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한국장애인재활협회가 삼육대학교 국제세미나실에서 개최한 '장애인복지서비스 이용인 참여 활성화를 위한 매뉴얼 개발' 공청회의 모습. ⓒ에이블뉴스

“장애인복지 서비스 이용인 참여 매뉴얼은 서비스를 이용하는 장애인 당사자나 가족이 보다 다양한 방법으로 프로그램의 개발과 운영과정에 참여해 당사자의 요구를 서비스에 충분히 반영하고 서비스의 효율성과 만족도를 높이고 나아가서 장애인과 가족의 권리를 옹호하는데 있다.”

바로 이러한 취지로 장애인복지서비스 이용인 참여 활성화를 위한 매뉴얼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장애인복지서비스 이용인이 프로그램 전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매뉴얼화해서 전국 복지관 등에서 쓰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한국장애인재활협회(이하 재활협회)는 지난 14일 삼육대학교 국제세미나실에서 ‘장애인복지서비스 이용인 참여 활성화를 위한 매뉴얼 개발’ 공청회를 열어 지난 5개월간 연구해온 결과를 공유하고, 각계의 의견을 수렴했다.

이날 공개된 매뉴얼은 장애인복지관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복지서비스를 이용하는 순서와 절차에 맞춰 참여할 수 있는 과정과 방법을 단계별로 서술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각 서비스에서 이용인의 참여가 제시한 참여 방법대로 이뤄졌는지를 서비스 담당자나 이용인이 확인할 수 있도록 점검표(check list)를 적용하도록 개발됐다.

이번 연구에 책임연구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삼육대 정종화(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수요자 중심의 서비스 상담이나 프로그램의 제공은 시대가 요구하고 있는 패러다임의 방향이기 때문에 이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이용인이 장애인복지서비스의 주체가 돼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활동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이용인이나 서비스 제공 기관의 직원 또는 기관장들을 위한 이용인 참여 매뉴얼이 필요하고 이러한 매뉴얼을 통해 시대적 흐름에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토론자로 나선 천안장애인복지관 송근창 사무국장은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경우 대부분의 복지관의 직원은 30명을 넘지 못한다. 인력부족 등 종사자의 처우가 개선되지 않는 이러한 상황에서는 마음이 있어도 실천하기란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함께가는서울장애인부모회 박문희 회장은 “18살인 우리아이가 복지관을 처음 접한 3살 때와 지금은 많이 달라지지 않았다”며 “복지관 프로그램 참여시 쌍방의 계약서가 아닌 불이익을 감수하겠다는 서약서를 쓰는 환경에서 매뉴얼이 실천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한 세금 등 바우처를 활용하며 구멍가게도 카드를 받는 지금, 복지관은 현금만을 이용한다. 이러한 근본적인 것이 고쳐지지 않는 상황에서 매뉴얼은 그림의 떡”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또한 공청회에 참석한 한 대학원생은 “매뉴얼이 학술적인 것을 위한 건지 장애인을 위한 건지 모르겠다. 교육을 받는다고 의식이 어느 정도 바뀔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 교수는 “이론은 앞서가나 매뉴얼은 현재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변화의 바람, 과정이라 생각한다”며 “의견을 듣고 개선해 내년에 나오는 매뉴얼은 소비자를 위한 매뉴얼이 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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