 대한 모든 법적 책임 및 권한은 저작권자인 노컷뉴스(www.cbs.co.kr/nocut)에 있습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